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nd Of Silence - Simon & Garfunkel
60년대 미국의 전형적인 남부 캘리포니아 중산계급 출신의 모범생인 만 21살의 벤자민(Benjamin Braddock: 더스틴 호프만 분)이 동부의 대학을 갓 졸업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부모와 부모 친구들의 대대적인 환영을 받지만 생각이 많고 수줍음을 타는 성격에다 인생의 입구에 선채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가득차있던 벤자민은 순간의 향락을 좋아하는 미국 중산층을 대변하는 미세스 로빈슨(Mrs. Robinson: 앤 반크로프트 분)의 육체적인 유혹에 빠져든다.
때마침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던 로빈슨 부인의 딸 엘레인(Elaine Robinson: 캐서린 로스 분)이 돌아오고, 로빈슨 부인의 남편은 두 사람의 관계를 알지 못한 채 벤자민에게 엘레인과 사귀어보라고 권한다. 그렇게 벤자민과 엘레인이 점차 가까워지자 로빈슨 부인은 질투에 눈이 멀어 딸에게 자신과 벤자민의 불륜 관계를 폭로하며 이 모두가 벤자민의 강요 때문이었다고 거짓 고백을 한다.
[스포일러] 엄마의 말을 믿은 엘레인은 절망과 분노를 안고 학교로 돌아가버린다. 벤자민은 엘레인의 학교까지 쫓아가 보지만 로빈슨 부인의 끝없는 방해공작으로 엘레인은 냉담한 반응을 보일 뿐이고, 결국 다른 남자와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다. 엘레인의 결혼 소식을 접한 벤자민은 자신에게도 목적이 생겼으며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깨닫고 난생 처음으로 자신을 위한 행동에 나서게 된다. 벤자민은 결국 결혼식장에 들어가 마지막 순간에 사랑하는 여인을 나꿔채어 도망친다.
1963년 발표된 미국의 소설가 찰스 젭(Charles Webb)의 원작 소설 'The GraDute New York 1963'을 무대 출신의 감독 마이클 니콜스가 인생의 입구에 서있는 대학 졸업생에다 초점을 맞춘 청춘 드라마로, 68년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에서 감독상을 수상하였다. 사이몬과 가펑클의 감미로운 멜로리를 적재적소에 삽입하여 효과를 거두었으며, 신선한 연기를 펼친 더스틴 호프만과 캐더린 로스가 스타덤에 오른 작품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가장 유명한 장면인 마지막의 결혼식장에서 신부를 데리고 도망치는 장면은, 이후 다른 수 많은 영화들이 차용했다.
달콤한 청춘영화처럼 포장된 이 영화는 현대를 사는 미국 젊은이들의 고뇌가 깃들어 있는 작품으로 불안한 미래를 앞둔 주인공 벤자민의 방황을 통해 기성세대의 가치관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뉴 아메리칸 시네마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이지 라이더> 등의 뉴 아메리칸 시네마가 사회의 낙오자들을 내세워 반영웅적인 일탈을 통해 젊은이들의 심정을 대변했다면, 이 영화는 동시대의 보편적인 젊은이들, 혹은 보편적인 시각에서 전도가 유망한 젊은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는 순수함을 잃어버린 채 물질적, 육체적 욕망에 충실한 기성세대의 속물근성이 젊은 세대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안겨주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로 데뷔한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두 번째 작품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다. 작은 키에 볼품없는 외모의 무명배우 더스틴 호프만의 등장은 미남미녀만이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신체적 조건의 관습을 깨드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더스틴 호프만을 일약 헐리웃의 스타로 등극시켰다. 이 영화는 더스틴 호프만의 희극적인 표정과 몸짓, 밴크로포드의 중후한 연기와 캐서린 로스의 청초한 매력, 여기에 주인공들의 심리적인 상황을 적절하게 잡아내는 독특한 카메라 기법과 짧으면서도 산뜻한 대사들이 어우러져 60년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남아있다. (EBS 영화팀)
시적인 노랫말과 방황하는 청춘 세대의 불투명함을 잘 나타내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은 이 영화는 특히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반까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듀엣 '사이먼 엔 가펑클'의 음악으로도 유명하다. "미세스 로빈슨", "스카보로의 추억",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 등의 주옥같은 노래들이 삽입되어 영화의 격을 높여주고 있다. 일류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벤자민, 아버지의 생일 선물인 잠수장비를 걸치고 실내 풀장이라는 폐쇄된 공간에 들어가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벤지민의 마음을 대신하는 듯 "Sound Of Silence"가 흘러나와 벤자민의 마음을 노래로 표현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