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서유기 [제51회]고로장의 데릴사위 저팔계[2]
"그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요. 밤이 되면 바로 결판이 날것이요.'
오공의 장담에 태공은 좋아서 식탁을 딱는다, 의자를 가져다 놓은다 하며
분주하게 저녁을 차렸다. 식사가 끝나고 어슬어슬 해가 지자 노인은 오공에게 물었다.
"병기는 어떤 것을 쓰려하오? 사람은 몇이나 쓰고 일찌 감치 준비를 해야지요."
"병기는 나한테 있소!" 오공이 대답하자 노인은 의아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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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분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저 석장 뿐인데 저런석장을 어떻게 요괴를 칠수 있겠습니까?"
오공은 귀에서 바늘을 꺼내서 손으로 비비고 나서 바람부는 쪽에다 한번 흔들었다
바늘이 사발만한 여의봉이 되자 노인을 보고 말했다.
"자 보시요 이 여의봉을 당신의 집에 있는 병기와 비교하면 어떻소?
이것이면 요괴를 칠만 하지요?"
"병기는 가지고 계시지만 사람을 써야 하겠지요.?"
"필요없소! 그저 나이가 진득하고 덕망있는 사람을 모셔다가 우리 스승님의 말벗이나
해주셨으면 좋겠소. 그래야 내가 안심하고 갈수가 있소. 그 사이 난 그요괴를 잡아다가
여러분앞에 자백을 받고 화근을 없에지요."
노인은 하인을 불러서 친척과 친구 몇사람을 모셔오라고 일렇다.
잠시후 사람들이 모두 왔다. 인사를 나눈다음 오공이 삼장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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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 그럼 같다가 오겠습니다. 안심하시고 기다려 주십시요.
오공은 여의봉을 들고 고노인의 소매를 잡으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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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가 살고있는 뒷채까지 안내를 해주시요. 동정을 살펴야겠소,"
오공은 노인의 안내를 받아 뒷채 문앞 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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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장 당신은 얼른 가서 열쇠를 가져다 주시요"
"저걸보시요 열쇠를 쓸수가있다면 당신에게 부탁도 하지 않았을것이요."
오공은 문 앞으로 다가가서 만져 보았다. 그것은 구리를 녹여서 만든 자물쇠였다.
오공은 여의봉으로 자물쇠를 쿡 찔렀다.그러자 문은 열렸지만 안은 캄캄하였다
"노인장 안에 따님이있는지 없는지 불러보시요."
노인은 억지로 기운을 내어 불러보았다
"취란아!" 부친의 목소리인지 알고 딸은 가냘픈 목소리로 대답을 하였다.
"아버님! 저 여기있어요."
오공은 눈을 빛내며 어둠속이 그 검은 그림자를 자세히 보았다.
흐트러진 머리는 빗지도않고 더러워진 얼굴로 씻지 않았네 /
맑고 고운 마음 변치 않았어도 꽃같던 맵시는 어디로 갔나 /
앵두같던 입술엔 핏기가 없고 허리는 맥없어 피지를 못하네/
찌푸린 얼굴엔 수심만 가득하고 몸이 여위어 목소리도 가냘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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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란은 다가와서 부친을 안고 엉엉울었다.
"울지마시요. 취란아씨 요괴는 어디로 갔소.?"
"어디로 갔는지 몰라요. 요사이는 날이 훤해지면 어디론지 나갔다가
해가져야 돌아와요. 구름과 안개를 타고가기에 어디로 가는지 모릅니다.
아버님께서 저를 내쫓으려 하시는 기미를 알아채고는
여간만 경계를 하는것이 아니에요.
그래서 밤에 왔다가 새벽에 나갑니다."
"음. 알만해.노인장. 당신은 딸을 앞채로 데리고가서
그동안 쌓인 이야기나 하시요.
나는 여기서 놈이 오기만을 기다리겠습니다.
그놈이 오지않으면 나도 어쩔수가 없지만
오기만하면 기필코 화근을 없애 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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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그말을 듣고 기뻐하며 딸을 데리고 앞채로 나갔다.
오공은 신통력을 써서 몸을 한번 흔들어 취란의 모습으로 변했다.
오공이 앉아서 요괴를 기다리는데 좀있으니까 바람이 불면서 돌과 모래가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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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 광풍이지나가자 공중에서 요괴가 내려왔다 과연 추하게 생겼다.
얼굴은 검고 털은 짧고 주둥이는 쑥 삐져나오고 귀는 큰데 무명직탈을 입고
줄이간 무명숙수건으로 허리를 질끈 동여매고 있었다.
오공은 속으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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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흐"응'이런놈의 놈팽이였구나."
오공은 일어나서 맞이하지도 않고 침대에 누워서 낑낑 앓는 소리를 냈다.
요괴는 누워있는 것이 가짜인줄도 모르고 방에 들어서자마자
오공을 끌어 안으며 입을 맞추려했다.오공은 속으로 웃으며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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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나하고 놀아볼 생각인가보지."
오공은 재빠르게 잡아채는 술법을써서 그 요괴의 기다란 주둥이를
냅다 밀어올리며 침상 아래로 떨어뜨렸다.
요괴는 기어 일어나 침상 언저리를 잡으며 말했다.
"누이 왜 오늘은 나한테 성을 내나? 늦게 들어왔다고 그러나?"
"아니에요!" "성난게 아니라면 왜 나를 밀어서자빠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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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왜 그렇게 천박해요 끌어안고 입을 다 맞추려 하다니
나는 오늘 좀 기분이 나빠요 다른때 같으면 문을 열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꺼 아니에요? 옷을벗고 잠이나 자는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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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르는 요괴는 시키는대로 옷을 벗으러갔다.
오공은 그 새 일어나서 변기에 앉았다. 요괴는 그새 침상에 올라와서 더듬어보니
사람이 없어 취란을 불렀다." 누이 어디갔어 옷벗고 자자"
요괴는 먼저 자리에 누웠다. 이때 취란으로변한 오공이 한숨을쉬며 혼잣말을했다
"아아 나는 정말 운이나빠.'
"왜 성을 내나 운이 나쁘다니? 그건 또 무엇 때문이야? 내가 누이집에와서
밥은 먹고있지만 거저 먹는것도 아니잖아? 이 집일을 모두 열심히해서
이 집을 잘살게 해주지 않았어? 지금 누이는 비단을 몸을 감고 금비녀를 꽂았지
또 일년이면 채소나 과일 걱정은 하지않지
그런데 뭐가 못마땅해서 한숨을 쉬고 운이 나쁘다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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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게 아니에요? 낮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담넘어에서 벽돌이며 기와장을
이리로 던지고 나를 몹시도 꾸짖으셨어요."
"어떻게 꾸짖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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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하고 부부가 되었으니까 당신은 그들의 사위가 아닌가요?
그런데 아버님 말씀이 당신은 전혀 체통이 없다고 했어요.
얼굴이 저렇게 못생겼으니 큰사위하고 둘째사위하고 만나게 할수도없고
친척들과 인사를 시킬수도 없다고 하시고요 게다가 구름과 안개를 타고 오가며
어디 사람인지 이름조차 모르겠고. 그러니까 얼굴을 못들겠다.
가문을 더렵혔다 이러면서 나를 욕하시니 슬픈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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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비록 못생기긴 했어도 번드레한 모습을 갗추기는 그리 어렵지않아.
내가 처음 여기왔을때 당신 아버님에게 내 사정을 모두 말했었고
당신 아버님도 나를 사위로 삼겠다고 하셨던게야. 그래놓고 이제 와선
왜 그런말을 꺼낼까 ? 내집은 복릉산 운잔동에 있어
그리고 난 생김새를 따서 성을 저라했고 이름을 강렵이라했어.
아버님이 와서 너한테 물으면 그렇게 말해줘.
오공은 마음속으로 매우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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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요괴는 정직하구나 고문도 하기전에 다 부는구나
사는곳과 이름을 알았으니 어렵지 않게 잡을수 있겠구나. 오공은 또 말했다.
"아버님은 법사를 모셔와서 당신을 잡겠대요."
요괴는 어이가 없다는듯이 허허 웃었다.
"그만자. 아버님이야 뭐라든 내버려둬 이래뵈도 천겅성의 숫자만큼
여러가지 둔갑술을 알고있고 이가 아홉개인 갈퀴도 갖고 있어.
중이나 법사나 도인 따위를 겁낼줄 알아? 노인이 신앙심을 자극해서
하늘에 탕마조사를 모셔와도 이미 난 조사와도 아는사이니까.
그도 날 어쩌지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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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버님은 오백년전 천궁에서 야료를 부렸던 손씨라는
제천대성님을 모셔다가 당신을 잡게 하겠대요."
그이름을 듣자 요괴는 겁을냈다.
"그렇다면 난 가겠어. 우리 부부생활도 이젠 글렀어"
"그건 왜요?"
"누이는 모르겠지만 천궁에서 분탕치던 필마온은 솜씨가 대단해
내가 그자한테 지는 날이면 내 명성도 끝이니까 말이야."
그러면서 요괴는 옷을 입고 나가려했다 그러자 오공이 그를 거머잡으며
얼굴을 쓱 훔쳐서 원래 모습을 들어내며 호통을 쳤다.
"이 요괴놈아! 어디로 내빼? 대가리를 들고 나를 똑똑히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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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는 돌아 보았다. 오공이 잇빨을 드러내고 이를 앙당그려 물고
빨간눈을 드고 쏘다보는데 온낯에 털이 더부룩 한것이 뇌공 같았다.
요괴는 그만 깜짝놀라 오공에게 잡힌 옷을 찟고 허둥지둥 일진광풍으로 변해서
도망을 쳤다. 오공은 급히 뒤따라 나가며 여의봉으로 바람을 내리쳤다.
그러자 요괴는 화광으로 변해 빛을 내뿜으며 곧바로 제가 살던 산으로 돌아갔다
오공은 구름을 타고 뒤쫒으며 외쳤다.
"이놈아 어디로 내빼 하늘에 올라간다면 두우궁가지 쫒아갈거고
땅속에 들어간다면 왕사옥까지 쫒아 갈테다.
"천궁의 천봉원수 팔계의 이름이 저강렵에서 저오능으로 또 저팔계로
다양하구먼 오공이 다음편엔 붙잡아 개과천선 시킬거구먼 위에
뻘건줄이 나왔으니 흥미진지하게 전개되는 다음편을 기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