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손가락 김옥춘 두렵니? 응! 뭐가? 마음이 자꾸 나와! 마음에 자물쇠 채워줄까? 응! 손가락에도 채워 줘! 왜? 손가락이 자꾸 말을 해! 2003.2.10 | 네게 주고 싶은 것 김옥춘 내가 네게 주고 싶은 것은 매일 아침 향기로운 커피 한 잔 내가 진짜로 주고 싶은 것은 커피가 아닌 향기로운 하루야! 내가 네게 주고 싶은 것은 하루 세끼 정갈한 밥상 내가 진짜로 주고 싶은 것은 맛있는 음식이 아닌 건강과 존경이야! 내가 네게 주고 싶은 것은 매일 아침 바싹 마른 속옷과 양말 그리고 편안하고 멋진 옷 한 벌 내가 진짜로 주고 싶은 것은 깨끗하고 멋진 옷이 아닌 하루의 건강과 하루의 상쾌함이야! 내가 네게 주고 싶은 것은 매 순간 사랑한다는 말 내가 진짜로 주고 싶은 것은 나의 사랑이 아닌 누구에게나 언제나 사랑받는 너의 하루야! 내가 네게 주고 싶은 것은 매일 밤 팔베개 내가 진짜로 네게 주고 싶은 것은 팔베개로 주는 휴식이 아닌 너의 수고로움으로 빛났을 하루에서 얻어지는 행복감이야! 내가 네게 주고 싶은 것은 장미꽃 한 바구니 내가 진짜로 네게 주고 싶은 것은 많은 장미가 아닌 풍요롭고 고운 미소를 만들어내는 편안하고 기쁜 하루야! 오늘 하루도 기쁘고 풍요롭고 향기롭고 존경받고 건강하고 상쾌하고 사랑받고 행복하길 내 손으로 내 미소로 내 몸으로 기도를 한다. 2004.2.7 |
겁보의 사랑 김옥춘 지금만 함께이면 되는데 겁보는 평생 행복하지 못할까 봐 미리 걱정을 한다. 지금만 사랑하면 되는데 겁보는 살다가 사랑이 변할까 봐 미리 걱정을 한다. 지금만 웃으면 되는데 겁보는 내일을 위해서 오늘 화를 내고 찡그린다. 겁보는 사랑하는 사람 옆에 있어도 겁만 내다가 이별을 한다. 너와 나는 겁보다. 2004.2.11 | 발렌타인데이 김옥춘 달콤함이 너를 닮았어. 부드러움이 너를 닮았어. 따뜻함이 너를 닮았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게 너를 닮았어. 초콜릿 받아줄 거지? 내 맘속엔 온통 너뿐이야. 그래서 너를 닮은 초콜릿으로 내 마음을 전한다. 사랑해! 그리고 언제나 행복하길 바란다. 2004.2.13 |
산 김옥춘 내게 너만 한 친구 있을까? 언제 찾아가도 거기 그대로 있어 주는 너 네가 있어 난 언제나 행복하다. 내게 너만 한 친구 있을까? 어떤 고민을 가져가도 스스로 마음 비울 수 있게 견딜 만큼의 고통을 준비하는 너 네게 다녀온 지금 난 평화롭다. 내게 너만 한 친구 있을까? 내 몸 구석구석 독을 다 빼내고 맑은 기로 채워주는 너 너와 함께한 날들만큼 겸손과 감사의 마음을 배운다. 내게 너만 한 친구 있을까? 언제나 거기 가면 언제나 같은 모습인 듯 다른 표정으로 아름다움을 창조해 놓는 너 네게 갈 계획들로 잠을 설칠 내일도 난 행복할 것이다. 2004.2.16(15일 민주지산에 다녀와서) | 2월에 봄비가 내리면 김옥춘 2월에 봄비가 내리면 산마루엔 포근하게 나뭇가지마다 눈이 쌓인다. 2월에 봄비가 내리면 산마루엔 내 마음의 그리움처럼 소리 없이 눈이 쌓인다. 2월에 봄비가 내리면 설레임으로 그리움으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 마음은 산마루에 가 있다. 2월에 봄비가 내리면 산마루엔 그리움이 내린다. 그리움이 쌓인다. 2004.2.21 |
봄비 내린 날 눈꽃이 피었다. 김옥춘 솜일까? 솜사탕일까? 포근할 것만 같고 사르르 녹을 것만 같았다. 나뭇잎 떠난 뒤 찬바람에 하늘을 휘저으며 울던 나뭇가지에 하얗게 포근한 모양으로 눈이 쌓였다. 초록이 숨 거두고 난 뒤 내 가슴처럼 말라버린 풀잎에도 하얗게 사랑스러운 모양으로 눈이 쌓였다. 솜일까? 솜사탕일까? 하얗게 쌓인 모양이 신기해서 하얗게 쌓인 모양이 꽃보다 아름다워서 눈꽃이라 부르나 보다 여린 눈꽃 질까 봐 바람도 쉬어 가고 산새도 노래를 멈추었다. 눈 내리는 가느다란 소리만 커다랗게 산을 채우고 하늘을 울렸다. 산 아래 봄비 내리는 날 산 위엔 하얗게 눈꽃이 피었다. 어린 시절에 보았던 눈꽃의 아름다움이 신기하게도 그대로이기에 아름다움을 느끼는 마음 신기하게도 그대로이기에 나그네는 어린 시절 달콤하게 사르르 녹던 솜사탕 같은 마음으로 눈꽃에 녹아내렸다. 2004.2.23(22일 백덕산에 다녀와서) | 웃어줄래? 김옥춘 웃어줄래? 난 네가 웃는 게 좋아 네가 행복한 것 같아서 좋아! 웃어줄래? 난 네가 웃어야 기분이 좋아 네가 웃어야 행복해져! 웃어줄래? 넌 웃을 때 가장 사랑스러워 널 더 많이 사랑하고 싶어! 웃어줄래? 네가 웃지 않으면 난 웃을 수가 없어 난 아마도 너의 거울인가 봐! 웃어줄래? 나를 위해 그리고 너를 위해. 2004.2.27 |
정들면 그리워질 당신이여 김옥춘 보고 또 보면 정이 들지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정이 들어버리지요. 듣고 또 들으면 익숙해지지요 바람 그치면 그때야 바람 소리 컸구나! 그리 느껴지지요. 그렇게 익숙해지지요 보다가 안 보면 궁금해지지요 그러다 잊히지만 다시 만나면 보고 싶었던 것처럼 반갑지요. 정말 보고 싶었던 거지요. 정들면 보고 싶어지는 거랍니다. 듣다가 듣지 않으면 허전해 지지요. 그러다 잊히지만 다시 들으면 기다린 것처럼 흥이 나지요. 그래서 서러운 가락에도 춤을 춘답니다. 익숙해지면 흥이 나는 거랍니다. 보고 또 봐도 자꾸 바라보고 싶은 그대여 듣고 또 들어도 자꾸 듣고 싶은 말을 당신께 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2005.2.4 | 명절엔 화가 납니다. 김옥춘 명절에 화가 나면 물가가 높아서라고 생각합니다. 명절에 화가 나면 나만 일해서라고 생각합니다. 명절에 화가 나면 나만 돈 써서라고 생각합니다. 명절에 화가 나면 내 마음이 좁아서라고 생각합니다. 명절에 화가 나면 나만 가난해서라고 생각합니다. 명절에 화가 나면 명절 음식 다 없어지도록 풀리지 않습니다. 표시 없이 써진 돈 갚으라는 카드 청구서에 답장할 때까지 풀리지 않습니다. 명절엔 화가 납니다. 물가에 화나고 빈 지갑에 화나고 화기를 느끼는 내 속이 너무 좁은 것 같아 화가 납니다. 2005.2.8 |
오늘은 취하고 싶네 김옥춘 오늘은 취하고 싶네! 한 잔 술에 취해 세상 빙그르르 돌려서 바라보고 싶네! 오늘은 취하고 싶네! 한 잔 커피 향기에 취해 세상 눈 감고 바라보고 싶네! 오늘은 취하고 싶네! 그대 향기에 취해 세상 잊은 채로 바라보고 싶네! 오늘은 취해야 하네! 가슴에 차오른 서러움이 커 취해야 하네! 오늘은 취해야 하네! 가슴에 차오른 그리움이 커 취해야 하네! 2005.2.8 | 어머니의 배웅 김옥춘 명절에 다녀가는 자식의 뒷모습은 쓸쓸하다 어머니 마음 쓸쓸한 만큼 쓸쓸하다 명절에 다녀가는 자식의 뒷모습은 무겁다. 어머니 늙어 기운 잃은 만큼 무겁다. 명절에 다녀가는 자식의 뒷모습은 가슴 아프다. 어머니 사랑 깊은 만큼 가슴 아프다. 어여 가라 어여 가라 손을 밀어내며 하는 어머니의 배웅에는 어서 와라 어서 와라 어머니의 기다림의 마음이 있다. 2005.2.10 |
전엔 몰랐습니다. 김옥춘 전엔 몰랐습니다. 배낭은 대신 메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낭은 생명의 보따리이기에 무거운 것은 덜어주어도 물과 비상식과 여벌 옷은 늘 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에 몰랐습니다. 산에서 소리를 질러야 할 때는 구조를 요청할 때뿐이라는 것을 특히 등산객이 많은 우리나라의 산에선 등산로에서 뱀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동물들이 겁에 질려 있어 짝짓기도 못 할 정도라는 것을 전엔 몰랐습니다. 산에서는 생명수를 함부로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최소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비상식과 장비들은 늘 스스로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것을 전엔 몰랐습니다. 산에서는 깍꿍놀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산에서는 깍꿍놀이로도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전엔 몰랐습니다. 산에서는 특히 비탈진 곳에서는 서로 간격을 두고 걸어야 안전하다는 것을 그리고 아무 때나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아무 때나 밀어주는 게 아니라는 것을 전엔 몰랐습니다. 산엔 놀러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즐겁기 위해 가기보다는 나 자신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아름다운 자연의 일부로 돌아가기 위해 땀 흘리고 숨 몰아쉬다 보면 마음의 평화를 얻고 감사하는 마음 가득 담긴다는 것을 전엔 몰랐습니다. 산에 그렇게 많은 쓰레기가 있다는 것을 산에 그렇게 다양한 쓰레기가 있다는 것을 전엔 몰랐습니다. 과일 껍질도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밥을 해 먹는 것보다 도시락을 싸 가는 것이 더 산을 사랑하는 산사람다운 것이라는 것을 산에 다니기 전엔 정말 몰랐습니다. 산을 사랑해서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산에서도 정체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을 산에서도 질서와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산사랑으로 산이 아파한다는 것을 2005.2.25 | 내 하루의 소망 김옥춘 고된 삶 중에 오늘 하루 당신의 위로가 되고 싶습니다. 고된 삶 중에 오늘 하루 당신의 휴식이 되고 싶습니다. 외로운 삶 중에 오늘 하루 당신의 미소가 되고 싶습니다. 외로운 삶 중에 오늘 하루 당신의 기쁨이 되고 싶습니다. 당신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2006.2.24 |
삶 김옥춘 높고 험하기에 산 오를만하더라. 고단하고 힘겹기에 인생 살아볼 만하더라. 높을수록 용기가 솟고 고단할수록 의지가 굳더라. 무겁다고 두고 가지 않는 것이 삶이더라. 힘들다고 주저앉지 않는 것이 삶이더라. 2006.2.24 | 자식 김옥춘 평생 짐이라 했소? 평생 아픔이라 했소? 무자식 상팔자라 했소? 삶이란 무거울수록 축복 아니겠소? 자식이란 사는 동안 가장 큰 축복이라오. 2006.2.24 . |
선물 김옥춘 복 받으라고 복 쌓으라고 말하고 싶어서 그래서 사랑받으라고 사랑하라고 말하고 싶어서 그래서 힘들잖아 산다는 게 외롭잖아 사랑한다는 게 그래서 꿈이라도 휴식이라도 잠이라도 달콤하고 행복해야지 그래서 말하고 싶어서 축복의 말 기도하고 싶어서 행복한 삶 그래서 말이 기도지만 기도하는 마음으로 말하지만 내 마음의 기도 보여주고 싶어서 그래서 2007.2.12 | 욕 김옥춘 온종일 무시당하고 온종일 멸시당하고 온종일 참기만 하고 온종일 이를 악물어 입을 닫기만 하고 온종일 억울해도 온종일 분해도 온종일 허리 아프게 일을 하고 온종일 가슴 아프게 일을 하고 그렇게 하루가 가면 숨 고를 때마다 욕이 나오더라. 그렇게 하루가 가면 낯설고 어색해도 욕을 하고 있더라. 내가 무시당하고 살 일이 아니더라. 억울하게 살 일이 아니더라. 입만 거칠어지는 게 아니더라. 무시하면서 살 일이 아니더라. 억울하게 만들 일이 아니더라. 말이란 입에서 나오는 말이란 맑고 고와야 하더라. 2007.2.15 |
제기 김옥춘 맞다 맞아 제기는 예기다. 존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받침을 높인 것이리라. 맞다 맞아 제기는 우주다 섭리를 거스르지 않는 경건함이 둥근 해와 달을 닮게 했으리라. 맞다 맞아 제기는 내 어머니 마음이다. 정갈함이 엄숙함이 정성이 간절함이 존경과 사랑이 기도가 내 어머니 마음과 꼭 닮았다. 맞다 맞아 제기는 섬김이다. 자식을 존귀하게 여기는 내 어머니의 마음이 조상을 존귀하게 여기는 내 어머니의 마음이 받침을 높인 것이리라. 2007.2.17 | 일을 하면서 김옥춘 일을 하면서 사람들에게서 내 마음을 엿본다. 사랑받고 싶은 맘 사랑하고 싶은 맘 일을 하면서 사람들에게서 나를 본다. 아름답고 고운 모습 때로는 부끄러운 모습 오늘도 일을 한다. 오늘도 내 모습을 본다. 내 맘을 엿본다. 가슴이 찡하다. 2009.2.17 |
행복한 나이 중년 김옥춘 똑같아 어제와 오늘 달라진 게 없어. 너무나 달라 40년 전과 오늘 너무나 달라. 똑같아 어제와 오늘 새로워진 게 없어 너무나 달라 40년 전과 오늘 모든 게 새로워. 매일 똑같이 살았지만 매일 달라진 거야 매일 새로워진 거야. 매일 가난하게 살았지만 매일 누린 게 너무나 많은 거야 매일 얻은 게 너무나 많은 거야. 사랑해 어제와 똑같이 변함없이 사실은 사실은 어제보다 더 많이 어제보다 더 소중하게 어제보다 더 깊이 존경하고 사랑하고 있어 너를 그리고 나를 알고 있지? 알고 있지?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이 행복해야 한다는 거 그래야 한다는 거 그럴 수 있다는 거 태어난 것만으로도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걸 가슴 깊이 느끼는 나이가 중년이야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행복하자 중년이니까 2009.2.17 | 아들과 딸들에게 하고 싶은 말 김옥춘 오늘 많이 행복해라 오늘만이 아닌 더 많은 날 행복해라 평생 행복해라 행복이라는 말 안에는 함께라는 말이 들어 있다. 함께 행복한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행복이라는 말 안에는 사랑이라는 말이 들어 있다. 서로 사랑할 때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 행복이라는 말 안에는 아름다운 인생이라는 말이 들어 있다. 행복이라는 말 안에는 존경과 감사라는 말이 들어 있다. 오늘 많이 행복해라 오늘만이 아닌 더 많은 날 행복해라 평생 행복해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늘 너의 행복이었다. 때때로 잔소리로 들렸겠지만 사랑한다. 네가 행복하면 난 더 많이 행복하다. 2009.2.22 |
흰 머리카락 김옥춘 흰 머리카락까지도 아까워서 못 뽑는다. 이제는 흰 머리카락도 너무나 소중하다. 이제는 머리카락 한 올까지도 귀한 게 나였다. 털끝 하나까지도 귀하지 않은 게 없는 나임을 잊지 말자. 사랑하자. 나! 내 인생! 2010.2.2 | 그래서 사랑은 김옥춘 세월은 본디 거짓말 같은 거야! 그래서 세월은 절대로 거짓말 안 해! 그래서 세월은 무서운 거야! 사랑은 본디 숨바꼭질 같은 거야! 그래서 사랑은 꼭 찾아야 하는 거야! 그래서 사랑은 지켜야 하는 거야! 2010.2.4 |
거짓말 같아도 김옥춘 곧 알게 될 거야 오늘이 이미 봄이었다는 것을 내가 꽃이 피고 새가 울고 나비가 꽃에 앉으면 이미 봄은 가고 있을 거야! 알면서도 믿기지 않는 게 세월이야! 우리를 기다리게 만드는 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믿음이야! 곧 알게 될 거야 네가 나의 사랑이었다는 것을 내가 자꾸 웃음이 나오고 자꾸 가슴이 아파오고 네 걱정이 내 걱정보다 커지면 이미 사랑은 깊어 병이 되었을 거야! 아파도 행복한 게 사랑이야! 너를 사랑하게 하는 건 나에 대한 나의 믿음과 자신감이야! 2010.2.9 | 봄비가 김옥춘 속속속 쇽쇽쇽 꼭꼭꼭 언 땅 녹이고 마른 땅 적시고 생명력 채운다. 종일 대청소를 하듯 꼼꼼하게 내린다. 종일 대 정비를 하듯 촘촘하게 내린다. 속속속 쇽쇽쇽 꼭꼭꼭 솜씨 한번 참하다. 2010.2.9 |
믿는다. 김옥춘 네가 군인이 된 날 봄비가 왔다. 네가 군인이 된 다음 날도 봄비가 왔다. 네가 군인이 된 다음다음 날 봄눈이 왔다. 손발 시려도 된다. 손발 얼리지는 마라. 고생해도 된다. 골병들지는 마라. 네가 군인이 되었다고 비도 내리고 눈도 내리고 야단법석이다. 하늘의 축하라고 생각하자.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사랑하고 사랑받아라. 건강하고 행복해라. 믿는다. 사랑한다. 2010.2.12 | 군인이 된 너에게 김옥춘 교육과 훈련은 너의 몸을 건강하게 하고 너의 정신을 강하게 하는 귀하고 값진 선물이다. 감사해라. 집중해서 안전사고가 없도록 해라. 전쟁터에선 살아남아야 한다. 군대에선 살아남는 법을 익혀야 한다. 이겨야 살아남는 법이다. 너 자신을 이겨내고 환경과 상황을 이겨내고 임무 수행을 잘해라. 넌 지킬 것이 많은 미래의 아버지다. 오늘 받는 교육이 지겨워도 감사해야 하는 이유다. 오늘 받는 훈련이 아무리 힘들어도 감사해야 하는 이유다. 넌 지금 대한민국을 지키고 있는 늠름한 국군이다. 고맙다. 오늘도 날 지켜줘서 사랑한다. 믿는다. 2010.2.18 |
부럽습니다. 김옥춘 축하합니다. 이십여 년 전에 아들을 낳으셨군요. 축하합니다. 아들을 건강하게 잘 키우셨군요. 축하합니다. 아들이 대한민국의 군인이 되었군요. 참 많이 부럽습니다. 아들이 있는 당신이 부모의 가슴으로 사는 당신이 아들 군대 보내고 하는 당신의 걱정까지도 참 많이 부럽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감사합니다. 당신의 아들이 대한민국을 나를 지키고 있네요. 잘 이겨내고 더욱 멋진 아들이 되어 돌아올 것을 믿습니다. 군 복무 중에도 건강하고 행복하라고 함께 기도합니다. 함께 응원합니다. 2010.2.19 | 성년이 된 너에게 김옥춘 너를 사랑해라. 너를 사랑하는 일이 나라를 사랑하는 일이다. 사랑을 해라.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 또한 민족과 겨레를 사랑하는 일이다. 가족을 사랑해라. 가족을 사랑하는 일이 전통과 문화를 사랑하는 일이다. 사람을 사랑해라. 사람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 인류를 사랑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리고 너의 오늘 하루를 사랑해라. 너의 오늘 하루를 사랑하는 것이 네 인생을 사랑하는 것이다. 네 삶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다. 사랑을 해라.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사람이 보다 강한 법이다. 20대는 인생에서 전성기다. 그러니까 오늘 하루가 네 삶의 최고의 순간들이다. 잊지 마라. 이제는 하루하루가 네 삶의 절정이다. 사랑을 해라. 네 삶의 절정 오늘이 행복해질 것이다. 네가 사는 세상이 아름다워질 것이다. 2010.2.19 |
군인이 된 그대에게 김옥춘 우리 모두 제 할 일을 제대로 해낼 때 훌륭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대는 훌륭한 대한민국의 국군입니다. 그대는 20대의 귀한 시간 오늘을 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나를 지키기 위해 온전히 내놓았습니다. 그대에게 박수와 응원을 보냅니다. 고맙습니다. 믿습니다. 사랑합니다. 2010.2.24 | 아들과 딸들에게 김옥춘 오늘 행복하지 않으면 어쩌면 평생 행복하지 못할지도 모를 일이다. 오늘 행복하면 어쩌면 평생 행복할지도 모를 일이다. 오늘 하루 행복해라. 오늘 하루에서 행복을 찾아라. 오늘 나 자신에게서 행복을 찾아라. 오늘 나 자신을 스스로 축복해라. 매 순간 나 자신에게 수고했다고 잘 해냈다고 칭찬해라. 오늘 행복하지 않으면 평생 행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오늘 행복하면 평생 행복할 수도 있다. 오늘 지금 행복해라. 오늘 지금 사랑해라. 사랑하면 나의 하루에서 행복을 찾기가 쉬워진다. 아들아! 딸아! 사랑한다. 네가 있어서 난 날마다 행복했다. 2010.2.24 |
아들이 훈련병이 되면 김옥춘 아들을 군대에 보내면 날씨는 얄궂어진다. 아들을 군대에 보내면 날씨에 가슴 아프고 온도에 가슴이 아프다. 아들을 군대에 보내면 아들보다 더 겁먹는다. 이겨낼 만큼 강해질 만큼 필요한 만큼인데 잘해낼 거라 믿으면서도 아들을 군대에 보내면 종일 아들 사진 기다린다. 사진 찍으러 군대 간 거 아닌데 군복 모델 하러 군대 간 거 아닌데 훈련을 잘 받고 있는 아들이 정말 고마운데 사진에 안 찍힌 날은 아들에게 서운하다. 아들을 군대에 보내면 인터넷 게시판에 편지를 쓴다.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 부탁하고 싶었던 말 사랑한다는 말 믿는다는 말 보고 싶다는 말 자랑스럽다는 말 응원한다는 말을 아낌없이 전한다. 2010.2.24 | 명절 스트레스 김옥춘 시기하지 마세요. 내 사랑의 가족이 싫은 게 아니랍니다. 내가 싫은 거랍니다. 부모님께 내 사랑의 부모님께 마음껏 드릴 수 없는 현실이 싫고 속상한 것입니다. 우리의 사랑을 명절 스트레스라고 매도하지 마세요. 일 혼자 다 하는 것 두렵지 않습니다. 일 좀 더 하는 것 기쁩니다. 내 몸을 움직여 내 가족이 편안할 수 있다면 내 가족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이미 우리에겐 일이 아닙니다. 행복일 뿐입니다. 자식 입에 맛있는 것 들어갈 때가 가장 행복한 우리인데 자식이 행복한 게 우리의 행복인데 부모님의 은혜 내 사랑의 부모님의 은혜 다 갚을 수는 없어도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은 게 우리인데 그래서 늘 가슴이 짠하고 아픈데 더 드리지 못하는 정성 더 주지 못하는 사랑 조롱하지 마세요. 일 혼자 다 하는 것 두렵지 않습니다. 일 좀 더 하는 것 기쁩니다. 내 몸을 움직여 내 가족이 편안할 수 있다면 내 가족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이미 우리에겐 일이 아닙니다. 행복일 뿐입니다. 가족은 사랑이고 행복입니다. 가족이 모이는 명절은 사랑을 보여주는 행복한 날입니다. 행복해야 하는 날입니다. 몸을 움직이면 건강해집니다. 가족을 위해 몸을 움직이면 행복하게 건강해집니다. 명절은 행복하게 건강해지는 아주 아름다운 날입니다. 단지 돈이 좀 모자라서 속이 상하고 내가 조금 미울 뿐입니다. 우리 모두 부자 되어서 마음껏 드릴 수 있는 명절이 되길 매일이 되길 기도합니다. 2011.2.1 |
눈물 김옥춘 울었어요. 오랜만에 눈물이 뜨거웠어요. 콧물에 흐느낌까지 한참 울었어요. 또다시 눈물이 흐르네요. 왼쪽 눈을 핑그르르 돌아 어물어물 주르륵 똑 차례를 기다린 것처럼 오른쪽 눈을 핑그르르 돌아 어물어물 주르륵 똑 양쪽 무릎이 차갑네요. 어느 순간 대롱대롱 턱이 차갑네요. 울었어요. 가슴에 있을 때 눈물은 폭발물 같았어요. 터질 것 같았어요. 눈에 있을 때 눈물은 뜨거웠어요. 눈알이 빨개질 정도로 밖으로 나온 눈물은 차가웠어요. 그리고 서둘러 떠났어요. 울었어요. 오랜만에 한참 울었어요. 뜨거운 눈에 대한 기억이 차가운 볼에 대한 기억이 아직 남아있어요. 눈물은 눈을 통해 나오는 내 가슴일까요? 말이 입을 통해 나오는 내 가슴인 것처럼 2011.2.11 | 오늘 봄비가 왔다. 김옥춘 또옥 또옥 또닥 또닥 봄비가 창밖에서 이중창 밖에서 용하게도 아침잠을 깨웠다. 아침이라고 봄비 내리는 아침이라고 또옥 또옥 또닥 또닥 봄비가 창 밖에서 이중창 밖에서 용하게도 날 불러냈다. 반갑다고 손 내밀라고 슈웅 휘잉 바람이 얌전하지 않았다. 내 손을 봄비를 밀쳐내고 흔들었다. 봄을 시샘하는 겨울이 어디엔가 있나 보다. 바람결에 바람결 어디엔가 시샘하는 바람을 적셔 깔고 자동차들이 달린다. 부우우우웅 츄우우우웅 봄이다! 봄이다! 봄이 왔다. 봄비를 뿌려 길을 내고 봄이 왔다. 봄이 오늘 내게로 왔다. 봄비가 오늘 내게로 왔다. 이젠 내가 봄이다. 바람이 봄인 것처럼 햇살이 봄인 것처럼 내가 네 가슴을 채운 사랑인 것처럼 2011.2.28 |
사랑하는 방법 김옥춘 고개 끄덕일 때 공감할 때 박장대소하더라. 웃음을 주고 싶다면 진지해야 하더라. 정성을 다할 때 거짓이 없을 때 선한 일일 때 감동하더라. 감동을 주고 싶다면 나쁜 마음을 갖지 말아야 하더라. 네가 날 귀하게 여길 때 내가 하는 일이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될 때 행복하더라. 행복을 주고 싶다면 귀하게 대접하고 하는 일을 응원해야 하더라. 주고 싶은 게 많은 게 사랑이더라. 주고 싶어서 일하게 되고 배려하게 되고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게 되더라. 나 네게 주고 싶은 게 많더라. 항상 나 살면서 매사에 진솔해야 하는 거더라. 너를 사랑하기 위해 나의 행복을 위해 2012.2.1 | 사랑합니다 김옥춘 사랑합니다. 당신은 내 삶의 햇살이었습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은 내 삶 전부였습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은 내 삶의 힘이었습니다. 당신 등이 보이고 스위치를 내린 것처럼 세상은 아름다움을 잃었습니다. 세상은 온기를 잃었습니다. 세상은 중심을 잃었습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은 꺼진 세상에서도 여전히 바라볼 수밖에 없는 나의 사랑입니다. 2012.2.5 |
정월 대보름 기도 김옥춘 온갖 곡식으로 밥을 짓고 온갖 나물을 무치고 부럼을 깨문 선조님의 그 맘으로 일 년을 살겠습니다. 골고루 먹기 위해 애쓰겠습니다. 더위를 팔고 지신을 밟고 쥐를 쫓던 선조님의 그 맘으로 일 년을 살겠습니다. 내가 먼저 말을 걸고 건강을 위해 많이 움직이고 일을 정성으로 하겠습니다. 풍속으로 남아 있는 선조님의 마음으로 추억으로 남아 있는 부모님의 마음으로 다짐과 기도가 함께인 내 마음으로 정월 대보름을 맞습니다. 기도를 올립니다. 세상 사람 모두가 끼니 걱정 없게 하소서! 세상 사람 모두가 건강하게 하소서! 세상 사람 모두가 우애 있게 하소서! 세상 사람 모두에게 보람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주소서! 2012.2.6 | 나에게 하는 부탁 김옥춘 함부로 비난하지 말자 내가 보기엔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나 누구에겐 가는 전부이고 최선이었을 것이다. 억지로 칭찬하지 말자 잘못된 것은 누구보다 본인이 더 잘 안다. 억지 칭찬은 조롱이 되기 쉽다. 응원하고 안아주고 기다려주고 들어주고 웃어주자.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내 엄마 맘으로 살자. 종교의 가르침보다 위대한 내 엄마 맘으로 살자. 2012.2.16 |
누군가의 눈물을 보면서 김옥춘 외롭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겠어? 아프지 않은 가슴이 어디 있겠어? 사는 게 다 달라도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지. 외롭지 않은 가슴이 어디 있겠어? 아프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겠어? 외롭고 쓸쓸한 게 인생인 걸 쓸쓸해서 아파서 사랑하고 행복해야 하는 게 인생인 걸. 사람들 가슴에 박힌 아픔이 외로움이 보석이 되었으면 좋겠어. 인생을 빛나게 했으면 좋겠어. 누군가의 눈물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 2012.2.16 | 묻지 마! 김옥춘 왜 물어? 대답해도 믿지도 않으면서 왜 물어? 네 믿음대로 믿을 거면서 내 대답 상관없으면서 묻지 마! 의심할 거면 믿을 거 아니라면 묻지 마! 2012.2.16 |
웃기고 싶니? 김옥춘 웃자고 남을 헐뜯으면 안 되지. 웃자고 남을 깎아내리면 안 되지 웃자고 남의 약점을 들추면 안 되지 웃자고 욕을 하면 안 되지 웃자고 남을 괴롭히면 안 되지 웃기지 않아도 돼! 웃지 않아도 돼! 웃기는 것보다 사람 존중이 먼저야! 2012.2.16 | 이별 앞에서 김옥춘 사랑을 끝낸 너는 자폐증처럼 눈을 피하고 정서 장애처럼 뿌리치고 달아나고 실어증처럼 말문을 닫고 길 잃은 사람처럼 내게로 오는 길을 잃었다. 나는 아직 사랑을 끝낼 수가 없다. 눈을 맞추고 말을 건네고 오직 네게로만 간다. 아직은 내 인생에서 사랑을 너를 빼고 싶지 않다. 미안하다. 2012.2.16 |
푹 잡시다. 김옥춘 내일 아침 당신의 손에 사람의 목숨이 달려있다면 세상의 안전이 달려있다면 당신은 오늘 밤 과음하면 안 됩니다. 푹 자야 합니다. 내일 아침 당신의 손에 사람의 목숨이 달려있다면 세상의 안전이 달려있다면 당신은 오늘 밤을 새우면 안 됩니다. 푹 자야 합니다. 오늘 밤 우리는 푹 자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일을 위해 가족을 위해 안전을 위해 생명을 위해 건강을 위해 오늘 밤 우리 푹 잡시다. 2012.2.16 | 하지 말자 김옥춘 왜 떠났느냐고 묻지 말자. 어떻게 사랑이 변하느냐고 묻지 말자. 왜냐고 묻지 말자. 돌아오라고 하지 말자. 기다린다고 하지 말자. 사랑한다고 하지 말자. 내가 아직 사랑한다고 너도 지금 사랑하라고 하지 말자. 그냥 그냥 기다리자. 돌아올 때까지 2012.2.16 |
갱년기에 맞이하는 봄 김옥춘 고맙다. 움트는 싹 메시지다. 따뜻하다. 그렇다. 지금이 내 삶의 봄이다. 내 남은 삶 중에 고맙다. 피어나는 꽃 약속이다. 미덥다. 그렇다. 지금이 내 삶의 절정이다. 내 남은 삶 중에 고맙다. 날아다니는 벌과 나비 희망이다. 간절하다. 그렇다. 가장 능숙하게 일하고 정성을 다해 사랑할 때다. 내가 살아온 날 중에 지금이 다시 되돌려 살 수 없는 인생에서 다시 피는 잎이 다시 피는 꽃이 힘내라고 말한다. 웃으라고 말한다. 지금이 봄이라고 내 남은 인생에서 고맙다. 정말 2013.2.27 | 기다림 김옥춘 돌아오지 않아도 돼! 나의 기다림보다 너의 행복이 우선이니까! 나의 아픔보다 너의 행복이 우선이니까! 나 오늘까지만 내일까지만 너 기다린다. 나 오늘까지만 내일까지만 너 사랑한다. 돌아오지 않아도 돼! 행복하기만 하면 돼! 2014.2.28 |
초인종 김옥춘 삐리리리릭 쿵쾅 콩콩 두근두근 널 거야! 웃고 있을 거야! 바람이었나? 아무도 없네? 초인종 누르기가 일인지 앞집 초인종을 누르고 부지런히 옆집으로 가는 이가 보인다. 삐리리리릭 아닐 거야! 웃고 있는 네가 아닐 거야! 초인종 누르기가 일인 바람 같은 사람이 지나가는 걸 거야! 그래도 작은 창에서 난 널 찾는다. 없는 널 있는데 보지 못한 것처럼 찾고 찾는다. 2014.2.28 | 석성산이 좋다 김옥춘 석성산이 좋다. 가까워서 높지 않아서 나무와 풀이 많아서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는 산이어서 딱따구리가 살고 있어서 내가 고맙다. 석성산 가까이 살아서 가끔이라도 석성산을 오르고 작은 풀꽃에도 눈 맞추는 나여서 숲이 아름답다고 감탄하는 나여서 딱따구리가 이웃인 게 기분 좋은 나여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석성산이 좋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석성산을 좋아하는 내가 좋다. 나는 석성산 이웃이다. 딱따구리와 이웃이다. 나도 가끔 산이 된다. 산을 걷는 동안은 나도 산이다. 석성산이 좋다! 참 좋다! 내가 좋다! 내가 참 좋다! 2015. 2.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