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의 시대적 배경에는 소설적 소재가 많았기에 삼국지연의가 나왔고 중국 4대 기서의 수좌를 차지하며 관우와 제갈량 등을 신화적 인물의 반열에 올렸고 수많은 등장인물들은 나름대로의 캐릭터를 가져 지금까지도 인성분석에 활용된다.
우리나라도 2번의 삼국시대를 겪었지만 삼국사기를 원전으로 소설화가 시도되지도 않았고 후삼국은 태조 왕건 드라마에서나 다루어졌던 것 같다.
삼국지는 후한이 환관 등으로 급속한 쇠락을 시작한 184년부터 사마염이 서진을 건국하고 통일을 이룩한 280년까지를 배경으로 하며 실제 위 촉 오의 3국이 정립한 시기는 50년 정도이다.
고구려 신라 백제의 3국시대는 김부식에 의하더라도 백제가 건국한 BC 18년부터 백제가 멸망한 660년까지 근 700년 가까이 계속되어 드라마틱한 상황을 압축할 수 없었다.
영토면에서 비교하면 고구려의 최대 판도는 중국과 비교할만 했고 백제도 중국 동부 연안과 일본을 사실상 지배권으로 두어 만만치 않았다.
결국 시간적 장단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삼국시대 전체를 아우르기 어렵다면 한강유역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했던 시기부터 고구려 멸망과 당군 축출까지를 배경으로 하면 될 것 같다.
형주의 지배권 다툼 못지 않게 한강 일대를 놓고 벌린 패권다툼도 소설적 구성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아이가 어렸을 때 역사에 관심이 많았고 소설을 읽기보다 소설을 창작해 보려는 의욕을 드러내곤 한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전개를 소재로 하는 글을 써서 한일관계를 새롭게 구성해 보고 싶어 하는데 삼국의 쟁패도 관련이 있어 은근히 기다려 본다.
태조왕건 드라마에서 제갈량의 적벽대전 소재를 어설프게 모방하는 등의 작태를 보고 한심했기에 아이가 써내려갈 작품에 더 많은 기대를 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