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한뉴스 2014년 6월 10일 제 168호
한국에만 남아있는 동양 무예의 정수
전통무예십팔기보존회 신성대 회장
기획
중국 잃어버린 6기 한국서 보존
시진핑 주석 방한때 돌려주고파
십팔기
한국 전래 무예에 중·일 무예 정수 모아
정조때 무예도보통지 편찬 대대로 전승
명나라 척계광의 6기 중국에선 맥 끊겨
지난 4월 2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신장
(新疆) 위구르 카스(喀什) 지구 내 공안국 산하 파출소를
시찰하는 자리에서 경찰봉을 보고 “왜구(倭寇) 격퇴에
업적을 세운 명(明)의 장수 척계광(戚繼光, 1528∼1588)
이 떠올랐다”면서 “5명이나 7명씩 대나무 창을 이용
해 왜구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한 뒤에, 방패를 든 병사들
이 앞으로 나아가 격살했다”고 말해 시진핑 주석이 일
본과의 과거사와 영토문제에 대해 얼마나 고심하고 있
는지를 내비친 사건으로 화제가 되었다.
척계광은 절강성과 복건성 일대에서 왜구를 물리치
는 일에 큰 공을 세운 명나라 장수로 중국인들로부터 민
족적 영웅으로
존경받고 있으
나 아쉽게도
척계광이 지은
종합무예서 ‘
기효신서’는
무예지로만 전
해지고 그 실
기는 일절 남
아있지 않다. 하지만 척계광을 존경하는 중국인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한가지 있는데 척계광의 무예6기가 조선
국기 ‘십팔기(十八技)’ 속에 원형 그대로 남아 지금까
지 한국에서 전승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동양3국 무예의 정화,
조선의 국기(國技) 십팔기(十八技)
십팔기(十八技)는 영조 25년(1749년)
사도세자에 의해 이름 지어진 조선의 국
기(國技)로 한국 전래 무예 9기, ‘기효신
서’에 전하는 척계광의 무예6기(六技 :
등패, 낭선, 당파, 곤, 장창, 권법), 일본 검
법 3기로 구성되어 동양3국 무예들의 정
수들을 모아 체계화한 무예이다.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는 십팔기에 관련
된 모든 자료를 집대성하여 교본으로 편
찬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현존하는 세계 유일의 고대종
합병장무예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다.
정조는 당시 최대의 군영이었던 장용영(壯勇營)에 ‘
십팔기군(十八技軍)’이라는 제도를 두어 군사들의 무
예수련을 직접 독려했을 만큼 십팔기 확립에 강력한 의
지를 갖고 있어 정조에 의해 십팔기는 국기(國技)로서 그
위치가 확고해졌다.
십팔기는 일제시대를 거치는 동안 사라질 위기에 처
했으나 다행히 구한 말 오공(晤空) 윤명덕(尹明德), 해범
(海帆) 김광석(金光錫)의 계보로 그 실기가 전해져 지금
은 전통무예십팔기보존회가 전승보급하고 있다. 전통
무예십팔기
보존회는 ‘
무예도보통
지’의 십팔
기 ( 十八技)
무예 전승과
보전을 위해
1987년부터
활동을 시작
했으며, 2002년 국립민속박물관 주최 단기 4335년 개
천절 기념 해범 김광석 한국무예발표회를 기점으로 십
팔기를 널리 보급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십팔기 시연과
강습을 진행하고 있다. 제 공 : 전통무예십팔기보존회
소중한 문화유산 보존 전승 사명감
중한 우호증진에 특별한 역할 기대
십팔기의 매력에 빠져 44년 동안 십팔기를 연마하고 보급에 힘쓰고 있는
신성대 전통무예십팔기보존회 회장을 만났다.
2002년 보존회 회장을 맡으면서 십팔기를 알리고 후진을 양성하는데 몰
두하고 있는 신회장은 어렸을 적부터 운동을 좋아해 검도, 합기도, 쿵푸 등
을 조금씩 배우다가 16살(1970) 때부터 십팔기의 유일한 전승자인 해범(海
帆) 김광석(金光錫) 선생을 만나 입문하게 되었다.
처음엔 그냥 호신술로 인식하고 익혔다가 85년 출판사를 시작하면서 역
사와 전통문화에 대한 가치에 눈뜨고 나서 더욱 정진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로 십팔기 교본인 ‘무예도보통지’를 실기해제하
여 책으로 펴냈으며 이밖에도 꾸준히 전통무예에 대한 실기와 이론서들을
출판하고 있다,
무인으로서, 출판인으로서 44년간 십팔기와 전통무예를 보존하고 알리
는 작업을 해오고 있는 이유를 묻자 “십팔기는 단순한 민간 호신술이 아
니며 국가가 직접 체계화시킨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남아있는 고대종합병
장무예입니다. 더구나 중세시대 한반도에서 두 번에 걸친 국제전의 결과로
남겨진 실전무예로 동양3국 무예의 정화라 할 수 있죠. 이 같은 역사적 사
실과 가치 때문에 누군가가 이를 보존하고 전승해야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
다”고 말할 정도로 신 회장은 십팔기 보존과 전승에 대해 남다를 의지를 가
지고 있었다.
십팔기 전수를 통해 중한 양국 우호증진에 기여하고
왜곡된 역사인식을 보이고 있는 일본에 무언의 경고 전달
신회장은 지난 3월 28일 6.25 참전 중국군 유해가 중국으로 송환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한 북중군묘지평화포럼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중국군 유해 송환은 중한 양국이 친밀한 외교관계를 형성하는데 아주 중
요한 계기를 제공하였다. 신 회장은 “척계광의 무예6기 원형이 한국에 고
스란히 남아있다는 사실을 중국인들이 알면 무척 놀라고 반가워 할 것”이
라며 “시진핑 주석이 방한했을 때 척계광의 무예 시연을 보여주고 그 기예
까지 중국에 되돌려준다면 또 하나의 기쁜 선물이 될 것입니다”고 말하면
서 십팔기가 한중 양국의 우호를 증진시키는데 또 하나의 큰 가교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신회장은 “십팔기를 통해 척계광의 6기가 중국에 전수된다
면 이는 420여년 전 중국이 일본의 침략으로부터 한국을 구해준 역사의 기
억을 되살리는 것은 물론 현재 과거사 문제 등으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
는 일본 아베정권에 보내는 무언의 경고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라며 현
재 일본의 왜곡된 역사인식에 대해서도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 고 대성 기자
EBS, 영상무예도보통지 에서 척계광의 원앙진을 재현하고 있는 전통무예십팔기보
존회원들
2010년 창과 칼의 노래 공연 사진
2013년 경복궁 첩종(疊鍾)행사에서 무예시연을 보이고 있는 전통무예십팔기보존회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