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옛적의 정진한 인연을 밝히다
1.
득대세보살아, 한량없고 가이없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아승지 겁을 지난 아주 오랜 옛날
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이름이 위음왕여
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
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세존이며, 겁의
이름은 이쇠요 나라 이름은 대성이었느니라.
그 위음왕 부처님께서 그 세상에서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시는데,
성문의 경지를 구하는 이들을 위해서는 사제법
을 설하여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을 뛰어 넘
어 마침내 열반을 얻게 하시고, 벽지불의 경지
를 구하는 이들에게는 십이인연법을 설해 주시
고, 여러 보살들을 위해서는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으로 여섯 가지 바라밀을 설해 주시어
마침내 부처님의 지혜를 성취케 하셨느니라.
득대세보살아, 이 위음왕 부처님의 수명은
사십만억 나유타 항하의 모래수와 같은 겁이
요, 바른 정법이 세상에 머무는 겁의 수는 한 사
바세계의 티끌 수와 같고, 상법이 세상에 머
무는 겁의 수는 사천하의 티끌 수와 같으니라.
그 부처님께서 중생을 이익되게 하신 뒤에
열반하셨으며, 정법과 상법이 다 없어진 뒤에
이 국토에 다시 부처님께서 나셨으니, 그 이름
이 또한 위음왕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
세존이었느니라. 이와 같이 차례로 이만억 부
처님께서 나셨는데 모두 이름이 같았느니라.
2.
최초의 위음왕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 정법
이 없어지고 상법이 세상에 행하여지고 있을
무렵 깨달음을 얻은 체하는 증상만의 비구들
이 큰 세력을 가지고 있었느니라.
그때, 한 보살의 비구가 있었으니 이름이 상
불경이었느니라.
3.
득대세보살아, 무슨 인연으로 그 이름을 상불
경이라 하는지 아느냐. 이 비구는 여러 비
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들을 보면 그들을
예배하고 찬탄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느니라.
「나는 그대들을 깊이 존경하고 감히 가볍게
보거나 업신여기지 않노라. 왜냐하면 그대들은
모두 보살도를 행하여 반드시 부처님이 되실
분들이기 때문이라.」
4.
이 비구는 전혀 경전을 읽거나 외우지도 않고
다만 예배만을 행하며 멀리서 사부대중을 보
더라도 일부러 따라가서 예배하고 찬탄하면서
이런 말을 하였느니라.
「나는 그대들을 업신여기거나 가볍게 보지
않노라. 왜냐하면 그대들은 모두 부처님이 되
실 분들이기 때문이라.」
5.
사부대중 가운데 화를 잘 내고 마음이 깨끗하
지 못한 사람이 있다가 악한 말로 욕설하면서
말하기를 「 이 무식하고 어리석은 비구야, 너
는 어디서 왔길래 우리들을 보고 나는 그대들
을 업신여지 않고 가볍게 보지 않는다고 하
면서 우리들에게 반드시 부처님이 되실 분들
이라고 수기를 주느냐. 우리들은 그와 같이
허망하고 그릇된 수기는 소용이 없으므로 받
지 아니하리라.」 고 하였느니라.
그러나 이와 같이 여러 해를 두루 돌아다니
면서 항상 비웃음과 욕설을 들을지라도 화내지
않고 항상 말하기를 「그대들은 반드시 부처님
이 되실 분들이리라.」 고 하였느니라.
이런 말을 할 때 여러 사람들이 몽둥이로 치
거나 때리며 기와와 돌을 던지면은 상불경은
멀리 피해 달아나면서 오히려 큰 소리로 외
치기를 「나는 그대들을 업신여거나 가볍게
보지 않노라. 그대들은 반드시 부처님이 되실
분들이기 때문이라.」 고 하였느니라.
6.
그는 항상 이런 말을 하였으므로 도인인 체하
는 비구. 비구니와 잘난 체하는 남자신도. 여
자신도들이 이 비구의 이름을 상불경이라 하
였느니라.
7.
이 비구가 임동하려 할 때 위음왕 부처님께서
앞서 설하셨던 법화경의 이십천만억 게송이 허
공으로부터 들려와 모두 듣고 다 받아가지므로
곧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맑고 깨끗한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뜻을 얻었으며, 이 맑고
깨끗한 여섯 가지 감관을 얻고서는 다시 수명
이 늘어나 이백만억 나유타 세월 동안 여러 사
람을 위하여 이 법화경을 널리 설하였느니라.
8.
이때, 도인인 체하던 비구. 비구니와 잘난 체
하던 남자신도. 여자신도로서 이 사람을 업신
여기고 천대하여 상불경이라 별명을 지어 부
르던 자들이 그 비구가 큰 신통의 힘과 말 잘
하는 변재의 힘과 잘 참는 큰 힘을 얻는 것을
보고 또 그 비구가 설하는 법를 듣고는 모두
믿고 복종하였으며, 이 상불경보살은 다시 천
만억 중생을 교화하여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
음인 부처님 지혜에 머물게 하였느니라.
9.
이 보살이 목숨을 마친 후에는 이천억 부처님
을 만났으니 이름이 다 일월등명이시라, 그
법 가운데서 이 법화경을 설했으며 이러한 인
연으로 다시 이천억 부처님을 만났으니 다 같
이 이름이 운자재등왕 부처님이었느니라. 상
불경은 이 여러 부처님 법 가운데서 이 법화
경을 받아가지고 읽고 외우고 모든 사부대중
을 위하여 이 법화경을 설했으므로 눈이 맑고
깨끗하며, 귀. 코. 혀. 몸. 뜻이 또한 맑고
깨끗하게 되어 사부대중을 위하여 법을 설하
여도 마음에 두려움이 없었느니라.
득대세보살아, 이 상불경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여러 부처님을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
고 찬탄하여 모든 선근의 종자를 심고, 그 뒤
에 다시 천만억의 부처님을 만나 또 그 부처님
법 가운데서 이 법화경을 설하여 공덕을 성취
하고 부처님이 되셨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