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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일시: 2015년 8월 16일 (일)
o 날씨: 흐린후 비
o 산행경로: 양구 등산로 입구 - 출입통제소(위병소) - 애기용늪 - 작은용늪 - 큰용늪 - 대암산 - 원점회귀
o 산행거리: 12.3km
o 소요시간: 5시간 40분 (단체행동)
o 일행: 산수산악회
o 지역: 강원도 양구/인제
o 산행정보: 대암산
오늘의 산행지는 람사를 협약에 가입되어 있는 용늪을 끼고 있는 대암산이다. 습지보호를 위하여 하루 100명만 방문이 허용되며 사전에 방문신청을 해야한다. 대암산이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이기 때문에 많은 산객들이 대암산 등정을 원하지만 대암산만 오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용늪 탐방과 연계해야만 대암산을 다녀올 수 있다.
지난 7월초에 용늪 탐방과 대암산 산행을 예정하였다가 메르스 바이러스 여파로 취소된 적이 있다. 이번 탐방도 한달전에 예약을 하였고 그날이 바로 오늘이다.
용늪을 탐방하는 코스는 인제군에서 시작하는 코스와 양구군에서 시작하는 코스로 구분된다. 인제군이 먼저 이 프로그램을 도입/운영하였으나, 이후에 양구군도 가세를 한 모양이다. 현재 기준으로 인제군을 거치게 되면 탐방료(출입료)가 개인별로 5천원이 부과되고 있는데, 양구군은 아직까지는 면제라고 한다.
양구군 등산로 입구에 도착한 버스는 용늪해설사를 따라 산길을 좀 더 오른 후 더이상 버스가 진입할 수 없는 지점에서 하산하여 도보로 출입통제소(위병소)까지 이동하여야 한다.
▼ 탐방 시작점
버스에서 내린 일행은 약 3km의 시멘트 포장길을 올라야 한다.
햇볕을 피할 수 없는 길이지만 시원한 바람이 살랑살랑 땀을 식혀준다. 기분좋은 느낌이다.
3km의 시멘트길을 뒤돌아 보니 산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모습이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다. 운남성 차마고도 트레킹 코스중 일부를 닮았다.
하늘을 쳐다보니 파란 하늘이 눈부시다. 하지만 어제 내린 비 때문인지 아직도 안개가 짙어 원거리 조망은 거의 없다.
▼ 출입통제소(위병소) 근처에서 바라본 양구군청 방향.
▼ 출입통제소(위병소)로 오르는 길가에 지천으로 피어 있는 솔채꽃
▼ 출입통제소(위병소)가 있는 정상부는 군사시설이다.
출입통제소에서 서약서를 작성하고 신분증을 제출한 후 인원(수)을 확인한후 단체행동을 해야 한다. 용늪 탐방과 대암산 산행후에는 출입통제소(위병소)로 되돌아와 신분증을 회수하고 인원(수)을 확인한후 산을 내려와야 한다. 그 중간에 개인행동은 할 수 없으며 임으로 탐방로와 등산로를 이탈해서는 안된다. 지정된 탐방로와 등산로 외에는 아직도 미확인지뢰 지역이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출입통제소에서 용늪 탐방과 대암산 산행 구간에 군인 몇명이 동행을 하고 있다. 이전에 탐방객 한명이 길을 잘못 들어 인제방향으로 하산하는 바람에 한바탕 소동이 발생한 이후로 군인들이 동행을 한다고 한다.
▼ 대암산·대우산 천연보호구역 안내판
대암산은 출입통제소의 동쪽에, 대우산은 서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대우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도솔산을 거쳐야 하는데, 아마도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출입통제소(위병소)를 지나면 곧바로 왼쪽으로 애기 용늪을 시작으로 작은용늪, 큰용늪이 나타난다.
▼ 용늪 안내도
[용늪]은 '하늘로 올라가는 용이 쉬었다 가는곳' 이라는 전설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큰 용늪(30,820m2), 작은 용늪 (11,500m2), 애기 용늪으로 이루어져 있다. 해발 1,280m 하늘아래 맞닿아 있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고층습원이며,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지형으로 생태적,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용늪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이탄습지(泥炭濕地)이다. 이탄층이란 식물이 죽어도 채 썩지 않고 쌓여 스폰지처럼 말랑말랑한 지층의 일종으로 용늪에는 평균 1m에서 1.8m정도 쌓여 있다. 용늪이 산 정상부에 위치하고 있어 1년중 170일 이상이 안개에 싸여있어 습도가 매우 높고, 5개월 이상이 영하의 기온으로 춥고 적설기간이 길어 식물이 죽어도 잘 썩지 않고 그대로 쌓여 '이탄층'이 발달하였다.
용늪은 1966년 비무장지대의 생태계 조사과정에서 발견된 후 현재 천연기념물 제246호(1973.7.7), 생태·경관보전지역(1989.12/2011.3 해제), 습지보호지역(1998.8), 산림유전자원보호림(2006.10)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으며, 1997년 3월 대한민국 1호 람사르 협약 습지로 등록되었다. (안내판)
▼ 애기용늪
▼ 용늪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는 해설사
용늪에는 멧돼지를 비롯하여 산양 등이 많이 서식하고 있으며, 용늪안으로 들어가보면 나무가지를 얼기설기 얽은 멧돼지 집이 실제로 많이 있다고 한다. 탐방로 좌우로 멧돼지가 파헤친 흔적들이 많이 보인다. 멧돼지가 많기 때문에 나홀로 탐방로를 지날때는 호르라기를 불어 멧돼지가 미리 피하도록 한다고 한다. 새끼를 거느린 멧돼지는 사람과 마주치더라도 도망가기 보다는 다짜고짜 달려들기 때문이다.
탐방로를 따라 야생화도 지천이다. 이름을 가르쳐 주긴 했는데......지금은 머리가 하얗다....이놈의 기억력.....
▼ 참당귀
▼ 작은용늪 안내판
▼ 작은용늪 모습. 용늪 뒤로 중간에 우뚝솟은 봉우리가 대암산이다.
▼ 큰용늪 안내판
환경부에서는 습지 보호를 위하여 1차 '05.8.1~'10.7.31(5년), 2차 '10.8.6~'15.8.5(5년)까지 용늪 내부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용늪을 제외한 일부 지역에 한해 하루 100명(인제군 50명, 양구군 50명)이내에서 생태체험 관광을 허용하고 있다.
용늪에는 기생꽃, 날개하늘나리, 닻꽃, 제비동자꽃, 조름나물, 참매, 까막딱따구리, 산양, 삵 등 멸종위기 동식물 10종을 포함하여 식물 514종, 조류 44종, 포유류 16종, 양서/파충류 15조, 육상곤충 516종, 저서성무척추동물 75종 등 1,180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물이끼, 사초 끈끈치주걱 등 습지식물과 한국특산식물인 금강초롱, 모데이풀과 남한에서는 유일하게 비로용담 등이 분포하고 있다.
▼ 큰용늪 모습
▼ 큰용늪에 대한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는 일행들
큰용늪 앞에는 바람이 오고 가는 바람골이 있다. 이곳 지역의 습도가 높기 때문에 물안개가 이곳 바람골을 타고 흐르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한다. 오늘은 짙은 안개는 없지만 습도가 높다는 것은 피부로 느껴진다.
▼ 바람골
큰용늪 해설을 끝으로 용늪 탐방은 끝이 났다. 이제는 대암산 산행만 남았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인원(수)을 재 확인하고 인근 용늪관리소 부근에서 단체로 점심을 해결하였다. 옹기종기 앉아서 점심을 먹는 모습을 보니 꼭 소풍나온 초등학생의 모습이다. 몇몇 아줌마들이 우리를 호위(?)하고 있는 군인들도 불러 점심을 나누어 먹인다. 아마도 군대 간(갔다 온, 갈) 아들을 둔 엄마의 마음이리라...
▼ 대암산·대우산 천연보호구역 표지판 및 용늪관리소
용늪관리사무소에서 대암산까지는 1.4km의 짧은 거리다. 하지만 한두사람 지나갈 등산로 옆으로는 '미확인지리지대' 라는 출입금지줄이 사람을 긴장시킨다.
▼ 미확인지뢰지대 안내판
대암산으로 가는 길 중간중간에 사방을 조망할 수 있는 조망이 터진다. 하지만 박무로 인하여 멀리까지는 조망이 되지 않는다.
▼ 대암산으로 가는 길에 바라본 펀치볼 방향. 중간의 산능선 너머가 펀치볼 지역인데....
▼ 대암산에서 바라본 펀치볼 모습(왼쪽)과 펀치볼 전경(오른쪽) (펌)
펀치볼마을의 지명은 6·25전쟁당시 외국의 종군기자가 가칠봉에서 내려다본 노을진 분지가 칵테일 유리잔 속의 술빛과 같고, 해안분지의 형상이 화채그릇(Punch Bowl)처럼 생겼다는 뜻에서 붙여졌다고 한다.
'펀치볼 전투'는 현재의 휴전선을 결정한 한국전쟁 최대 격전 중 하나이다. 강원도 동부전선 최전방에 위치한 펀치볼 전투 지역은 화산 폭발에 따른 분지 지형으로서 가칠봉과 도솔산, 대암산 등이 주위를 에워싸고 있다. 1951년 여름에서 가을 사이 40여일 동안 주인이 6번이나 바뀌는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 되었었다.
대암산 정상은 온통 암석으로 뒤덮힌 암산이다. 정상주변만 암석이 융기한 독특한 모습이다.
▼ 대암산 정상을 오르는 산객들
▼ 대암산 정상
대암산 정상에는 정상석이 없고, 암석사이로 자라고 있는 작은 나무에 대암산임을 알려주는 두어개의 안내판이 걸려 있다.
▼ 대암산 정상부 모습
▼ 대암산 북쪽의 산능선에도 암릉구간이 눈에 들어온다.
▼ 대암산 정상에서 바라본 출입통제소(위병소) 방향. 그 왼쪽 아래가 용늪지역이다.
대암산 정상을 밟은 후 용늪관리사무소로 되돌아 온 후 일행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데, 멀리 보이던 먹구름이 어느듯 여기까지 몰려와 있다. 한바탕 쏟아질 모양인데....개인행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최고 마지막 일행이 돌아올때 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먹구름이 몰려온지 얼마되지 않아 소나기가 퍼붇는다. 쉽게 그칠 비가 아니다. 가지고 온 일회용 우비를 입고, 작은 우산을 받쳤지만 비바람에 아무런 소용이 없다. 용늪관리사무소에서 출입통제소까지 이동하는 동안 온몸은 비로 흠뻑 젖었다. 특히 신발이 비에 젖어면서 영 찜찜하기 그지 없다. 출입통제소에서 신분증을 회수하고 인원(수)을 확인한 후 버스가 주차해 있는 곳까지 3km를 내려 가야 한다. 빗속의 산길을 걷는것이 무척 낭만스러워 보이지만 물에 빠진 생쥐꼴의 모습이라 빨리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내려오는 길에는 천둥 번개까지 때린다. 죄가 무겁지 않으면 저 번개나 천둥도 두렵지 않으리라...^^
여벌의 옷을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에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젖은 몸 그래도 버티는(?) 수 밖에 없다. 산행대장 말처럼 어디까지 다 젖은 터라 꿉꿉하기 그지 없다. 다음부터는 비상시를 대비하여 여벌의 옷을 준비하도록 해야 겠다.
비록 마지막에 비를 만났지만, 쉽게 드나들수 없는 용늪과 대암산을 다녀왔다는 생각에 비를 맞은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 람사르 협약 ]
정식 명칭은 '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 (the convention on wetlands of international importance especially as waterfowl habitat) 으로 1971년 2월 2일 이란의 람사르에서 처음 체결되었다. 람사르 협약은 생태, 사회, 경제, 문화적으로 커다란 가치를 지니고 있는 습지를 보전하고 현명한 이용을 유도함으로써 자연 생태계로서의 습지를 범국가적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보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환경 협약이다. 람사르 협약 제1조에 의해 '습지는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영구적이든 임시적이든, 물이 정체되어 있든 흐르고 있든, 담수, 기수, 염수와 관계없이 소택지, 습원, 이탄지 또는 물로 된 지역'을 말하며, 간조시 수심이 6m를 넘지 않는 해역을 포함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고, 물새는 생태학적으로 습지에 의존하는 조류를 말한다.
현재 160개국이 람사르 협약에 가입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곳은 1,970개소, 1억9천만km2에 달하며, 국내는 대암산 용늪을 비롯하여 총 19개 지역, 193,282km2이 등재되어 있다. 전세계적으로 산업문명의 발달과 인구가 급증하면서 간척과 매립 등 습지가 급속도로 개발되고 있어 미국의 54% 습지와 뉴질랜드의 습지 90% 및 필리핀의 망그로브의 68%가 이미 훼손되었고 현재 전세계적으로 소규모 늪지, 호소 등을 포함하여 5.3~5.7백만km2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우리나라 람사르 습지 분포 ]
내륙 람사르 습지: 강화매화마름군락지, 대암산 용늪, 오대산국립공원습지, 무제차늪, 우포늪, 한강밤섬, 두우습지, 운곡습지, 신안장도습지, 제주1100고지스지, 물장오리오름, 동백동산습지, 물영아리오름
연안 람사르 습지: 송도갯벌, 서천갯벌, 고창/부안갯벌, 무안갯벌, 증도갯벌, 순천만/보성갯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