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입하치성 태을도인 도훈
모든 인연에 최선을 다하자
2022. 5. 5 (음 4. 5)
반갑습니다. 태을도인 새달입니다. 오늘은 입하이고요, 여름으로 접어드는 시작이지요. 또한 5월이니 한창 좋은 계절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결혼식도 많아서 저희 부부도 오늘 5촌 시조카 결혼식을 보고 왔습니다.
예전에 제가 결혼식에 참석했을 때에는 ‘00친구 딸내미가 그새 저렇게 자라서 결혼하는구나. 예쁘다.’ ‘학교의 젊은 선남선녀가 저렇게 짝을 맺는구나. 보기 좋다. 잘 살았으면 좋겠다.’ 뭐 그런 생각만 들고 부러운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는 좀 달랐습니다. 부럽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그렇더라고요. 큰애가 서른이 넘었는데, 올해 공부를 더 하겠다고 지방으로 내려가서 3년은 걸릴 거라, 걱정도 되고 그랬습니다.
그러면서 또 그간 만나보지 못했던 친척 어르신들도 뵙고, 제 동항렬 친척들과도 인사를 나누면서 결혼식의 순기능에 대해 새삼 고마운 생각도 들었습니다. 모두다 결혼으로 맺어지고 이어진 인연들이지요. 이러한 인연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오늘날의 우리들이 있겠습니까? 이러한 인연을 통해 관계를 맺고 지금까지 생명을 이어온 것입니다.
지난 5월 1일, 고수부님 탄강지인 담양 성도리를 오랜만에 태을도인 여러 분들과 다녀왔습니다. 땅의 기운이 굉장히 소박하고 푸근해서, ‘고수부님이 이런 데서 태어나고 자라셨구나.’하는 것을 정말 현실감있게 느꼈습니다. 그런데 정작 고수부님 존재를 아는 어르신들이 없어서, 당시 여성의 지위가 얼마나 보잘것이 없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예전에 증산상제님 탄강지인 고부 객망리를 처음 방문했을 때 생각도 났습니다. 참 감개무량했습니다. 저멀리 계시던 하느님이 바로 우리 곁에 구체적인 육신으로 존재했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당시의 심정을 이번 고수부님의 탄강지인 성도리에서도 다시 한번 느끼고, 또 옛날 여자들이 한이 많아서 천하사를 하려고 염주를 딱딱거린다는 상제님의 말씀이 바로 이해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인연이라는 게 이렇듯 특정한 시공간 속에서 맺어지고 전개되는 것입니다. 저희 신월동 태을궁이 재작년 2020년 11월에 고수부님의 강력한 뜻에 의해 급작스럽게 바깥에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올 11월까지 2년 계약을 했는데, 그 기간을 채우기도 전에 건물이 팔리고 새 건물주의 신축공사 계획에 따라 건물을 부실 거라, 부득이하게 태을궁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고수부님이 저희에게 태을궁을 마련해 나가라 하신 그때에도, 또 2년 계약을 못 채우고 옮기게 된 지금에도, 하늘의 뜻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물샐틈없이 짜놓았으니, 도수에 돌아닿는 대로 새 기틀이 열리리라.” 하신 증산상제님 말씀을 저희는 한치의 의심없이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 태을도인들은 증산상제님과 고수부님께서 질정해놓으신 천지공사와 신정공사를 이화해나가는 현실적인 주체로서, 그저 저희의 인간적인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그러면서도 지난 신앙생활을 돌아보고, 또 저희 나이가 환갑도 훌쩍 넘어가고 머리도 반백으로 가다보니, 일상과 천하사의 조화로운 병행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점점 더 깨닫게 됩니다. 특히나 요며칠 사이에 더많이 생각하게 되네요.
우리가 특정한 시공간 속에서 맺는 이러한 인연들이 결코 우연이지 않지요. 불가에서도 연기법(緣起法)을 얘기하잖습니까? 모든 것은 복잡다단한 인연 속에서 원인과 결과가 다 이루어진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무슨 일이 생기면 인과응보, 업보를 얘기합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하여, 인연을 굉장히 중히 여깁니다.
우리가 증산상제님을 만나려면 삼생의 인연이 있어야 한다고 증산상제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거기에 조상의 은덕이 더해져야지만, 맺어지고 성공하게 되는 증산상제님과의 인연인 것이지요.
그래서 이 인연이 결코 우연이 아니고 필연임을 저희가 틀림없이 믿고, 그래서 다가오거나 멀어지는 인연들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흔연상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제님께서 일상에서 자연스러움을 떠나지 말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무리해서는 안되는 것이지요. 욕속부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내가 최선을 다하면서도 자연스러움을 떠나지 않는다고 하면, 나의 최선은 그 인연 속에서 틀림없이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제 신앙을 되돌아보며 제 신앙이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도록 계속 가다듬어 나가겠습니다. 우리 태을도인분들도, 다른 증산신앙인들도, 그리고 상제님을 아직 모르시는 일반인들도 모두 인연의 필연성을 믿고, 다가오고 멀어지는 인연에 대해서 항상 최선을 다하는 속에 흔연상대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