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靑蓮寺 晩飯 청련사의 저녁식사
培材敎員一同 爲消暢散策 于靑蓮寺共夕飯, 余亦同席.
배재 교직원 일동이 소창을 하기 위해 산책하면서 청련사에서 1) 저녁밥을 함께 하였는데, 나도 동석하였다.
講鐘纔罷出都門
강의 마침 종 막 울리고 성문을 나오니
一兩僧家作小邨
절에 딸린 한두 집이 작은 마을 되었네.
嶺樹望鄕惟碧落
고갯마루 나무는 벽력의 고향이 그립고 2)
漢梅爲客幾黃昏
한양매화 날 위해 얼마나 황혼 기다렸나?
飯皿魚肉無禪味
밥그릇에는 생선고기의 별미가 아니어도 3)
話破琴碁又墨魂
얘기를 다하고는 음악과 바둑 시도 썼네.
悄坐上方身欲化
초연히 앉은 높은 도사 신선이 되려는데
丹門羽客莫須論
단문 도사는 모름지기 토론을 하지 마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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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청련사(靑蓮寺): 서울 하왕십리 무학봉(舞鶴峰)에 있었다는 절. 본래 안정사(安定寺)였는데 뒤뜰에 프른 연꽃이 피어 청련사(靑蓮寺)로 개명, 지금은 양주시로 이전. 이때는 무학봉에 있었다.
2) 벽락(碧落): 도가(道家)에서 하늘 가장 높은 곳에는 푸른 노을이 널리 퍼져있다고 했는데, 후에 이로서 하늘[天空]을 벽락(碧落)이라 하게 되었다. 고개 위의 나무가 고향 그리는 것은 저 벽력이라는 뜻이다.
3) 선미(禪味): 참선의 오묘한 맛, 또는 세속을 떠난 담담한 맛.
4) 단문우객막수론(丹門羽客莫須論): 단문우객은 도교적 단선(丹禪)의 우객(羽客), 우류(羽流)라고도 하는 도교(道敎)의 도사(道士)는 막수론(莫須論) 즉 토론을 해서는 안 되고 수행을 해야 한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