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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Ann Fitzcharles 등이
2021년 Lancet에 쓴 종설입니다.
통증 기전을 세 갈래로 나누고,
그중 셋째인 통각가소 통증(nociplastic pain)이
왜 일반 치료에 안 듣는지 설명한 글입니다.
통증은
오래도록 둘로만 나뉘었습니다.
통각수용 통증은
상처, 염증, 관절 손상처럼 조직에서 위험 신호가 올라오는 것입니다.
신경병 통증은 신경 자체가 다쳐서 신호가 왜곡되는 것입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예입니다.
그런데
조직도 크게 상하지 않고 신경 손상도 없는데 아프고,
아픈 범위가 병변보다 훨씬 넓으며,
피로·잠·기억·기분이 같이 무너지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2017년 국제통증학회가
이 셋째 기전에 통각가소 통증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 논문은 그 개념을 임상에 맞게 풀어 씁니다.
| 이 그림은 통각가소 통증이 발끝 한 점에서 생기지 않고, 말초–척수–뇌가 같이 감도가 올라간 상태임을 보여 줍니다. 발의 작은 입력이 척수에서 모이고 증폭된 뒤, 억제가 약한 뇌로 올라가 전신 통증과 피로·수면 장애로 읽힙니다. 왼쪽 위는 임상 특징입니다. 말초감작과 중추감작이 같이 있고, 아픈 자극뿐 아니라 아프지 않은 감각에도 반응이 큽니다. 그래서 피로, 수면 장애, 인지 저하, 빛·소리·냄새 과민, 불안·우울이 통증과 한 묶음으로 따라옵니다. 통증만의 병이 아니라는 표시입니다. 아래 왼쪽은 말초입니다. 근육의 pH 변화, 근섬유 구성 변화, 숨어 있는 유발점처럼 작은 국소 이상이 있습니다. 수용야가 넓어지고 사이토카인·케모카인이 올라가면 말초감작이 생깁니다. 결과는 통각과민, 감각이상, 이질통이고, 범위는 한 부위에 머물거나 퍼집니다. 조직이 크게 파괴된 것은 아니므로 영상은 정상으로 나오기 쉽습니다. 가운데 척수에서는 서로 다른 통증 부위의 신호가 한 구역으로 모이고 수렴합니다. 척수 반사가 재조직되고, 반사 전달은 커지며 척수 자체 억제는 약해집니다. 같은 자극을 반복하면 통증이 점점 세지는 wind-up, 즉 시간적 가중이 여기서 생깁니다. 교세포도 활성화되어 이 증폭을 유지합니다. 발이 아픈데 종아리·허리까지 수용야가 넓어지는 이유입니다. 오른쪽 위 뇌(척수 위)에서는 통증 자극에 대한 반응과, 통증 관련 영역 사이의 연결이 과합니다. 반대로 통증을 내려 끄는 영역, 하행 억제 경로의 활성은 줄어 있습니다. 뇌척수액의 substance P와 글루타메이트는 높고 GABA 전달은 낮습니다. 통증 처리에 관여하는 회백질·백질의 크기와 모양이 변하며, 여기에도 교세포 활성화가 있습니다. 뇌가 같은 신호를 더 크게, 더 넓게, 더 오래 읽는 층입니다. 선으로 연결된 발–척수–뇌는 한 방향이 아닙니다. 말초의 약한 입력이 척수에서 모이고, 뇌는 억제를 제대로 내리지 못합니다. 한번 이 회로가 고정되면 발의 유발점을 없애도 뇌의 과반응이 남아 통증이 지속됩니다. 그림이 말하는 치료 지점도 그래서 세 층입니다. 말초 유발 입력을 줄이고, 척수의 시간적 가중을 낮추고, 뇌의 하행 억제를 다시 켜는 쪽입니다. |
정의는 단순합니다.
통각 경로의 기능이 바뀌어 생기는 통증입니다.
자극이 과해서가 아니라, 신호를 읽고 증폭하고 끄지 못하는 방식이 달라진 상태입니다.
말초와 중추 모두에서 감도가 올라갑니다.
단독으로 오기도 하고, 관절염이나 신경 손상 위에 겹치기도 합니다.
겹치면 원래 병변을 고쳐도 통증이 남습니다.
환자가 보이는 모습은 이렇습니다.
통증 부위가 여러 곳이고, 검사로 설명되는 손상보다 더 넓거나 더 셉니다.
피로, 잠이 안 오거나 자도 개운하지 않음, 기억·집중 저하, 기분 저하가 같이 갑니다.
소리, 빛, 냄새, 약한 촉각에도 예민해집니다.
섬유근육통이 원형이고,
과민대장증후군, 측두하악장애, 긴장형 두통, 방광통증증후군, 만성 골반통이 같은 계열로 놓입니다.
CRPS 만성기처럼 국소 병으로 시작했다가 이 성분이 얹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전은 한 곳이 고장난 것이 아닙니다.
논문은 여러 단계의 상호 작용이라고 봅니다.
아래에서 위로 오는 길이 있습니다.
말초의 지속 통각이나 신경 손상이 척수 후각을 감작시키고, 그 증폭이 뇌까지 올라갑니다.
흔히 말하는 중추감작입니다.
위에서 아래로 오는 길도 있습니다.
뇌가 먼저 통증·감각 처리를 과하게 하고 하행 억제를 약하게 해서, 말초에 별 입력이 없어도 통증이 유지됩니다.
공통 분모는 하나입니다.
여러 레벨에서 통증 신호 처리가 증폭되거나, 억제가 빠지거나, 둘 다입니다.
그래서 소염제와 수술, 국소 주사가 잘 안 듣습니다.
그 치료들은 조직 손상 신호를 줄이는 도구인데, 통각가소 통증이 주도할 때는 조직 신호가 주범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논문이 앞에 두는 치료는 통증 신경과학 교육, 수면, 점진적 활동, 그리고 중추에 작용하는 약입니다.
삼환계 항우울제, 세로토닌-노르아드레날린 재흡수 억제제, 가바펜티노이드가 해당합니다.
아편유사제 장기 사용은 이 증폭을 오히려 키울 수 있어 우선 선택이 아닙니다.
임상에서 쓰는 기준은 통증의 공간 분포입니다.
아프다고 호소하는 범위가 넓을수록 통각가소 성분 비율이 높고, 말초만 겨냥한 치료 반응은 떨어집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라도 섬유근육통 점수가 높으면 관절 치료만으로 통증이 덜 줄어드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한 줄로 줄이면,
통각가소 통증은 경보기가 고장난 상태입니다.
불이 크게 나지 않았는데 사이렌이 집 전체에서 울리고, 끄는 회로도 약합니다.
섬유근육통은 처음부터 이 상태에 가깝고,
CRPS는 한 구역의 화재로 시작했다가 사이렌 회로가 따로 고정되는 쪽에 가깝습니다.
이 표는 Lancet 2021 종설이 통각가소 통증으로 묶는 대표 증후군입니다. 열은 진단 기준, 병력·진찰에서 같이 가는 특징, 유병률과 남녀비, 근거 있는 국제 가이드라인, 주석입니다. 공통점은 조직 손상만으로 통증 범위가 설명되지 않고, 피로·수면·기분·다른 감각 과민이 겹치며, 1차 치료가 교육·운동·수면이고 약은 중추 작용 약이라는 점입니다.
만성 광범위 통증. 2016년 기준은 네댓 개 부위, 상·하 또는 좌·우와 축 골격(목·등·가슴·배)을 포함하는 근골격 통증입니다. 신체 질환, 정신건강 문제, 낮은 사회경제 상태와 연관됩니다. 유병률 8–11%, 여성:남성 2:1. ICD-10 코드는 없고, 필요한 통증 부위 수가 기준마다 달라 진단이 들쭉날쭉합니다.
섬유근육통. ACR·AAPT 기준은 만성 광범위 통증에 수면 장애, 피로, 인지·신체 증상이 더해진 것입니다. 환경 과민, 기분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류마티스 질환 동반, 미만성 압통이 흔합니다. 일반 인구 2–4%, 2:1. EULAR는 중증도에 따라 계단식으로, 비약물 자가관리가 먼저이고 다학제가 다음이며, 중등도 이상에서만 저용량 삼환계, SNRI, 항경련제를 쓰고 아편유사제는 피합니다. 남성에서 과소진단되고, 일부에서는 소섬유신경병 소견이 있으나 의미는 아직 불명확합니다.
원인 불명 만성 요통. 3개월 이상, 정서적 고통과 일상 지장이 있는 통증입니다. 약 85%는 암, 감염, 마미, 골절, 대동맥류 같은 적색 신호가 없는 비특이 통증입니다. 유병률은 국가·직업에 따라 최대 10%. ACP는 운동, 다학제 재활, 침,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를 먼저 하고, 반응이 없으면 NSAID, 그다음 트라마돌이나 둘록세틴을 권합니다. 근로 연령에서 많고 일부 인구에서는 장애의 주요 원인입니다.
만성 측두하악장애. 3개월 이상, 한 달에 절반 이상 날 하루 2시간 이상의 구강안면 통증입니다. 근육형과 관절형이 있고 혼합도 있습니다. 턱 움직임·깨물기·측두근·교근·관절 외측극의 압통, 피로, 소리 과민이 동반됩니다. 10–15%가 증상, 치료받는 사람은 약 5%, 2:1. 이완·행동 치료가 우선이고 물리치료는 검증이 더 필요하며, 수술은 원인 병리가 확인된 소수입니다. 섬유근육통·두통과 자주 겹칩니다.
과민대장증후군. Rome IV 기준은 진단 6개월 전 시작, 최근 3개월간 주 1일 이상의 복통이 배변, 배변 횟수, 대변 형태 중 둘 이상과 연관되는 것입니다. 장 감염이나 항생제 뒤에 시작되기도 합니다. 5–10%, 2:1. NICE는 식이·생활, 중증도에 따른 약, 약에 안 듣면 심리 치료 순이고 침·반사요법은 권하지 않습니다. 운동성 이상, 내장 과민, 점막·미생물·면역 변화, 중추 처리 이상이 같이 언급됩니다. 설문 유병률이 의무기록(약 2%)보다 높습니다.
만성 원발 방광통증증후군. 방광 부위 통증에 충전 시 통증 증가 또는 빈뇨가 동반됩니다. 성교통, 요절박, 회음·음순·질·요도 불편, 서혜·치골상부·직장·질 압통이 있습니다. 3–6%, 여성비가 2:1에서 10:1까지. EAU는 교육, 물리·행동(시간 배뇨, 수분, 방광 훈련), 심리, 그다음 저용량 삼환계·진경제·위장관 약, 필요 시 방광 내 주사, 마지막으로 신경조절입니다. 수신증 검사와 방광 생검의 필요에는 가이드라인마다 의견이 갈립니다.
남성 만성 원발 골반통. NIH 전립선염 범주 ⅢB, 감염 증거가 없는 골반·회음 통증입니다. 배뇨로 악화, 사정통, 성기능 저하, 불안·우울, 복근·골반 압통이 있습니다. 미국 남성 2–16%, 아시아 2–9%. 교육과 물리치료, 근막 유발점, NSAID·보툴리눔, 식물약, 심리 치료 순입니다. 남성에서 과소진단됩니다.
여성 만성 원발 골반통. 국제 표준 정의는 없고, 골반 장기 분포를 넘는 연관통이 특징입니다. 월경·성교·배뇨·배변에 따라 주기적으로 변하고 하배부·서혜·다리로 퍼지며, 자궁내막증·유착과 겹치기도 합니다. 여성의 15%, 그중 60–80%는 식별되는 신체 병리가 없습니다. 교육, 물리치료, 유발점 주사, 심리 치료 순이고 약물 근거는 약합니다. 장기 병변 없는 환자를 위한 무작위 시험이 적습니다.
표를 가로질러 보면 진단 이름만 다를 뿐, 중추 감작이 공통이고 말초 병변은 방아쇠이거나 동반자입니다. 그래서 가이드라인이 하나같이 국소 소염·수술보다 교육, 운동, 수면, 심리, 그리고 삼환계·SNRI·항경련제를 앞에 둡니다.
Panel 1은 통각가소 통증을 진단할 때 논문이 제시하는 원칙입니다.
특수 검사로 확진하는 병이 아니라, 병력으로 패턴을 잡고 말초 원인을 가린 뒤 불필요한 검사는 멈추라는 절차입니다.
첫 단계는 통증만 묻지 않는 병력입니다.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와 함께 피로, 수면 장애, 기분·기억 저하, 소리·빛·촉각 과민 같은 다른 신체 증상, 원래 통증 부위에서 떨어진 장기 증상, 그리고 실제 기능 상태를 묻습니다. 요통 환자가 복통, 방광 불편, 눈부심, 뇌무감을 같이 말하면 통각가소 성분이 커집니다. 통증 부위 개수보다 이 동반 증상이 감별에 더 중요합니다.
진찰은 통증을 무시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골관절염, 말초신경병처럼 말초 통증 방아쇠가 될 병을 찾습니다. 통각가소 통증은 단독으로도 오지만 조직 손상 위에 겹치는 경우가 많아서, 겹친 말초 원인을 놓치면 나중에 치료 표적이 사라집니다.
검사는 그 질환 가이드라인이 권하는 것만 선택적으로 합니다. 혈액, 영상, 특수 검사를 통증 강도에 비례해 늘리지 않습니다. 설문도 수면, 기분, 피로, 전반 기능처럼 증상 특이적인 것만 골라 씁니다. 중증도는 경증·중등증·중증으로 나눠, 이후 치료를 교육·운동만 할지 중추 작용 약을 더할지 정하는 데 씁니다.
마지막 원칙이 핵심입니다. 불필요한 검사와 전문 의뢰를 피합니다. 정상 검사가 반복되면 환자는 원인이 없다는 메시지로 읽고, 진료는 말초 병변 찾기에 머물다 중추 증폭을 놓칩니다. 적색 신호를 배제한 뒤에는 진단을 병력 패턴으로 닫고, 치료로 넘어가라는 뜻입니다.
Panel 2는 통각가소 통증 증후군을 의심하게 하는 병력 단서입니다. EULAR 섬유근육통 권고를 이 논문이 통각가소 통증 전반으로 확장한 목록이고, 확진 기준이 아니라 패턴 인식용입니다.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의 두통, 복통, 요통이 있으면 성인 통증의 시작점이 최근 손상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통증 처리가 일찍부터 예민했던 사람의 연장선으로 봅니다. 피로와 인지 저하 같은 전신 증상, 빛·소리 과민은 통증이 한 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감각 처리 전반의 증폭임을 시사합니다.
불안·우울, 그리고 증상 때문에 생기는 큰 정서적 부담은 원인 전체를 심리로 돌리라는 뜻이 아닙니다. 하행 억제가 약하고 통증에 주의가 고정된 상태의 동반 신호입니다. 만성 통증과 정신건강 문제의 가족력은 유전과 초기 환경이 겹친다는 단서입니다.
의료 이용이 많은 것도 단서입니다. 여러 과를 돌고 검사가 반복되는데 설명되는 병변이 없으면, 말초 원인을 계속 찾는 경로에 환자가 이미 들어와 있다는 뜻입니다. 가장 실용적인 단서는 일반 진통제, 아편유사제를 포함해 반응이 없거나 거의 없는 것입니다. 통각수용 통증을 끄는 약이 듣지 않으면 기전이 조직 손상 신호가 아닐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 항목이 여러 개 겹치면 통각가소 성분을 앞에 두고 병력을 다시 짜고, 검사 추가보다 수면·피로·감각 과민·기능으로 중증도를 매기는 쪽이 Panel 1과 맞습니다.
Panel 3은 통각가소 통증의 치료 원칙입니다.
AAPT·미국통증학회 섬유근육통 기준에서 이 논문이 통각가소 통증 전반으로 확장한 목록이고, 순서가 곧 우선순위입니다.
첫 선택은 비약물 치료입니다. 전제는 증상을 진짜로 인정하는 관계입니다.
검사 정상을 ‘원인 없음’으로 말하면 이후 교육이 전달되지 않습니다.
교육은 기전을 쉬운 말로 바꿉니다. 신경이 과민해졌고, 감작됐고, 경보가 켜진 채라는 식입니다. 이어서 왜 이 치료를 먼저 쓰는지, 완치가 아니라 통증·수면·기능의 부분 호전이 현실적인 목표인지를 말합니다. 목표는 환자가 조절의 주체를 안으로 돌리고, 일·신체활동·사회활동을 끊지 않는 것입니다.
생활 습관은 네 가지입니다. 건강을 위한 신체활동, 식사와 체중, 수면 위생, 스트레스 감소입니다. 운동은 통증 제거 후가 아니라 통증을 가진 채로 강도를 조금씩 올리는 쪽에 가깝습니다.
심리는 인지행동치료와 수용전념치료가 중심이고, 최면이나 정신역동은 기타입니다. 우울, 불안, 외상후스트레스가 있으면 정신의학적 치료를 병행합니다. 가능하면 다학제입니다.
시술자가 하는 치료는 적응이 될 때 물리치료, 카이로프랙틱, 침, 마사지, 자연요법입니다. 말초 유발 입력을 줄이는 보조이지, 감작을 혼자 끄는 치료로는 두지 않습니다.
약은 중추 작용 통증 조절제입니다. 삼환계 항우울제, 세로토닌-노르아드레날린 재흡수 억제제, 가바펜티노이드와 기타 막 안정제입니다. 단순 진통제와 NSAID는 효과가 작고, 아편유사제는 효과가 더 약하면서 위험이 커서 가능하면 피합니다. 뇌자극·경피 신경조절, NMDA 길항제, 대마 계열은 선택 환자에서 가능성이 있으나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적혀 있습니다.
순서를 바꾸면 실패하기 쉽습니다. 아편유사제나 반복 주사로 시작하면 증폭 회로는 그대로이고 통각과민만 늘 수 있습니다. 교육과 수면·활동으로 경보를 낮춘 뒤, 중등도 이상에서만 중추 약을 얹는 구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