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34회 프리크니스 스테익스에서‘레이첼 알렉산드라’의 기수 캘빈 보렐(노란색 헬멧)이 결승선을 통과하며 1위를 상징하듯 검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17일 미국 메릴랜드주 핌리코 경마장에서 열린 제134회 프리크니스 스테익스(Preakness Stakes) 1900m 경주에서 출전 경주마 13마리 중 유일한 암말인 '레이첼 알렉산드라(Rachel Alexandra)'가 우승을 차지했다. 전 세계 경마(3세 이하) 경주 중 최고 수준의 상금을 자랑하는 프리크니스 스테익스(총상금 110만달러·우승 상금 66만달러)에서 암말이 우승한 건 1924년 이후 85년 만이다.
프리크니스 스테익스는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 중 2번째 대회이다. 매년 5~6월 미국에서 2~3주 간격으로 열리는 켄터키 더비(Kentucky Derby)·프리크니스 스테익스·벨몬트 스테익스(Belmont Stakes) 3개 대회를 합쳐 트리플 크라운이라고 부른다.
2006년 태어난 레이첼 알렉산드라는 지금까지 162만달러(약 20억원)를 상금으로 벌었다./AP 연합뉴스 가장 바깥쪽(13번째)에서 출발한 레이첼 알렉산드라는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선두를 유지했고 1분55초08로 정상에 올랐다. 올해 켄터키 더비의 우승마인 '마인 댓 버드(Mine That Bird)'는 중위권 그룹에서 달리다 막판 400m 직선 주로에서 맹추격했지만 1과 2분의 1마신(馬身·1마신=약 2.4m) 차이로 2위에 그쳤다. 마인 댓 버드가 우승을 놓치면서 트리플 크라운 3개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경주마를 뜻하는 '트리플 크라운 위너(Winner·三冠馬)'는 올해에도 나오지 않게 됐다. 트리플 크라운 위너는 1978년 '어펌드(Affirmed)' 이후 명맥이 끊겨 있다.
암말 레이첼 알렉산드라가 우승할 수 있었던 데는 트리플 크라운의 3개 대회가 3세 이하의 비교적 어린 말들이 참가하는 대회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국마사회 김병재 전문위원은 "말도 힘과 체력에서 수컷이 암컷을 앞선다"며 "경주마가 전성기를 맞는 4~5세 경주에선 암말의 우승이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트리플 크라운의 마지막 대회인 벨몬트 스테익스는 다음 달 6일 미국 뉴욕주 벨몬트 파크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