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위 - 둥굴레, 아래 - 윤판나물 은방울꽃은 다음에 올려 드리겠습니다.] 숲길을 걷다가 조금이라도 신기하게 생긴 식물을 보면 눈여겨 보게 된다. 이른 봄에는 그저 작은 새순이 올라오기 때문에 잘 아는 것들 몇몇을 빼고는 이름을 잘 모르는 것이 많다. 또 보통 식물의 이름을 기억할 때 주로 눈에 잘 들어오는 꽃을 보고 기억하거나, 실용적인 그 열매를 보고 기억하는 것이 익숙하다보니 꽃이나 열매를 보면 아는 것들도 그 어린 싹이나 새순을 보면 잘 모르겠는 것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이른 봄에는 더욱 유심하게 관찰하고, 그것이 어디쯤에 피어올랐는지도 어림잡아 기억해 두고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한 주 두 주, 그리고 한 달 두 달이 지나면서 조금씩 커 가는 모습도 볼 수 있고, 어지간 해서는 조금 크다 보면 그 형체가 나타나고 또 여름이 되어 꽃을 피우면 거의 '아하' 하면서 그 꽃이었구나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 '아 그 꽃의 어린 순은 그랬었구나' 알게 된다. 그리고 나면 그 다음 해에는 그 작은 어린 순만 보고도 어떤 꽃인지, 어떤 풀인지 알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거의 모든 풀들이 어린 순을 나물로 먹으므로 다음해에는 내 밥상에도 오르게 되곤 하는 것이다. 올 해에 그렇게 산길을 걷다가 어린 순이 조금 특이하여 기억해 놓았던 것이 바로 둥글레다. 둥굴레의 여린 순을 보고 무언가 궁금하여 관찰해 두었는데 얼마 안 가 조금 더 크더니 둥굴레의 본 모습을 드러내면서 수줍은 듯 고개를 아래로 떨군 꽃도 피워냈었다. 둥굴레는 하나의 줄기가 위로 크다가 휘어지면서 그 아래로 줄지어 종모양의 꽃을 피운다. 이런 둥굴레가 우리 절에는 꽤 많이 피어있다. 사실 지금은 꽃이 핀 둥굴레가 더 많이 보여야 되는데 내가 이른 봄에 보았던 어린 둥굴레에 배해 많이 줄어들었다. 그냥 사라질 리는 없고 누군가가 어린 순을 나물로 먹으려 가져갔던가, 그런데 아마도 둥굴레 어린 순을 먹는다는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걸로 봐서는 꽃도 피지 않은 그 어린 둥굴레를 뿌리를 케내어다 둥굴레 차를 다려마시려고 케 간 것도 같다. 그래도 고마운 것이 다 캐 가지 않고 드문 드문 남겨 놓았으니 그도 감사한 일이다. 이맘때쯤 나란히 줄지어 달린 회백색의 둥굴레꽃이 청순하기 그지없어 '순결'을 상징한다고 하고, 그래서 그런지 연인에게 선물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아름다운 얘기도 있다고 한다. 이런 둥굴레와 엇비슷하게 생긴 것들이 둘 더 있는데, 하나는 윤판나물 또 하나는 은방울꽃이다. 윤판나물은 둥굴레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꽃이 핀다. 얼핏 보아 모양은 둥굴레와 비슷한데 자세히 살펴보면 분명 다르다. 꽃이 피는 것만 보아도 원줄기의 윗부분에서 굽어져 고개를 떨구며 아래를 향해 노오란 꽃을 피운다. 은방울꽃 또한 전체적인 모양은 비슷한데 꽃모양이 종모양으로 윤판나물이나 둥굴레에 비해 그 크기가 손톱보다도 작은 앙증맞은 꽃을 아래로 피워낸다. 은방울꽃은 가만히 살펴보고 있자면 얼마나 예쁘고 귀여운지 모르긴 해도 이렇게 작고 귀여운 꽃을 찾기도 드물 것이다. 이 세 꽃은 모두 백합목 백합과에 속한다고 한다. 또 모두 그리 크지 않은 키에 고개를 굽히고 있으며 아래로 향하는 작은 꽃을 피워낸다는 점이 또한 비슷한 점이 아닐까 싶다. 모두가 비슷비슷하여 처음 보는 사람은 좀처럼 구분이 어렵다고도 하지만 조금만 예민한 관찰력으로 지켜본다면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요즘에는 이러한 꽃을 보기도 좀 어려워진 것 같다. 책에 보면 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이라고 하던데 쉽게 보이질 않으니... 그러고 보면 책에는 거의 모든 꽃이며 나물 약초들이 산에 들에서 쉽게 볼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물론 그런 것들도 많지만 조금만 유명해진 것들이나, 보기에 예쁘장한 것들은 죄다 사라져 버리다 보니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의 종류가 많이 없는 현실이 아닌가 싶다. 이 세 형제들도 둘굴레야 우리 절 산에도 많이 있지만 윤판나물과 은방울꽃은 야생에서는 아직 보지 못했고 야생화 식물원인 꽃무지 물무지나 한택식물원 같은 곳에서만 보았다. 수줍게 고개를 떨구고 순수한 빛과 모습으로 내 곁에 다가 온 세 자매 같은 꽃들 이런 바라만 보아도 청순해지는 꽃들이 우리 곁에 좀 더 가까이 다가와 주길 그래서 사람들의 마음에도 청아한 메아리를 울려주길 바래본다. |
첫댓글 싱그러운 세 자매의 향그러움이 피어납니다..._()_
사람들의 마음에
청아한 메아리를 울려줄 수 있는 야생의 꽃!!
감사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