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의 보현산(普賢山, 1,124m)에서 서남쪽으로 화산(華山, 828m)·팔공산·가산(架山, 902m)으로 연결된다.
팔공산을 중심으로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의 경계에 형성된 환상(環狀)의 산지는
이른바 팔공산맥이라 하는데 이것은 대구분지의 북부를 병풍처럼 가리고 있다.
이 산맥은 남동쪽의 초례봉(醮禮峰, 648m)에서 시작하여
환성산(環城山, 811m)·인봉(印峰, 887m)을 거쳐 주봉인 팔공산, 북서부의 가산에 이른다.
또한, 팔공산은 최고봉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동봉(東峰)과 서봉(西峰)이 양 날개를 펴고 있는 모습으로 솟아
있다.
인봉에서 가산까지는 팔공산맥의 주형으로 길이가 약 20㎞에 이르며 등산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산 자체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전체 배열이 주변의 구릉군과는 대조적으로
급경사진 종상의 산형을 이루어 있어 변화의 미가 한층 돋보인다.
지질은 주변에 넓게 분포한 경상계퇴적층(慶尙系堆積層) 중에 불국사화강암(佛國寺花岡岩)이 섬처럼 고립되
어 있다.
이것은 경상계 누층군 중에 화강암이 관입하여 돔(dome)지형을 형성하고,
그 뒤 침식작용으로 상부의 퇴적암은 제거되고 그 밑의 화강암이 노출되어 현재와 같은 지형이 된 것이다.
산의 북쪽에는 위천(渭川)의 상류인 남천(南川)과 여러 계류들이 흐르고, 동쪽에는 한천(漢川)·신령천(新寧川)
등이 흐른다.
이 산의 남쪽은 완만하여 응해산(鷹蟹山, 526m)·응봉(456m) 등의 구릉성 산지가 솟아 있고,
그 사이사이에 계류들이 남류하여 동화천(桐華川)에 모여 금호강(琴湖江)으로 흘러든다.
그 밖에 동물 14종, 조류 26종, 식물 118과 464속 858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곡이 아름답고 산봉이 웅자하며 부근에 많은 사적이 있어, 1980년 경상북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팔공산의 옛 이름은 공산(公山)·부악(父岳)이라고 하였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중악(中岳)에 비겨 중사(中祠)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신라 말에 견훤(甄萱)이 서라벌을 공략할 때에 고려 태조가 5,000의 군사를 거느리고 정벌하러 나섰다가,
공산 동수(桐藪)에서 견훤을 만나 포위 당하였다.
그 때 신숭겸(申崇謙)이 태조로 가장하여 수레를 타고 적진에 뛰어들어 전사함으로써 태조가 겨우 목숨을
구하였다.
이 때 신숭겸·김락(金樂) 등 8명의 장수가 모두 전사하여 팔공산이라 하였다 한다.
산 곳곳에 사찰이 많은데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의 본산인 동화사(桐華寺)는
신라 때의 고찰로 임진왜란 때는 유정(惟政)이 승군을 지휘하였던 곳이며,
동화사입구마애불좌상(보물 제243호)을 비롯한 많은 문화재가 소장되어 있다.
또한 이 절은 팔공산 등산로의 거점이기도 하다.
절 가까이에는 간장병에 효험이 있다는 구세약수(求世藥水)가 있다.
영천 방면에 있는 은해사(銀海寺)에는 국보 제14호인 거조암영산전(居祖庵靈山殿)을 비롯하여 2점의 보물이
있다.
칠곡군에 있는 송림사(松林寺)는 신라 시대의 사찰로 보물 제189호인 오층전탑이 있다.
이 밖에 한때 고려대장경 판본을 소장하였던 부인사(符仁寺)를 비롯하여 파계사(把溪寺)·관암사(冠巖寺) 등의
사찰이 있다.
또한 비로(毘盧)·부도(浮屠)·양진(養眞)·염불(念佛)·거조(居祖)·백흥(白興)·
운부(雲浮)·묘봉(妙峰)·중암(中巖)·내원(內院) 등의 암자가 곳곳에 분포한다.
군위군 부계면에 있는 국보 제109호인 군위삼존석굴(軍威三尊石窟)은 제2석굴암이라 불린다.
사적 216호인 가산산성(架山山城)은 길이 약 600m의 석성으로 성 안에는 샘물이 솟으며 진달래와 억새풀
이 아름답다.
또한 이곳에는 6·25의 격전지였던 다부동(多富洞) 마을이 있다.
팔공산계곡에는 자연공원·대구시 교육원·야영장·팔공스카이라인이라는 승강기 시설 등이 있다.
1985년에는 동화사 입구에서 파계사까지 8.2㎞의 순환도로가 포장, 완공됨으로써
교통이 원활하게 되어 시민들의 위락공간으로 크게 이용되고 있다.
교통편은 대구에서 동화사·파계사·갓바위 입구행 버스가 수시로 운행되며, 은해사와 군위삼존석굴로도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