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대청호 오백리길 기행, 12코스 푸른들 비단길
어떤 유형이든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 배낭 하나 달랑 둘러매고 홀로 등산을 가더라도 집을 나서는 순간은 늘 마음이 설렌
다. 낯선 곳으로의 트레킹은 더욱 그렇다. 계절은 물론, 궂은 날씨조차 가리지 않는다. 주말여행에 천착해온지 어느덧 15여
년이 됐다. 이름난 산들을 찾아 맥산행(脈山行)과 등산을 하고, 한반도 둘레길을 비롯한 명산 둘레길과 고장과 고장을 잇는
명품길 트레킹에 올라 그렇게 걷고 또 걸었다. 지금은 서해랑길과 대청호 둘레길을 걷는다. 내자가 가끔 이제는 산행을 자
중하라고 하지만 그래도 주말은 언제나 기다려진다. 입춘이었던 지난 주말은 또 대청호 오백리길 12코스를 걷고 왔다. 금
강 기슭 물길을 따라 걷는 푸른들 비단길이다.
탑산 산록의 청마리에도 입춘의 햇살은 포근했다. 앞 선 11구간의 날머리이자 12구간의 들머리인 이 마을은 옥천 제신탑
으로 유명한, 2,000여 년 전 마한 때부터 있어 온 오래된 마을이다. 마을 정자 쉼터를 들머리로 강변을 따라 조금 내려가
후묵골로 들어서며 산넘이 길로 올랐다. 후목골 안쪽은 산비탈 가파른 산협이지만 조그만 원곡 지형을 이뤄 농가도 몇 채
있었다. 마을 뒤 잿길은 탑산의 동쪽 작은 줄기이고 이 재를 넘어 청동골로 이어진다. 윗청동을 찾았다. 인기척 없는 외딴
집 한 채 있는 산꼭대기 마을이다. 마당 아래 비탈에는 왕대밭이 푸른데, 마침 그 위 허공에 매 한 마리 원을 그리며 날며
숲을 살핀다. 주린 산지니의 사냥 활동이다. 어릴 적 고향에서 보았던 풍경이라 정겨웠었다. 잔설 남은 긴 개울가를 따라
아랫청동을 찾았다. 이 마을 또한 금강 기슭에 연한 집 몇 채 있는 마을이다.여기까지가 11구간 산넘이 길의 끝이다. 이제
부터는 이 마을 동구 밖을 나가 청마대교와 가덕교로 이어지는 강변을 따라 놓인 도로를 따라 걷는다.
청마대교와 가덕교는 탑산 동쪽의 산자락에 바투 연해 흐르는 금강의 다리다. 가덕교 밑에는 지수리 평촌으로 돌아가는
큰 여울이 있고 작은 물윗길이 있다. 건기(乾期) 때에만 건널 수 있는 길이다. 금빛 모래를 밟으며 맑고 푸른 금강을 스치
듯 건너가는 건 대청호 둘레길에 만나는 흔치 않은 풍경이라 더 각별했다. 윗청동을 지날 적에 꺾어 짚던 죽장을 모래밭
에 꽂고 잠시 쉬었다. 입춘 햇살은 살가워 금모래밭 반짝이고 햇살 머금은 강바람은 시리기보다는 봄바람처럼 청량했다.
흐르는 물소리에 귀까지 즐거우니 세속의 시름 잊고 청한한 마음 절로 담게 된다..
청마대교 동단의 지수리 평촌을 찾았다. 이곳부터 길은 강 건너 동이면을 마주하며 물길을 따라 안남면사무소로 이어진
다. 건너편 탑산(531m)은 높이는 낮아도 영동을 지나온 금강의 물길을 몇 가닥 능선 따라 밀고 당기며 굽 돌리고 서쪽
마성산으로 이끈다. 그래서 이곳의 금강은 탑산 기슭에 바투 붙어 흐르지만, 이편 안남면 쪽의 강변은 둔치도 여유롭고
산록은 마을 뒤로 멀리 밀려나 있다. 지수리의 강변길과 들길을 지나고, 동미리의 마을 길을 따라 걸었다. 봄이면 꽃길
이 되고 여름이면 초록의 푸른 들길이 된다. 11코스가 푸른들 비단길이 된 이유다 안남면 사무소를 지근에 두고 연주교
를 건넜다. 안남천을 받은 금강은 어느새 둔주봉 산록에 기댄 채 또 한 차례 크게 휘돌며 자취를 감춘다.
촬영, 2023, 02, 04
▼ 차창 너머로 본 청마교와 청마리
▼제12코스 푸른들 비단길 트레일 청마리 제신탑 - 후묵골 - 청동골 - 가덕교 - 안남면사무소.
▼ 옥천군 동이면 청마리( 옥천 제신탑 마을) 동구 쉼터 / 12코스 들머리
▼ 청마교 아래 강변 길
▼ 청마리 후묵골 입구, 옥천 마티 공동 생활관
▼ 후묵골 골짜기 마을
▼ 후묵골 고개 / 윗청동 넘어가는 고개
▼ 후묵골
▼ 12코스 들머리 '청마교'와 후묵골
▼ 청마리 청동골 윗청동
▼윗청동 외딴집
▼ 윗청동 왕죽길
▼ 청동골, 아랫청동 - 1
▼ 청동골, 아랫청동 - 2
▼ 아랫청동 동구 밖 강변 / 강 건너편 마을은 가야 할 안남면 지수리 평촌 마을
▼청마대교 하류와 멀리 둔주봉
▼ 청마대교 - 1
▼ 청마대교 - 2
▼ 청마리 가덕교 앞 가덕교차로
▼ 가덕 교차로 앞 강변, 금모래펜션 입구 - 1
▼ 가덕 교차로 앞 강변, 금모래펜션 입구 - 2
▼ 가덕교 앞 옛 가덕 옛다리
▼ 금모래 펜션 앞 금강 여울길 - 1
▼ 금모래 펜션 앞 금강 여울길 - 2
▼ 필자의 금강 여울길에 읊은 시 한 수 , '동금강유영'
▼ 청성면과 동이면을 잇는 금강 가덕교
▼ 가덕교와 청마대교 중간 큰 여울과 금모래밭
▼ 청마대교
▼ 안남면 지수리, 평촌 마을
▼ 평촌 삼거리
▼ 평촌 삼거리의 푸른들과 강 건너 청마리 청동골 (지나온 곳)
▼ 지수리, 강변 길 - 1
▼ 지수리, 강변 길 - 2
▼ 종미리 강변길의 주말 농장 별서(別墅) - 1 / 인자한 집주인으로부터 커피 대접을 받은 곳
▼종미리 강변길의 주말 농장 별서(別墅) - 2 / 함께 걷는 도반들
▼ 종미리 강변길의 주말 농장 별서(別墅) - 3
▼종미리 강변길의 주말 농장 별서(別墅) 주인 내외 / 대전에 살며 주말마다 찾는다 함
▼ 종미리 동구 강변 옥천향수 100리 자전거길 안내판
▼ 안남면 소재지 마을 주산인 둔주봉
▼ 종미리 동구
▼ 종미리, 음지 마을 동구
▼ 종미리 들녘 길
▼ 종미리, 미산 마을 갈림길
▼ 미산 마을 '선돌'
▼ 종미리 미산 마을, '옥천 경율당' - 1
▼종미리 미산 마을, '옥천 경율당' - 2
▼ 종미리, 종배마을 동구
▼ 종미리 종배마을, '고령신 씨 세거지 비'
▼ 안남면 연주리, 연주교 / 안남면 소재지 마을.
▼ 연주 공원 '배바우 조형' - 1
▼연주 공원 '배바우 조형' - 2
▼ 연주 공원 연주 '제신탑' / 옥천 동이면 청마리의 '옥천 제신탑'과 모형이 같다.
▼ 안남면 '배바우장터'
▼ 옥천 안남면 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