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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씨버선길 7길(치유의길)은 경상북도 영양군을 벗어나 봉화군으로 들어서게 되는 구간이다
우리는 2024년 1월 6일 외씨버선길 탐방을 시작한 이후 그동안 청송군의 주왕산면(주왕산국립공원)~청송읍(소헌공원)~파천면(덕천민속마을 송소고택, 신기리느티나무, 수정사)~진보면(비봉산, 고현지)과
영양군의 석보면(두들문화마을)~임암면(선바위관광지, 영양산촌생활박물관)~영양읍(감천리측백나무숲, 오일도생가, 삼지수변공원)~일월면(영양향교, 지훈문학관) 등 2개 읍 6개 면의 행정구역을 거쳐 왔다
오늘은 영양군 일월면의 '일월산자생화공원'에서 시작하여 옛국도 길을 따라 봉화군 재산면의 '우련전'까지 약 9km의 구간을 걷게 된다
탐방코스 : 일월산자생화공원~아름다운숲길입구~대티골입구~옛이정표~칠밭목삼거리~영양,봉화 경계~우련전
오전 10시쯤 '일월산자생화공원'에 도착하여 탐방을 시작한다
일월산자생화공원
이 부지는 과거 1930년대부터 8.15해방 때까지 일제가 광물 수탈을 위하여 일월산에서 금, 은, 동, 아연 등을 채굴하여 이곳에서 제련하던 선광장을 운영한 후 폐광석 찌꺼기 등을 방치함에 따라
토양이 심하게 오염되어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고, 인근 계곡은 물고기 한 마리 살 수 없는 채로 30여 년간 버려진 채 방치되어 있었는데
영양군에서 2001년도에 폐광지역 오염방지 사업을 하면서 오염원을 완전히 밀봉하여 매립한 후 객토를 하여 공원 부지를 조성하고 일월산과 그 주변 자락에서 자생하는 야생화를 심어
자연과 함께 휴식할 수 있는 전국 최대규모의 야생화공원으로 조성하였다고 한다
※ 일월 용화광산은 1939년부터 8.15해방 때까지 일제가, 해방 후에는 국내기업인 영풍광업(주)에서 운영하다 1976년 폐광되었다
야생화공원이지만 아직 야생화는 보이지 않고 공원 한쪽에 얼핏 보면 석굴로 만들어진 고대 사원이나 벙커처럼 보이는 선광시설만 덩그러니 자리잡고 있다
영양군 일월면 용화리 대티골은 동학의 2세 교조 해월 최시형 선생이 1865년 3월부터 1871년 3월까지 7년간 기거하며 동학을 살려내어
뒷날 동학혁명과 삼일독립운동, 어린이날 등을 있게 한 동학 대도소(본부)가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외씨버선길 7길에는 군데군데 이 고장(영양군) 출신 문인들(조지훈, 오일도)의 시비가 세워져 있어 나처럼 평소에 시를 가까이 하지 않던 사람도 시 한 구절 쯤은 읽으며 걷게 만든다
일월산 등산 안내도
'치유의길'은 일월산의 북동쪽 자락인 '자생화공원'에서 영양터널 끝지점인 '우련전'까지 이어진다
오늘 걷게 될 일월산 동쪽 용화리 윗대티 지역은 우리가 영월군에 들어서면서부터 시종 옆에 끼고 지나온 '반변천'의 발원지이다
외씨버선길 7길(치유의길)은 출발지점인 자생화공원을 제외하면 인공의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자연 그대로의 숲길을 걷는 구간이다
일기예보에는 오후부터 비가 조금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는데 출발 지점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걷는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니 어쩌면 덟지 않고 운치있는 탐방을 할 수도 있겠다는 예감!^^
탐방은 자생화공원에서 31번 국도를 따라 봉화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시작된다
자생화공원 앞쪽으로 흐르는 반변천의 원류
용화마을 앞 도로가에 복사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뒷쪽 밭 가운데에 통일신라 후기에 세웠다는 3층 석탑이 있었는데 담아 오지 못했다.
용화리 삼층석탑(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8호, 퍼온사진)
소소한 시골풍경(일월면 용화리 장군골 입구)
* 산중문답山中文答 - 조지훈
새벽닭 울 때 들에 나가 일하고
달 비친 개울에 호미 씻고 돌아오는
그 맛을 자네 아능가
마당가 멍석자리
삽살개도 같이 앉아 저녁을 먹네
아무데나 누워서 드렁드렁 코를 골다가
심심하면 퉁소나 한 가락 부는
그런 멋을 자네가 아능가
구름 속에 들어가 아내랑 밭을 매면
늙은 아내도 이뻐 뵈네
비온 뒤 앞개울 고기
아이들 데리고 낚는 맛을
자네 태고(太古)적 살림이라꼬 웃을라능가
큰일 한다고 고장 버리고 떠나간 사람
잘 되어 오는 놈 하나 없네
소원이 뭐가 있능고
해매다 해마다 시절이나 틀림없으라고
비는 것 뿐이제
마음 편케 살 수 있도록
그 사람들 나랏일이나 잘 하라꼬 하게
내가 다른 소원 아무것도 없네
자네 이 마음을 아능가
노인은 눈을 감고 환하게 웃으며
막걸리 한 잔을 따라 주신다.
예 이맛을 알 만 합니더
청산(靑山) 백운(白雲)아
할 말이 없다
개인적으로 산벚꽃이 활짝 피고 온 천지가 연두빛으로 물들어가는 4월과 5월의 풍경을 가장 좋아한다
자생화공원에서 봉화 방향으로 가는 31번 국도를 따라 2백여 미터를 걸으면 해님 달님 설화에 나오는 캐릭터를 폐자재를 활용해 만든 정크아트 설치물이 있다
이는 일명 '해님 달님 버스정류장'이라 불리는 농어촌 버스정류장으로서 외씨버선길을 찾는 탐방객들의 주요 포토존이라고 한다
정크아트 설치물 맞은편에 있는 용화2리 마을길을 통과하면 반변천 원류를 따라 데크길이 이어진다
데크길을 지나면 외씨버선길은 왼쪽으로 조그만 다리를 건너 바로 우측으로 이어지는 잣나무 길로 올라선다
좌측 시멘트 포장길은 '일월산한우네민박집' 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산괴불주머니
짧지만 잣나무 터널길도 걸어보고....
잣나무길 옆으로 산괴불주머니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일월산한우네민박집
2023년 2인 기준 1박에 8만원(비수기)~10만원(성수기) 정도 한다고 한다
널찍한 주차장과 함께 일월산 농·특산물직판장이 설치되어 있으나 현재는 폐점 상태인 듯 하다
외씨버선길은 농·특산물직판장 앞마당을 지나 좌측길로 이어진다
선녀가 목욕하러 지나다니던 선녀교?.^^
옛날 이 곳에서 솟아나는 샘물이 맑고 부드러워 하늘나라의 선녀들이 (주말이면) 이 곳으로 을 보고 목욕하러 다녔었다고...ㅎ
선녀교?를 지나면 빨간 아치형 다리가 보인다
대티골 단풍교
단풍교를 지나 반변천 계곡을 건너고...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이 하얀꽃은 무슨 꽃?
계곡 건너편에 보이는 건물은 '선녀암'
단풍나무를 배경으로 한 포토존
단풍 배경은 없지만 흔적은 남겨 두고...
버선길은 31번 국도와 반변천 계곡 사이로 계속 이어진다
미나리냉이
미나리냉이는 산골짝 냇가 근처 그늘지고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라며 4~6월에 꽃을 피운다
이거슨 무슨 굴인고? 폐광 동굴인가???
계곡을 끼고 아기자기하게 이어지는 탐방로는 탐방객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들이 목욕이라도 했을 법한 제법 큼직한 소(沼) 앞에 서 있으니 후끈 달아오르려던 몸의 열기가 금방 식어내린다
봄비
한강에 살포시 눈뜨는 버들
버들 타고 봄비가 나려요
천실만실 고요히 나리는 정은
끝도 없는 청춘의 눈물이라오.
보슬보슬 온종일 울며 나려도
십릿길 모래밭을 못 적시거든
강남천리 먼 먼길 물길 터지어
님 타신 배 순순히 언제 오시랴!
오늘 때 마침 봄비가 내리고 있는데 나의 님은 언제 오시려나?^^
이 계곡의 끝이 반변천의 발원지란다
댕강나무? 분꽃나무?
분꽃나무과 댕강나무는 꽃의 생김새가 비슷하여 구분하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댕강나무잎은 조금 길쭉하고 밋밋한데 반하여 분꽃나무잎은 약간 둥구스름하고 잎가가 톱니처럼 오돌토돌하다고 한다
그렇담? 위의 사진은 '분꽃나무'인 듯 하다
댕강나무
분꽃나무
계곡길에서 올라서니 31번 국도에서 갈라지는 자연치유 생태마을 대티골 입구가 나온다
* 대티(大峙) : 큰 고개
마을버스가 서 있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마을버스 정류장이 있는 지점에 서 있는 장승 앞에서 흔적 남기고...
둥굴레
둥굴레꽃은 활짝 피었을 때보다 지금처럼 피기 직전의 모습이 더 이쁘다
일월산 황씨부인당 천문사 입구 삼거리
외씨버선길은 삼거리에서 우측길로 이어진다
일월산 황씨부인당 천문사
황씨부인당 천문사는 토속신앙의 본거지이며 무속인 전문기도도량으로서 우리가 알고 있는 불교사찰과는 전혀 다른 법당이라고 한다
실제로 '일월산 황씨부인당'은 일월산(1,219m) 월자봉 인근에 있는데 전국의 유명 부당들이 굿판을 벌일 때 가장 멎저 불러내는 신이 일월산신일 정도로 무속계의 독보적인 신이라고...
일월산 황씨부인당(퍼온 사진)
매발톱꽃
개두릅?
우리가 이제나 저제나 봄꽃을 기다리고 있는 동안 농민들은 벌써 봄 농사를 다 지어 놓았다
민박집 옆을 지나고...
'아름다운 숲길' 입구 쉼터
외씨버선길은 우측길로 이어지고, 좌측길로 진입하면 윗대티골을 지나 일월산 월자봉 '황씨부인당'에 오를 수 있다
일월산 자락의 '대티골 아름다운 숲길'은 총연장 7.6km로 곳곳에 쉼터와 벤치가 있고, 완만하고 푹신한 흙길로 이어져 있어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아름다운 숲길은 이곳에서 칠밭목삼거리까지 외씨버선길과 함께 한다
외씨버선조형물에서 추억 남기고...
아름다운 숲길 입구과 외씨버선 조형물에서 인증사진 남기고 완만한 경사의 산길을 따라 '칠밭목삼거리'로 향한다
'대티골 아름다운 숲길'은 산림청이 추천하는 대표적인 숲길로 '아름다운숲' 전국대회에서 '어울림상'을 수상하였다고 한다
꽃보다 꽃을 담는 모습이 아름답다
철쭉
우리가 어렸을 때는 진달래를 '참꽃', 철쭉을 '개꽃'이라고 불렀었다
철쭉은 꽃 색깔이 연해 '연달래'라고도 부른다
5월이 되면 이곳저곳에서 '철쭉제'가 많이 시작될 것이다
꽃 색깔이 연한 '철쭉(연달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소백산과 태백산으로, 꽃 색깔이 진한 '산철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황매산과 바래봉 등을 찾을 것이다
진행 방향에서 왼쪽으로 눈을 돌리면 멀리 일자봉에서 송신탑으로 이어지는 일월산 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가까이에는 대티골 마을이 한적하게 보인다
조팝나무
철쭉 색깔이 유난히 곱다
올해도 이쁜 철쭉을 많이 볼 수 있으려나~
작년에는 소백산 철쭉이 유난히 이쁘게 피었었다
복사꽃?
분꽃나무
매화말발돌이
진달래
진등 쉼터
'진등'은 긴등(길게 뻗은 언덕 등성이)의 방언이다
어렸을 적에는 눈이 오면 마을앞 진등에서 썰매를 타며 놀았었다
편하고 걷기 좋은 길
옛국도 이정표가 있는 지점의 쉼터
알맞은 장소에 알맞은 밴치가 놓여 있다
옛국도 이정표(좌)
이 길은 영양군 일월면과 봉화군 재산면을 잇는 옛국도 31호선으로 일제강점기에 일월산에서 캐낸 광물을 봉화 장군광업소로 옮기기 위한 수탈의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해방이후 한동안 쓸모없이 내벼려졌던 이 도로는 1960년대 들어 일월산과 영양지역 국유림에 대대적인 산판(벌목)이 활기를 띠면서 다시 분주해 졌다
한국전쟁판에서 흘러나온 소위 '제무시(GM사 트럭)'가 곧고 미끈한 육송을 가득 싣고 이 도로를 쉴새 없이 넘나들던 삶의 애환과 땀방울이 고스란히 서려있다
- 영양군 -
추운 지방이라서 그런지 봄에 가장 일찍 꽃을 핀다고 하여 '봄의 전령사'라고도 불리는 생강나무꽃(동백꽃)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칱밭목 삼거리 인증장소
안내도에는 '칡밭목'으로 되어 있는데 이정표에는 '칠밭목'으로 되어 있다
과거에 일월산 자락 대티골 주변에 칡의 자생지가 넓게 분포되어 있었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칡밭목'이 맞을 듯...
외씨버선길은 칠밭목삼거리에서 우틀하여 고개?를 지난 다음 바로 좌측 비포장 길로 들어선다
외씨버선길 탐방로를 무시하고 지름길로 '우련전'으로 가고 싶다면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직진하면 빠르게 도착할 수 있다
남산제비꽃
영양군과 봉화군의 경계 지점
다리를 건너면 봉화군이다
남과 북도 이렇게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자유롭게 오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봉화군으로 들어서자 '괭이눈' 이 가장 먼저 탐방객을 반긴다
외씨버선길은 군(郡) 경계지점을 지나 완만한 경사로를 조금 올라섰다 다시 포장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내려선다
이 길은 차량을 이용하여 일월산 정상부까지 갈 수 있는 길이다
낙엽송 숲과 산벚꽃이 어우러진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아른다운 낙엽송 길
오늘은 촉촉하게 내리는 봄비가 밉지 않다
촉촉하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울창한 낙엽송숲길을 걷다보면 이 길을 왜 '치유의길' 이라고 부르는지를 알 수 있다
오는듯 안오는듯 내리는 봄비 속에 울창한 숲길에 빠져 걷다보니 어느덧 종착지인 '우련전'에 도착하였다
오전 10시에 자생화공원을 출발하여 천천히 걸었는데도 오후 1시에 도착하였으니 딱 3시간 걸렸다
7코스를 걷다 보면 '낙동정맥트레일' 안내도와 이정표를 자주 보게 되는데......
'낙동정맥트레일길'에 대한정확한 정보는 알 수 없으나 봉화, 영양, 청송, 울진, 경주, 포항 등 경상북도 10개 시군의 낙동정맥 주변을 잇는 역사·문화자원을 연계한 숲길로
강원도 태백의 매봉산에서 시작하여 부산 다대포의 몰운대까지 이어지는 '낙동정맥'과는 다른 개념인 듯 하다
우련전
경상북도 봉화군 재산면 갈산리 '우련전'은 영양군과 봉화군 경계의 일월산 산중에 있는 심산유곡의 마을이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 : 연꽃이 물위에 떠있는 형상)의 명당이 있다 하여 부근에 많은 사람들이 묘를 썼다고 하며, 길 건너에는 현재는 폐교된 갈산초등학교 분교 건물이 있다
또한 우련전은 1801년 신유년 박해를 피해 한국 최초의 신부 성 김대건 안드레아의 종조부 김종한 안드레아가 30명의 교도들과 함께 이곳으로 돌어와서 생활했다고 한다
천주교도들의 삶이 녹녹히 스며있는 천주교의 성지이다
영양터널
외씨버선길 7코스 구간 거리는 약 9km로 비교적 거리가 짧고 종료후 아직 시간의 여유가 있어
봉화연결구간인 7-1코스 중 마당목이(남회룡분기점)까지 약 5km를 추가로 더 걷기로 한다
첫댓글 외씨버선길 구간에서 본꽃은 분꽃나무가 확실합니다
분꽃나무가 뭉쳐피고 댕강나무는 좀 흐트러져 피며 5월이후 주로 가을에 핍니다
지금까지 20년 넘게 산행을 해도 하루에 이렇게 많은 저의 모습이 담기는 날은 처음입니다^^*
멋지게 담아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그동안 몸이 안좋으셨는지 오래만에 사진이 올라왔네요
작가님 사진 넘 멋지네요... 함께 할 수 있어서 줄겁고 또한 감사드립니다~^^.
사진 잘 보고 갑니다 사진
설명도 잘하시구~~ㆍ제사진도 있네요 ㆍ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