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못 속인다고 아낙네와 아이도 말하는데 /
天難欺處婦幼語
내 절로 기쁠 땐 옥루에 부끄럼 없는 마음이라 / 我自喜時屋漏心
만약 어진 벗 있으면 주고받는 말
좋거늘 / 若有良朋酬語好
부질없이 아름다운 시구 지으려 고심하네 / 漫因佳句用情深
늘 봐도 싫지 않은 것은 구름 사이의 달 /
常看不厭雲間月
때때로 다정함을 느끼는 건 버들 위의 바람 / 時到多情柳上風
마음속 포부는 늘 천지 밖을 떠돌지만 /
意思常周天地外
몸과 정신은 술 마시는 사람에게 부쳤다오 / 形神聊寓酒人中
새벽에 꽃 감상하니 이슬 잔뜩 머금었고 /
花供賞晨含露重
산 위에 달 실컷 바라보니 구름 더디게 토하네 / 山饒看月吐雲遲
부질없이 옛 현인 생각하며 탄식할 즈음은 /
空懷往哲發歎際
텅 빈 난간에 홀로 서서 미소 짓는 때라네 / 獨立虛欄微笑時
석양빛이 창가에 이르니 도서는 말끔해지고 /
夕陽當牖圖書淨
꽃향기가 마루에 머무니 장구는 향긋해지네 / 花氣凝軒杖屨香
늘 고인을 꿈꾸며 베개에 기댄 지 몇 번인가 /
慣夢古人凭枕數
기쁘구나 새 비에 계곡물 씻기느라 바쁜 것이 / 喜迎新雨掃溪忙
평소 마음은 이웃 늙은이의 술에 있지만 /
尋常意氣隣翁酒
힘써 행하는 일이란 서생의 글이라네 / 黽勉句當學子書
태평성대 만나는 건 원래 운명에 달렸으니 /
親見唐虞元有命
가난 걱정을 않는데 어찌 명예를 구하겠는가 / 不憂蔬水豈求譽
등잔 앞 독서는 이미 그만둔 지 오래지만 /
已甘廢却燈前讀
비 온 뒤 밭 가는 건 내버려 둘 수야 없지 / 不得放過雨後耕
실천하고자 한다면 말부터 아껴야 하니 /
如欲踐行言自小
남과 내가 나눠질 때 뜻이 화평하기 어렵다네 / 纔分人我意難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