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동자 구도기(求道記)의 연재를 시작합니다.
화엄경에서 입법계품은 전체 80개 품 중에서 1/4이 넘는 21개의 많은 분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입법계품은 선재동자가 보살도(菩薩道)를 배우고 보살도(菩薩道)를 향하여 나아가기 위하여 53 선지식(善知識)을 찾아가는 끝없는 구도기(求道記)입니다.
선재 동자의 구도기를 통하여 우리는 대승 불교가 지향하는 자각의 종교라는 이치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자리이타(自利利他), 자각각타(自覺覺他, 스스로 깨우침으로써 타인을 깨우침)는 대승 불교가 지향하는 염원을 제1의 목표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목표를 추구하기 위하여 등장한 선재 동자는 그 구도기를 통하여 철저히 구도의 과정이 사회적 관계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선재 동자의 구도기를 읽으면서 특별히 주목하여야 할 부분은 우리가 불도를 깨우침에 있어서 재가자와 출가자의 구분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선재 동자가 구도의 여정 가운데서 만나는 선지식들은 재가자와 출가자의 구분이 없는, 양자가 일관되는 체제의 종교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역사적으로 대승불교는 재가자들 사이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솟아난 종교 운동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대승불교는 우리가 일상 생할에서 만나 보게 되는 보편적인 인간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난행도(難行道, 어렵게 달성되는 길, 공부. 이지적 깨우침)와 이행도(易行道, 쉽게 달성되는 길, 염불 신앙)를 두루 포섭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행(行)과 신(信)을 모두 중시하며, 범부(凡夫), 우자(愚者), 약자(弱者), 선지식(善知識)을 구분하지 않고 구원(救援)의 대도(大道) 과정에서 배제(排除)하지 않습니다.
대승불교는 보살 일승(一乘)의 종교입니다. 따라서 성문, 독각, 보살, 삼승의 구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불타에 대한 관념도 다른 종교와는 본질적인 차이가 일어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모든 인간은 보살이요, 부처입니다.
대승불교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인간이 차별이 없는 보살이라는 신념에 있습니다. 보살은 불타와 전혀 차별이 없는 동등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신념의 인간입니다.
화엄경 입법계품에서는 선재라는 동자를 앞세워 먼 길을 떠나는 구도여행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선재 동자를 통하여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디쯤가고 있는지 계속하여 마음 속에 의문을 품고 함께 구도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그 구도 여행의 끝은 그렇게 쉽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오직 부처님처럼 되고 싶은 간절한 마음(菩提), 그리고 어떻게 보살도(菩薩道)를 닦아 가야 하는가, 어떻게 보살행(菩薩行)을 실천하며 성취할 것인가를 사유하면서, 선지식을 공경 공양하면서 믿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선재 동자의 구도 이야기는 우리에게 우리 모두는 이미 본래부터 청정한 성품을 지닌 부처이다. 이것을 굳게 믿고, 함께 모든 이들의 행복을 위해 세상 속으로 나아가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대변하여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선재동자와 함께하는 구도기를 본문의 한문본은 함께 싣지 않고, 한글 본으로만 연재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필요에 일부 부분은 저의 판단에 따라 중간 중간의 일부를 생략하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한문 입법게품 원문과 전체를 참고하시고자 하신 분은 제가 운영하는 불교 아미타불 아미타정토 - Daum 카페 https://cafe.daum.net/jrahn 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마하반야바라밀
혜천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