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세의 할머니가 ‘만학의 꿈’을 이뤘다. 일명 ‘어머니학교’로 불리는 부산 예원여자정보고 3학년 이복전 할머니. 이할머니는 지난 5일 학교 강당에서 열린 어머니 고등학교(1년 3학기제) 졸업식에서 졸업장과 함께 영예의 부산시 교육감상을 받았다. 2000년 성인대상 중학교인 예원여중에 입학, 2002년 중학교 졸업장에 이어 고교 졸업장을 손에 쥐는 순간이었다.
중학교 2년을 개근한 이할머니는 고교 과정도 개근, 이날 개근상도 함께 받았다. 평생 몸에 밴 근면함으로 고령에도 불구하고 건강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40∼60대의 젊은(?) 동급생들이 당번활동을 제외시키려 해도 이를 사양하며 젊은 학우들과 똑같이 학교생활을 했다고 학교측은 밝혔다.
수학여행·고적답사 등 각종 행사에 한번도 빠지는 않는 노익장을 과시해 학생들 사이에 인기도 높았다. 이할머니는 1학년때 한문공부에 빠져 한자능력검정 3급을 따내고 학교장 표창장도 수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공부를 하고 싶다”는 이할머니는 올해 동국대 경주캠퍼스 한문학과에 진학할 예정이어서 또 한번 화제가 되고 있다.
배움의 기회를 놓친 어머니들을 위해 1999년 교육인적자원부 시범학교로 출범한 예원여자중학교와 예원여자고교는 중학교 과정 553명, 고교 과정 464명 등 지금까지 1,017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