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7차 구미 베틀산(2022.12.08.)
오늘은 우리 산악회 총회가 있는 날입니다. 산행지는 구미의 베틀산, 짧은 산행을 한다고 잡은 코스입니다. 오늘 코스는 나지막한 산이어서 출발할 때 회장님께서 우암산보다 낮은 산이라며 모두 가자고 부추겼습니다. 어떤 이는 그것은 우암산을 우습게 보는 거라고 반기를 들기도 하더군요. 사실, 높은 산이나 낮은 산이나 산은 다 마찬가지로 힘들고, 마찬가지로 위험합니다. 한 발짝 잘못 디디면 히말라야에서만 위험한 것이 아니라 우암산에서도 위험합니다. 베틀산도 높은 산은 아니지만 봉우리가 몇 개(좌베틀봉, 베틀산, 우베틀봉)나 되고 기암절벽과 멋진 전망대, 명산이 갖추어야 할 조건은 다 갖추고 있는 아주 재미있는 산이었습니다.
산행을 하다 보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앞 사람을 따라가게 됩니다. 오늘도 모두 그랬습니다. 하지만 정상에 간 후에야 우리가 역코스로 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원점 산행이니 역코스나 정코스나 별다른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오르막 내리막이 같지 않으니 힘이 더 들 수도 있고 덜 들 수도 있지요. 오늘은 힘이 더 더는 코스를 택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산행은 운동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고, 힘든 코스는 운동을 더 많이 하는 것이니 잘 된 것입니다. 하지만 어디 사람 마음이 그렇습니까? 운동하러 산에 왔어도 어떻게 하면 운동을 적게 할까 궁리하는 것이 산행하는 사람들의 공통 심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운동은 잘했습니다. 경치도 좋고 날씨도 좋고 어디 나무랄 데 없는 멋진 산행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산 이름이 베틀산이었는지 모두 궁금해했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베틀의 모습을 찾기는 어렵더군요. 옛사람들은 우리들 보다는 산하을 보는 눈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 지금 사람들은 산이나 강 보다는 빌딩을 더 많이 보고 살아서 산하를 보는 안목이 옛사람만 못 할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지형을 보고 배틀의 모습을 찾지 못하지만, 옛사람들은 다르지 않았을까요? 좌베틀봉과 우베틀봉이 베틀의 두 기둥이고 가운데 있는 베틀산이 바로 비틀에서 천을 짜며 왔다갔다하는 북(?)이라는 걸까요? 우리가 아무리 궁금해해도 베틀산은 아직도 베 짜기에 여념이 없는지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는 오늘도 아이스크림 공장은 겨울이 온 줄도 모르고 열심히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청주에 도착하여 운천동의 본가 갈비탕에서 총회를 했습니다. 제가 산악회 나온 이래 가장 많은 회원이 모인 것 같았습니다. 총회에서 회무보고, 감사보고, 회칙 통과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회비가 천만원이 넘게 모였다는 총무님 말씀에 너무 좋아서 그런지 이의제기하는 분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긴 회원들 친목이 주목적인 모임이기에 서로 기분이 좋고 화기애애하면 그 무엇이 문제가 되겠습니까? 더구나 총회 선물로 보온병을 하나씩 안겨드렸고, 떡과 과일이 푸짐하게 제공되었으니 무슨 말이 필요했겠습니까? 회장님, 총무님 수고 많았다고 모두들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제가 회장님께 “회장님은 복도 많으시다!”라고 농을 했더니 “회원들의 복”이라고 맞받으시더군요. 회장 복이 회원 복이고, 회원 복이 회장 복이 아니겠습니까? 정말 기분 좋은 총회 모습이었습니다.
회장님, 총무님, 한 해 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내년에도 회원들 모두의 건강과 우리 목요천봉산악회의 발전과 화목을 기원합니다. 목요천봉 화이팅!
첫댓글 존경하고 사랑하는 회원님 정말 감사합니다. 권총장님께서도 언급하셨지만 많은회원님들의 참석에 너무나 기뻐서 목이 메이는 것을 간신히 참았습니다 . 좋은 글을 써주셔서 두고두고 잊을 수없는 우리의 추억이 될것입니다. 총장님 감사합니다.
총장님과 같이 하는 산행에서 베틀산의 유래를 계속 궁금해 하시더니...나름 뜻을 알아내셨군요 ㅎ 저는
글을 쓰시기때문에 역시다르시구나 생각할뿐이었구요
올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많은 회원님들이 참석하여 총회까지 잘마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회장님이하 모든회원님~ 한마음으로 "목요천봉산악회"내년에도 파이팅 입니다!!!
베틀산이 겉보기엔
뽀족했는데 산행하긴 아주 좋은 산이였습니다.
오히여 수북히 쌓인 낙엽이 미끄러워 내리막 길은 신경이 쓰였죠.
고전적인 이름의 베틀산 전설이 엮여있나?? 했습니다.
우리 목요천봉~~ 회장님을 비롯해 총무님 또 여러 임원님께서 진심으로. 애정을 같고 함께하시기에
저희들도 천봉 회원인 것이 행복하고 뿌듯합니다.
총회를 예쁜 선물과 풍성하게 준비해 주셔서 너무 고맙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도 모든분들이 더 오래 오래 함께 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늘 행복이 넘치는 천봉 천봉 파이팅~
고맙습니다.
오늘 구미 베틀산은 생긴 모습은 평범한데 특이한 이름때문에 오래 기억될 것 같아요. 특히 산행 후 이어진 총회는우리 산악회의 단합된 모습과 임원분들의 수고가 한 눈에 느껴지는 자리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