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조선의 막사발 외1건 [허주작가님께서주신글]

[녀름비]

[허주작가님께서주신글]

조선의 막사발 

  
나치 잔재들의 추격을 피해, 

어떤 노인이 현금 9000유로를 들고 스위스 독일 등지를 유랑했습니다. 

노인의 짐에서 모네, 르누아르, 고갱, 리베르만, 뭉크, 마네, 로댕과 그리스, 

로마시대의 작품 등, 예술품 1300여점이 무더기로 나왔습니다. 

조선의 막사발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것은 나치 시절 스위스의 한 경매에 출품된 것입니다.

막사발 

본차이나의 본 고장 영국 한 박물관 가장 요지에, 도자기 두 점을 나란히 전시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불에 구워졌고 또 하나는 구워지지 않았습니다.

전자는 백자이고 후자는 막사발입니다.  

궁중의 사옹원(司饔院) 관요(官窯)에서 왕실용 도자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막사발은 서민용이라 관요에서 만들지 않았습니다.

막사발은 밥이나 국을 담는 그냥 그릇입니다. 

오래되어 금이 가면, 막걸리 잔으로 더 험해지면 개 밥그릇이 됩니다. 

자신이 쓸 그릇이라 자신 손으로 직접 만들고. 것 치례 할 필요가 없어 유약을 바르지 않습니다. 속살 그대로입니다. 

욕심이 없습니다.  
꾸밈도 없습니다. 
오랫동안 주인의 손때가 묻었습니다, 

경남등지에서 만들어진 막사발은 국내는 거의 없고, 일본에 200여점이 남아있습니다.

도자기의 최고봉인 막사발 기자에몬(喜左衛門)은 일본의 국보입니다.

일본인들은 조선 막사발을 "생활 속 아름다움의 축소판"이라고 했습니다. 

솔직하고 
자연스럽고 
무심하고, 
서럽지 않고, 
과장이 없고

순진무구한 마음, 편안한 마음, 때 못지않은 마음,   

정양모 국립중앙박물관장의 막사발 평가 

풍채 좋은 한량이 갓을 비껴쓰고, 옥색 도포 자락 펄럭이며 걷고 있다. 

헐렁한 듯 자유분방한 멋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단순 투박하다. 

더 붙이자면, 못생겨서 미안해요. 

미(美)를 보는 안목은 동서양이 같은 것인가. 하여튼 좋은 것은 알아가지고.

세계 3대 요리사인 프랑스의 장 조지는, 서울에서 막사발을 공수해갔다. 이유를 물어보니, 한국 음식에 가장 잘 어울리니까, 그리고 한식 다큐멘터리 '김치 크로니클' 전시회에 출품했다.
  
 생활도예 외길 25년을 걸은 이윤신 여사
 
나는 음식을 담는 그릇인 막사발을 만드는 일개 장인일 뿐입니다.
 
나의 작품은 단순하고 투박한 무색무취입니다.
 
그릇에 화려한 색깔을 칠하고 싶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외국 명품들은 그릇 자체가 예술품이라 음식이 그릇 속에 묻혀버려요. 그릇 본연의 기능은 음식을 담는 것이니 화려하면 안 되죠!
 
백자 달 항아리의 평가 
 
항아리는 감상용이 아니라 음식을 저장하는 그릇이에요. 흰색이라 너무 밝고 차서 싫어요.
 
어떤 그릇을 만들고 싶습니까?
 
따뜻하고 여유로워, 무엇을 담아도 넉넉하게 받아줄, 그런 그릇입니다. 

이윤신 여사의 그릇은 단순함과 투박함에 있었다. 막사발을 만드는 장인의 소탈함이랄까?

청자나 백자만 좋은 것으로 알았는데,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하는 평범한 진리에 옷깃을 여뭅니다. 
  
마음 다스리기

태어나기도 어렵겠지만
마음 다스리기 쉽지 않습니다.
인생 마감하기는 더욱 어렵고
살아남기는 더욱 고단합니다.
그렇게 저렇게 삶을 흥정해놓고
연(緣)의 업보라 핑계됩니다.
물길 따라 밀려오는 
해금이며 풍경소리에
외로운 임을 그리며
찻주전자에 따듯한 물 붓고
마음 하나 다스려봅니다.
 
생활도예가 오산 김용문

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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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름비]

조선막사발

[말호봉김병장]

따뜻하고 여유로워, 무엇을 담아도 넉넉하게 받아줄.....배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