유가의 별애를 지지합니다.
-묵가의 겸애는 모든 이를 두루 사랑하라는데, 이는 말하기는 쉬우나 실천하기에는 어려운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족과 같은 가까운 이를 먼저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그리고 유가는 이에 근거한 사랑의 실천을 주장합니다. 그런데 묵자에 따르면 이는 차별적인 것이고, 배제해야 할 것입니다. 자연스러운 감정을 배제하고, 때로는 이에 반하여 실천해야 하는 도덕과 자연스러운 감정에 근거해 실천하는 도덕 중 어떤 것이 실천하기 쉬울까 생각해 본다면 후자가 실천하기 수월할 것입니다.
-묵자의 겸애는 유가의 별애와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가의 별애는 본질적으로 이기주의나 차별이 아닙니다. 추기급인하여 내 가족을 사랑하듯이 타인을, 만물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는 묵자가 말하는 남을 나처럼, 남의 부모를 내 부모처럼 사랑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남을 진정 사랑하기 위해서는 나, 그리고 나와 가까운 이들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와 내 가족이 소중한 것을 알고 존중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타인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할 수 있습니다.
-묵자의 겸애보다 유가의 별애를 지지하지만, 겸애 또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까운 이를 사랑하고 아끼는 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남에게까지 이 사랑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겸애에 담긴 평등의 정신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모두 평등한 존재임을 깨달을 때, 이 깨달음은 자연스러운 친친의 감정을 보다 많은 사람, 보다 넓은 영역으로 확장해야 하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