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대 제 26차 산행
2012.03.17. 22:50
< 산행지 : 울산 가지산(1240m)
참가자 : 강경랑,김광오, 김병지, 김영환 이건영, 이걸,
이병옥, 이종찬, 조광국, 조용암, 최용남
봄이다.
봄바람이 3월 들어 형형색색으로 물들이는 따스한 봄볕은 하루가 다르게 약동을 느끼게 하며 힘을 불어넣는다.
그러나 들판은 황량하며, 날씨는 을씨년스럽다. 일기예보는 비가 온다지만 산행은 계획대로라는 울산친구의 음성은
분명했다. 그냥 얼굴만 보아도 좋을 ‘친구’들을 만난다는 기쁜 마음에 항상 출발할 때의 들뜬 마음은 초등학교 때
소풍가는 기분이다. 바지런하게 8시 이전에 오늘 기사역을 맡은 김병지 친구의 음성이 들린다. 강경랑 친구를 태우
고 네비양에게 석남사를 부탁하고 동대구IC를 통과하려하니. “영감들아! 그쪽으로 가면 둘러가는 길이다”라며 네비
양은 국도가 가깝다고 하지만 우리들은 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친구들과 만남을 즐겨하는 탁우광 친구의순박한
우정을 함께하지 못함이 마음에 걸린다. 약속시간보다 20분정도 빨리 도착하여 비구니학인스님들의 도량 처로 이름난
석남사 경내구경을 잠시하고 나니 부산, 울산 친구들 모습이 보인다.
들머리를 석남터널입구로 하였다. 아래에서 정상을 쳐다보니 아직까지 눈(雪)을 이고 있다. 오늘 비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있었기 때문에 비가 올 때까지만 올라가기로 하고 출발하였다. 산행은 들머리부터 가파른 경사로 시작
되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 얼마 올라가지 않았는데 숨이 차며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지자
체에서 산군들을 위하여 만들어 놓은 나무테크의 층층계단은 능선까지 아득하다. 숨을 몰아쉬며 흐르는 땀을 훔치고
능선까지 올라갔다. 오늘 산행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할 듯하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정상까지의 거리는 3.5Km남았다.
숨을 몰아쉬며 올라온 거리는 0.4Km에 불과했다. 갈 길을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빨리 비가 내렸으면 좋으련만 비는 올 듯 말듯하다. 상당한 거리의 임도를 전과 다름없이 흥겹게 이야기 하며 걸었다.
서서히 높이를 높이니 바람은 세차고 기온은 뚝 떨어진다. 비가 아닌 진눈깨비가 흩날린다. 중봉에 도착하니 제법
굵은 눈발이 몰아친다. 이걸 친구가 “그만 내려가지”라고 하니 “일산선생 이것은 비가 아니고 눈이요”라고 하며 일
언지하에 거절하는 울산의 이병옥 친구의 고집 또한 황소고집이다. 미워죽겠다. 이정도 했으면 운동도 적당하고 산에
올라온 것도 많이 올라 왔는데 그냥 내려갔으면 좋으련만....
아이고, 모르겠다. 우리들의 대장 이종찬 친구는 앞장서서 말없이 정상을 향한다. 이건영, 이걸, 조용암 친구의
발길도 가볍다. 김영환 친구는 날렵하고 부지런한 조광국 친구를 비서(?)로 두고 있다. 금년부터는 형님으로 깍듯이
모시기로 하였다는 말은 빈말인 듯하지만 비서는 형님이 할 수 있는 직책이란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조비서, 회장은
여기 있는데 니는 어디 있노? 라면서 불호령이다” 조광국 친구의 미소에는 두터운 우정이 베여있다. 김병지 친구는
오늘따라 무척 땀을 많이 흘린다. 아침마다 비슬산 자락에서 갈고 닦은 쇠뭉치라 생각했는데 방수에 문제가 있는 듯
줄줄 흐르는 육수를 감당하지 못한다. 제일 뒤는 언제나 이병옥 친구의 몫이다.
음달 쪽은 눈(雪)이 그대로 쌓여 있다. 바람은 세고 기온은 뚝 떨어진다. 손에 잡힐 듯 보이는 정상은 그래도 힘겹게
올라가야 할 것 같다. 林道 양 옆의 철쭉나무들도 봄소식을 전해 들었는지, 몸 전체를 하얗게 분칠해 놓고 때를 기
다리는 듯하였으며, 고목이 된 나무와 애송이나무들로 조화를 이루어 산 전체를 뒤덮고 있는 철쭉나무군락을 지나
면서
5월의 가지산은 연분홍으로 물들 것을 상상해 본다. 임도를 따라 걷는 능선 길 역시 겨우내 얼어 붙어던 몸을 녹여
가는 중이다. 길은 질퍽거려 바짓가랑이가 흙탕물 범벅이며 등산화는 온통 흙투성이다. 발아래로 흐르는 구름은 산
허리를 휘감아 바람 따라 두둥실 넘나든다. 울산 쪽과 밀양 쪽이 한눈에 보였지만 이제는 암벽이 앞을 가로 막는 듯
아무것도보이지 않으며 금방이라도 펑펑 눈(雪)이 나 폭우가 쏟아질 듯 음침하며 운무가 자욱하다.
바로 앞에 정상의 표지석이 희미하게 다가온다. 감격스럽다. 진눈깨비 몰아치는 영하의 날씨에 정상을 바라보는 이
순간 우리들은 감격하며, 보람을 느낀다. 이병옥친구에께 이제는 감사를 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밀어붙이지 않았다면
중봉정도에서 하산했을지 모른다. 정상이다 !! 정상의 몰아치는 바람에 날아가려는 모자를 불끈 내려쓴다. 그러고
조그마한 정상 표지석을 가슴에 품어본다. 반갑고 정겹다 가지산 정상석!!
우리들은 정상을 밟고 포효하고 있다. 불끈불끈 솟는 근육에 힘을 실어보면서 이것이 바로 청춘이며 젊음이라 외쳐
본다. 우리들은 영남의 알프스 그중에서 제일봉이라 칭하는 가지산에 올라 왔노라고...산의 높이는 별로 높지 않지만
여러 악조건을 무릅쓰고 친구들과 함께 이룬 완등은 우정의 폭을 깊고 넓게 만들 것으로 확신한다.
영하의 차가움에 얼어붙은 몸을 녹이기 위하여 바로 밑 가지산 산장으로 발길을 옮겨, 눈썹 있는 견공 ‘지산’이를
만나인사 나누고 안으로 들어갔다. 2시간 이상 험준한 등로를 헤집고 달려온 우리들의 배는 등에 붙었다. 조용암
친구의 배냥에는 붙임 개를 비롯한 먹거리로 가득하다. 챙겨주신 아주머니의 정성과 솜씨는 친구들의 부러움이었다.
김밥과 휴게소에서 끓여내는 라면은 언 몸을 녹이는데 그저 그만이며, 떳떳한 라면 국물 은 뭉친 근육의 피로를 풀어
주는 듯 시원하다.
김영환 친구의 한마디. “병옥아! 앞으로 이런 낮은 산은 택하지 마라, 부울대 산행팀을 어떻게 보고 이렇게 낮은
산을 택해가지고 마음을 서운하게 한단 말이고”라며 너스레를 뜬다. 모든 친구들의 얼굴에는 ‘했다’는 자부심으로
밝고 힘찬 모습이 역력하다. 정상을 밟았다는 뿌듯함은 하산 길의 발길을 더욱 부드럽게 할 것같다. 그러나 내려가는
길도 만만찮다. 1시간30분의 거리다. 매주 등산을 하는 부산친구들은 하나같이 산을 잘 탄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단연 이건영 친구의 몸놀림이 날렵하며 가벼웠다. 골인 테프를 몸에 감고 한 바퀴 더 돌 정도의 무서운 체력이었다.
고생하고, 수고했다.
울산의 단골 식당 맹희네 집의 수육은 오늘따라 더 맛있다. 조금 늦은 점심시간이라서 인지 수육쟁반이 게눈 감추듯
하다. 모두들 배가 고팠던 모양이다. 몇 번을 주문하여 고기로 배를 채웠다. 울산전임회장 이광오 친구의 인사에 이어
영원한 총무 이병옥 친구로부터 진주33사목회의 다음 주 부산으로의 산행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오늘 우리들의
산행은 온몸의 근육에 힘이 실리며, 젊음의 담력과 용기를 되찾은 듯하여 오래 기억될만한 값진 산행이 된 것 같다.
산행을 주관한 울산친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부울대의 산행소식을 함께한 친구여러분!
얼굴에 닿는 바람은 차가운 듯하지만 겨울바람의 냉기는 없으며, 봄기운이 사방에 퍼져
울긋불긋
봄소식이 당도하고 있습니다. 힘과 기를 모아 밝고 힘찬 모습으로 새봄을 맞이합시다.
부울대의 다음 달 산행은 마산 무학산으로 정하였으며, 상세한 것은 차후홈페이지에
올리겠습니다.
산행 들머리에서
들머리에서 김광오, 조광국, 김병지, 김영환친구순으로 올라가고 있다.
뒤따라 이걸 이건영친구가 따른다.
처음 맞는능선에서
좌로부터; 김영환, 김병지, 조광국, 이병옥, 조용암, 이건영, 이걸, 이종찬
밝은 웃음은 항상 마음의 부유함을 표한다.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다. 김병지, 김영환, 조광국, 이병옥
아래에는 녹지 않은 눈과 구름이 두둥실 흐른다.
비를 맞으며 하산준비
정상이다.추위가 매섭다. 이건영, 이종찬두친구가 제일 추운것 같다.
회장님 옆에서니 가슴이 울렁거린다
김 회장님모습은 역시 모자에서 표가 난다.조비서와 함께
정상에 서다
김병지, 이병옥
가지산 산장에 배를 채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