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우즈의 교통사고 소식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대서특빌 되었었는데요. 차가 뒤집어지는 큰 사고였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다치지 않았던 이유는 현대 제네시스 SUV 모델 'GV80'이었기 때문입니다.
도로를 이탈하여 경사지쪽으로 10m 정도 굴렀음에도 불구하고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하여 현지 언론들은 현대차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었습니다. 이때 차량 에어백이 제대로 작동했으며 내부가 훼손되지 않았다고 밝혀지면서 '제네시스가 우즈를 살려냈다'는 반응이 이어졌지요.
이 사건을 계기로 현대차의 위상이 높아졌음은 물론 미국에서는 제네시스 판매가 급증했다고 합니다. 한편 운전자들 사이에는 세단과 SUV 구매에 대한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둘 중 어느 차가 더 안전할지 진단해 보겠습니다.
세단의 장점과 단점
세단은 아주 오랫동안 우리나라에서 입지를 굳힌 디자인입니다. 고급스럽고 품위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승차감도 탁월합니다. 차체가 낮아서 무게 중심도 낮게 위치해 있으므로 주행하는 동안 차선 변경이나 코너링을 할 때 불편함을 주지 않습니다.
핸들을 돌렸을 때 자세 유지가 힘든 SUV에 비해 쏠림 현상이 적다고 할 수 있지요. 더불어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입니다. 긴 전장과 낮은 전고, 곡선의 이미지가 사람의 품격을 올려주고 정숙한 이미지마저 줍니다. 이 점이 비즈니스 종사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게중심이 낮으므로 사고 시 핸들을 강하게 틀어도 전복사고가 쉽게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 점은 전복된 후 2차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을 예방해 주기도 합니다. 속도감(주행력)이 좋다는 것도 세단의 장점입니다. 더불어 노즈다이브(정지 시 차가 앞으로 쏠리면서 땅으로 꽂히는 현상) 현상이 적으므로 멀미도 적으며 소음이나 진동도 세단이 덜하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반면 낮은 시야와 적재 공간이 적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최근 캠핑족이 늘면서 뒷자석 폴딩이 안 되는 세단으로는 차박을 할 수 없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힙니다.
SUV의 장점과 단점
오랫동안 중산층의 상징으로 인식되어 왔던 세단에 비해 SUV는 실용성과 넉넉한 적재공간으로 빠르게 자동차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또한 넓은 시야 확보에 익숙해지면 세단 운전은 답답해서 못할 정도로 운전이 편하다는 장점도 있지요.
두 번째는 넓은 트렁크에 짐을 많이 실을 수 있으며 가족 단위로 놀러를 가도 매트리스를 설치해 차박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중년층에서는 골프채를 여러 개 실을 수 있다는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바퀴가 크고 높이가 높아서 바닥의 긁힘이 적습니다. 산길이나 험난한 비포장도로를 달릴 때에는 돌이나 이물질들로 인해 차에 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SUV는 바퀴 자체도 높아서 손상의 발생률이 낮은 편이죠.
네 번째는 튼튼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교통사고가 나게 되면 손상도에서 세단과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요. 서론에서 말씀드린 타이거우즈의 예가 바로 그런 것입니다. 물론 모든 SUV가 그런 결과를 낳지는 않으나 일반적으로 더 튼튼한 것은 맞습니다.
단점이라면 첫째, 승차감이 떨어집니다. 세단에 비해 덜컹거림이 심하고 코너링이나 자갈이 많은 곳에서도 떨림이 심합니다. 소형 차라면 더 심하게 떨리지만 중형, 대형으로 갈수록 승차감은 더 좋아집니다.
두 번째는 운동능력이 떨어집니다. 코너링도 불편하지만 전복의 가능성도 있다고 하는데요. 차의 무게중심이 높기 때문에 뒤집힐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타이거우즈의 사고 때도 차량은 전복되었습니다.
세 번째는 트렁크는 넓지만 실내, 특히 뒷좌석은 넓은 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엄밀히 따져 세단보다 뒷좌석 공간이 평균적으로 좁은 편입니다.
마지막으로 세단에 비해 연비가 떨어집니다. 중량이 크다보니 연료가 많이 소모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원리이겠지요.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SUV는 연비를 높이고 있다고 하니 기다려 볼 일입니다.
안전성은 차종보다 운전자의 안전의식
그렇다면 오늘의 주제인 안전성은 어떨까요?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사고 유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일단 차체가 높은 것이 안전도가 높다는 것인데요. 범퍼 자체가 세단보다 높은 위치에 달려 있으므로 두 차가 충돌할 경우에는 SUV가 더 안전하나 차의 무게중심이 높으므로 뒤집힐 가능성은 세단보다 높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종합적으로 살펴본다면 SUV가 좀더 안전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렇게 세단과의 비교에서는 조금 우세할 수 있으나 대형 트레일러나 화물차 등과 비교할 땐 안전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엄밀히 따져 자동차 사고의 근본 원인은 운전자에서부터 출발하므로 차량 종류보다는 운전자의 안전의식이라 할 수 있죠. 따라서 교통 법규를 잘 지키고 과속하지 않는 것이 안전성으로는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