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의 역습
한상림
우리 지역 봉사단체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릴레이 ‘줍킹행사’를 진행하였다. ‘줍킹’은 줍고 워킹, 즉 걸어가면서 구석구석 스며든 담배꽁초를 쓰레기봉투에 주워 담는 일이다. 평소에는 무심코 길거리를 지나면서 어쩌다 한두 개씩 발견한 담배꽁초가 그렇게 많이 좀비처럼 구석구석 숨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무단투기 된 담배꽁초는 자질구레한 쓰레기는 2시간 동안 20리터 종량제 봉투에 2~3개씩 가득 채워졌다. 이렇게 버려지는 꽁초가 우리나라에서 연간 320억 개로 추산된다.
왜 흡연자들은 담배를 피우고 나서 길거리에 함부로 버리는 걸까? 주로 가로수 밑과 하수구 철망 속에 무단투기를 한다. 조그만 공터가 보이면 거기에는 종이컵, 화장지, 비닐봉지, 일회용 플라스틱 컵, 캔류들도 쌓여 있다. 흡연자 대부분 담배를 피고 꽁초를 들고 가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그로 인해 하수구가 막히고, 캔 속에 담아서 버리면 재활용품도 제대로 수거할 수 없다.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시에서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고 있는 수준 낮은 시민의식이 한심스럽다. 버스정류장이나 공공시설에는 쓰레기통이 잘 비치되어 있는데도 말이다. 담배꽁초는 작아서 길거리 아무 데나 버려도 잘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쉽게 버리는 걸까? 심지어 담배를 피운 후 길바닥에 침이나 가래를 뱉기도 한다. 이로 인한 도시 미관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
함부로 버린 담배꽁초는 화재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해마다 봄철이 되면 가장 우려되는 것이 산불이다. 건조한 기온에 아주 작은 불씨 하나가 온 산을 불태우고 산불을 끄는데 많은 사람과 시간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받는데, 무심코 던진 담배꽁초 불씨가 화재의 원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누가 장담하랴?
그렇다면 그들은 과연 담배꽁초 무단투기에는 범칙금이 있다는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과태료 즉 범칙금이 3만 원이며, 특히 운전하면서 투기하면 5만 원이 부과된다. 특히 운전 중 창밖으로 버리는 행위는 도로교통법 위반과 벌점 10점까지 부과될 수 있다.
또한 담배꽁초 무단투기는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이며, 신고를 통해 단속도 가능하다. 신고는 스마트폰 앱 생활불편신고, 국민신문고, 지자체 홈페이지, 120 다산콜센터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신고 시 위치, 시간, 사진 또는 영상을 첨부하고 명확한 증거로 차량에서 버리는 경우 차량번호도 포함해야 한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담배꽁초 수거 보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즉 담배꽁초를 일정량 모아 제출하면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꽁초 쓰레기로 인해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장마철에는 하수가 막혀 침수 피해를 주기도 하고, 정화조 등 오수처리시설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강물로 둥둥 떠다니며 환경을 오염시킨다.
마침, 우리 지역 자원봉사센터에서 다음 달 줍킹 행사 때는 휴대용 재떨이를 지원해 준다고 한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에게 홍보용으로 배부하면, 휴대용 재떨이에 꽁초를 담아서 휴지통에 버릴 수 있을 거다. 휴대용 재떨이는 개인이 인터넷으로도 얼마든지 구매할 수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 담배꽁초 보상 제도도 시행하고 있지만, 막상 보상을 받기 위해서 담배꽁초를 수거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버리는 사람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한때 담배꽁초를 모아서 재활용한 때도 있다. 즉 탈색 처리한 꽁초로 베갯속 솜을 만들어서 사용하기도 했다. 담배꽁초 속에 들어있는 필터 솜을 이용하여 재활용할 수 있다면 아마도 길거리에 버려진 꽁초를 주워서 모으려는 사람도 있을 거다. 즉 재활용을 위해 좀 고가로 보상을 해 준다면 담배를 피운 사람 역시 아무 데나 버리지 않고 모아서 보상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아니면 꽁초 몇십 그램을 모아오면 담배 한 갑으로 교환하여 주는 방법도 연구해 볼만하다.
과연 담배꽁초 쓰레기 문제를 고민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을까? 무엇보다도 흡연자의 인식 개선이 최우선 과제다. 또한 흡연자에게 무단투기는 범죄라는 경각심을 갖게 해야 한다. 그리고 각종 행사기념품으로도 휴대용 재떨이를 나눠 준다면 흡연자들에게는 알찬 선물이 될 거라 생각된다.
“흡연자 여러분, 무단투기 된 담배꽁초가 양심 불량 좀비처럼 구석으로 숨어든답니다. 떳떳하게 휴지통에 버려야지요!
첫댓글 제일 깨끗한 나라로 불리는 싱가포르는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다 걸리면
첫 번째는 2,000싱가폴 달러(한화 170만원)
두 번째는 4,000달러(340만원)
세 번째는 10,000달러(850만원)의 벌금을 물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거리에도 쓰레기통이 50m마다 있구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분리수거한답시고 길거리에 쓰레기통을 다 없앴지요.
그러다보니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길거리에 담배꽁초를 버리게 되는데
그 담배꽁초를 빗물받이 같은 안 보이는 곳에 버리는 일이 생긴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