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그 순결한 모국어로 詩를 쓰는 강사
影園 김인희
5월에 당진시 여성 안전 플래너 양성 프로젝트 ‘안전관리사’ 자격 취득 과정 강의 의뢰를 받았다. 수강생들이 자격 취득 후 학교 등 강사로 활동할 계획이라는 정보를 접수하고 고심했다.
내심 ‘유대인의 특별 교육 하브루타’를 들고 강단에 서고 싶었다. 국가교육 백년대계를 위하여 더 높이 바라보고 더 멀리 내다볼 수 있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러나 주최 측에서 ‘상황별 응급처치’를 강의에서 다뤄줄 것을 제안했다. 나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강의 주제를 받아들이고 강의 준비를 했다.
여성 안전플래너 양성 프로젝트
마침 간호학과를 전공하고 119 구급대 시험공부를 하는 빛나는 청년에게 자료를 부탁했다. 인터넷에서 얼마든지 자료를 구할 수 있었지만 강의의 단계를 높이고 싶었다. 청년으로부터 자료를 받은 후 강의록을 만들고 강의할 PPT를 만들었다.
강의 내용이 다소 의학적인 부분이었기 때문에 자칫 지루하고 힘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생활 속에서 상황별로 닥치는 응급 시 대처할 수 있는 절차와 방법을 꼼꼼하게 정리했다. 강의 중간쯤에 주위를 전환할 요량으로 가벼운 퀴즈 삽입하고 강의 끝부분에 심리테스트 자료를 만들어서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자 했다.
한국어, 그 순결한 모국어로 詩를 쓰는 강사, 影園
시간이 물 흐르듯 고요하게 흐르고 강의 날짜가 되었다. 근무지에 당당하게 연차를 신청하고 일일 강사가 되었다. 강의 전날 PPT 자료를 검토하고 USB에 저장했다. 강의 시간에 발표하는 수강생들에게 전달할 선물은 유명한 시집으로 정했다. 덕향문학 편집국장으로서 문학회를 알리고 시인을 꿈꾸는 문학인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행운을 기대하면서 덕향문학지를 챙겼다.
강의록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고 날마다 공부하고 PPT를 넘기면서 예습했다. 강의가 코앞으로 닥치고 공부한 것들을 반영하여 더 알차게 PPT를 만드는 수고를 자처했다. 필자를 믿고 필자를 강사로 천거한 회장님의 배려에 감사를 드리고 싶었고 강의를 잘해서 수강생들에게 감동을 주고 회장님께는 만족을 드리고 싶은 욕심이 날마다 부풀었다.
아침 일찍 강의 준비를 하는데 교육담당 회장님 전화가 왔다. 강의 장소와 시간을 재차 안내하고 강의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설명했다. 회장님의 자상한 목소리를 듣고 교육을 담당하면서 그 책임감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짐작할 수 있었다.
초행길을 자가운전하여 가면서 긴 시간 내내 기도를 했다. 기도문은 아주 짧았다. ‘주님, 오늘 강의를 실수하지 않고 준비한 대로 잘 전달할 수 있게 도와주소서. 강의를 연결해 준 회장님의 체면을 세워드리고 강의 주제를 잘 전달하여 수강생들이 강사로 일할 수 있도록 돕게 하소서.’ 부여에서 당진시로 가는 90분 시간이 소요되는 거리를 자동차로 달려가면서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기도를 읊조렸다.
교육 장소에 도착하여 강의를 잘하리라 믿는다는 응원을 받고 당당하게 강단에 섰다. 교육생들에게 강사로서 시연할 기회를 주고 싶어서 이미지 카드로 마음을 열고 발표하게 했다. 그렇게 강사와 수강생 사이에 놓인 막을 제거하고 따뜻하게 교감하기 시작했다.
강사와 수강생 사이에 놓인 막을 제거하고 따뜻하게 교감하기 시작했다.
강의하면서 긴장의 끈을 단단히 조이고 시계를 주시했다. 강의 내용이 절반 남았을 때 정확하게 시간이 60분 흘렀다는 것을 확인했다. 수강생들과 10분 휴식 후 다시 강의를 시작했다. 간단한 퀴즈를 풀고 선물을 전달하는 짧은 시간이 흐른 후 다시 강의의 맥을 단단하게 움켜쥐었다.
강의 내용이 마지막 부분에 왔을 때 예정된 시간이 5분 남았다. 강의 내용을 마무리하면서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이 처치자의 안전 확보라는 것을 역설했다. 개개인의 안전과 행복이 확보되었을 때 가족과 이웃과 사회의 안전을 지키고 도울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수업을 마무리했다.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이 처치자의 안전 학보다.
간단한 심리테스트로 세 시간 동안 어려운 수업을 들은 수강생들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웠다. 그리고 달란트 중의 하나, <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라는 시낭송을 들려주었다. 강의 시간에 적극적으로 대답하면서 실습하던 수강생들이 잔잔한 배경음악이 흐르니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시낭송에 젖어들었다.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강의실을 나오려는데 “교수님, 시낭송을 잘하시네요. 목소리가 무척 아름다우세요. 제가 학창 시절에 들었던 박인희 시낭송이 생각나서 감동이었어요.”라고 말했다. 강의 시간에 잔잔한 시낭송으로 감동을 주라는 조언을 실천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작별인사를 했다.
학창 시절에 들었던 시낭송 생각이 나서 감동이었어요!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 내게 회장님께서는 나를 위하여 오후 시간을 비워놓았다고 했다. 감읍할 뿐이다. 당진에서 소문난 우렁쌈밥 정식으로 거하게 식사를 했다. 회장님의 인도로 최근에 문을 열었다는 커피숍에 들렀다.
커피숍에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색적인 분위기와 웅장한 크기의 건물이 가히 압도적이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섰을 때 더욱 놀라운 광경이 연속이었다. 건물 내부에는 3층까지 사람들이 웅성웅성 꽉 차 있었다.
이색적인 분위기와 웅장한 크기의 건물이 가히 압도적이었다.
회장님과 카페모카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었다. 카페 안에서 바라보는 밖의 풍경이 이국적이었다. 남태평양의 어느 지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기에 충분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 따스한 정이 흐르고 커피의 달콤한 향기가 퍼지고 있었다. 공적인 분위기에서 탈출하여 지극히 개인적인 사연을 주고받으면서 행복을 나누었다. 당진에서 종횡무진하는 회장님과 부여에서 동분서주하는 강사가 서로 닮았다고 느꼈다.
남태평양의 어느 지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기에 충분했다.
부여로 돌아오는 자동차 안에서 안도의 호흡을 뱉었다. 참으로 감사가 넘쳤다. 지극히 작은 자를 귀히 여기는 회장님의 사랑이 크다. 내가 살아가는 여정에서 그 사랑의 빚을 갚아야할 일이 하나 더 생겼다.
내가 사는 이유를 하나 더 찾았다. 꿈을 꾸는 일이다. 그 꿈의 언저리에서 배회하면서 꿈을 이루는 순간이 환희다. 온몸으로 몸서리치면서 느끼는 전율이 짜릿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