採蓮曲
이태백
약야의 시냇가서
연꽃 따는 아가씨들
웃고 지꺼리며
연꽃과 어울렸네
햇살은 분단장을 비추어
물 속도 밝고
부는 바람 향긋 소매를
흔들어 공중에 날리네
蓮花詞三疊
鄭寅寶
君子國 花中君子
뿌리 깊어 몇 千年고
비바람 불어친들
짙은 정 어이하리
옛날 빛 새로히 나니
봉도 울까 하노라
淸水에 높이 솟아
엄연할싸 순화롭다
행내는 咫尺인데
어으 그리 멀으시고
담은봉 트랴는 소리
들레는 듯 하여라
꼼의 蓮못
金相沃
물 속에 잠긴 구름
千年도 덮어줄 너의 입을
제 혼자 귀밑머리 풀고
문풍지 우는 한 밤중
어느 쥐 두레박이 퍼올리리오
저 푸른 꿈의 蓮꽃
고와라 蓮꽃 수렁
깊숙히 깔린 자욱한 人煙
천당도 푸줏간도 한지붕 밑
연신 일렁이는 還生
눈부신 지옥, 드높은 시렁에
너는 꺼꾸로 매달렸다
연꽃
李光洙
임 주신 연꽃봉을
옥화봉에 꽂아놓고
밤마다 내일이나
필까필까 하였더니
새벽이 가고 또 가도
필 뜻 아니보여라
뿌리 끊였으니
핀들 열매 바라지만
모처럼 맺힌 봉을
못 펴보고 가량이면
제 비록 무심하여도
내 애닯아 어이리
한 송이 수련으로
이해인
내가 꿈을 긷는
당신의 못 속에
하얗게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겹겹이 쌓인 평생의 그리움
물위에 풀어 놓고
그대로 목말라
물을 마시는 하루
도도한 사랑의 불길조차
담담히 다스리며 떠다니는
당신의 꽃으로 살게 하소서
연꽃 웃고 있네
김동리
귀뚜리 소리, 귀뚜리 소리 난다
돌 속에 귀뚜리 소리 난다
여치 소리, 여치 소리 난다
벽 속에 여치 소리 난다
寂滅은 차라리
宇宙를 채우는 꽃송이
十`一`面 관음 다 돌아보고, 다시
大佛 앞에 서니
귀뚜리 소리 여치 소리
모두 간 곳 없고
涅槃은 그대로
無를 채우는 햇빛인데
화강암덩이, 희멀건 화강암덩이
한 송이 연꽃 웃고 있네
連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서 정 주 -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蓮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연꽃
오세영
불이 물 속에서도 타오를 수
있다는 것은
연꽃을 보면 안다
물로 타오르는 불은 차가운 불,
불은 순간으로 살지만
물은 영원을 산다
사랑의 길이 어두워
누군가 육신을 태워
불 밝히는 자 있거든
한 송이 연꽃을 보여 주어라
닳아오르는
육신과 육신이 저지르는
불이 아니라
싸늘한 눈빛과 눈빛이 밝히는
연꽃 핀 날 -
원성스님 -
연꽃이 피었습니다.
하늘의 정성과
땅의 인연으로
어둔 진흙을 딛고 일어나
꽃잎을 틔웠습니다.
님께 드리워질
꽃의 향그러움과
꽃분은 순풍을 따라
허공에 흩어지고
노송에 걸린 햇살 꽃숲을 비추어
온몸엔 붉고 푸른 그림자
무늬지워요.
이른 아침 맑은 이슬 담아
꽃을 끌어안은 건
오로지 님 향한
나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연꽃
이문조·
연잎에 맺힌 이슬방울 또르르 또르르
세상 오욕에 물들지 않는 굳은 의지
썩은 물 먹고서도 어쩜 저리 맑을까
길게 뻗은 꽃대궁에 부처님의 환한 미소
혼탁한 세상 어두운 세상 불 밝힐 이
자비의 은은한 미소 연꽃 너밖에 없어라.
蓮이여
구상
이리 곱고 정한 꽃인데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고
시궁창을 내 집으로 삼아도
아침저녁으로 맑은 숨을 쉬느니,
사람들이 버리고 외면한
그 찌꺼기 배설한 것들 속에서도
오히려 내 양분을 취하느니
그 몸은 물방울 하나도
헛되이 빌붙지 못하게 하거늘
무어라 이름할 수 없는 신선함에
먼지 하나 범할 수도 없고
숨소리도 죽여야 하느니,
이 청정한 고운 님의 경지에
해와 달이 함께 빚어낸 꽃이라
선학이 꿈을 꾸고 있는지
세상이 아무리 험난하고
역겨운 일들만 난무한다 해도
스스로 제 몸을 곧추 가누고
이 지상에 고운 것만 걸러내 세우니
뉘 감이 범할 수가 있으랴만 여기
그 잎의 둥글고 도타운 덕성으로 하여
모든 고뇌 떠안고, 망상을 소멸하니
떠오르는 보름달로 맞이하듯
새 아침을 맞이하는 해의
그 맑고 찬란한 새 얼굴을 보듯
내일은 더 곱고 생기에 찬 꽃으로
그 향기도 함께 피우며
온 누리에 세우리.
연꽃
손해일
사랑을 두레박질하여
정갈히 길어 올리는 별빛
물의 순수
물의 살과 뼈
물의 정기
苦海의 뻘밭에서도
늘 청정한 태깔로
피는 까닭을 알려거든
水宮 속 깊은 물굽이로 자맥질하여
한 만년쯤
無心川 세모래로 흘러보아라
아, 우리가 눈 부라리며
탐하는 온갖 것
잠시 돌아서면 잊혀질
티끌
바람
먼지
내가 業으로
이승에 피는 까닭을 알려거든
한 만년쯤
수미산 깎아지른 벼랑에
먹돌 가슴으로 서 보아라.
연꽃이었다
신석정
그 사람은,
물 위에 떠 있는 연꽃이다
내가 사는 이 세상에는
그런 사람 하나 있다
눈빛 맑아,
호수처럼 푸르고 고요해서
그 속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아침나절 연잎 위,
이슬방울 굵게 맺혔다가
물 위로 굴러 떨어지듯, 나는
때때로 자맥질하거나
수시로 부서지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내 삶의 궤도는, 억겁을 돌아
물결처럼 출렁거린다
수없이. 수도 없이
그저 그런, 내가
그 깊고도 깊은 물 속을
얼만큼 더 바라볼 수 있을런지
그 생각만으로도 아리다
그 하나만으로도 아프다
물과 꽃의 정원
강순구
물과 꽃 어우러져 세미원 아름다움
물보며 마음 씻고 꽃보며 마음 가꿔
옛 성현 말씀따라 觀水洗心 觀花美心
삼면에 둘러쌓인 물의 정원 세미원은
노자의 上善若水 최고선 일러주신
진리를 깨우치며 배우는 마음 공원
칠월의 여름태양 가득한곳 연꽃미소
가득히 피어나니 어느새 홍조되어
희망이 피어나고 발걸음 가볍도다
세한 정 소나무와 잣나무 바라보며
공자의 歲寒然後 知松栢 가치관을
세상의 모든 이와 나누길 다짐한다.
카페 게시글
강순구시인
[시]
연꽃에 관한 시모음
강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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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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