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 공광규
대나무는 세월이 갈수록 속을 더 크게 비워가고
오래된 느티나무는 나이를 먹을수록
몸을 썩히며 텅텅 비워간다
혼자 남은 시골 흙집도 텅 비어 있다가
머지않아 쓰러질 것이다
도심에 사는 나는 나이를 먹으면서도
머리에 글자를 구겨 박으려고 애쓴다
살림집 평수를 늘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친구를 얻으려고 술집을 전전하고
거시기를 한 번 더 해보려고 정력식품을 찾는다
대나무를 느티나무를 시골집을 사랑한다는 내가
늘 생각하거나 하는 짓이 이렇다
사는 것이 거짓말이다
거짓말인 줄 내가 다 알면서도 이렇게 살고 있다
나를 얼른 패 죽여야 한다.
- 공광규,『말똥 한 덩이』(실천문학사, 2008)
첫댓글 머리와 몸은 따로인거죠 ㅋㅋ
이 시의 백미는 삶의 거짓을 반성하는 척하며,
"나를 얼른 패 죽여야 한다" 며 끝까지 거짓말을 하는 결말입니다. ㅎㅎ
이율배반~~~~
하지도 못하면서 하는척 해야되는것처럼 꼭 그래야 되는것처럼~~~~
우리네 삶의 본질이겠지요 ㆍ
자신의 행동에 무슨 의미를 담고, 그것을 명분화 시키고 싶어 하지만
사실 모든 것이 자기합리화에 지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분은 글을 잘 쓰시네요
어떤 의미에서 잘 쓴다고
하시는 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명색이 시인이고 작가라면
기본은 되겠지요. ㅎㅎ
인생사는것이 허무한데
마지막 문구는 완전 거짓말ㅋㅋ
우리들 제일 많이 하는 거짓말
" 돈이 뭐라고~ , 돈 그게 중요하나? "
참 중요한데ᆢ ㅜㅜ
@고메(창원) 돈의 노예가ㅋㅋ
우리의 현실을 거짓말로 글을 표현하는 글쓴이의 거짓말 ㅎㅎ
입만 열면 구라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