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mascus Steel
인도산 강철의 우수함은 알렉산더 대왕의
인도 원정에서부터 기록이 남아 있다.
고대 로마도 인도에서 우수한 철을
수입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고.
그러다 십자군 전쟁 등을 거치며 중동과의
교류(좋든 나쁘든)를 거친 유럽인들도
십자군이 쓰던 칼보다 월등한 성능의
다마스쿠스 검의 위력을 접하면서,
다마스쿠스 강이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다마스쿠스 검은 가볍고 두께가 얇고 탄력성이 좋고
매우 예리하면서도 바위에 쳐도 이가 나가거나
무뎌지지 않아서 두텁고 무겁고 충격을 받으면
잘 부러지는 그 당시의 유럽의 전투 도검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검으로 여겨졌다.
또 모하메드의 사다리로 알려진 독특한 무늬가
신비하고 주술적 의미까지 더하며
유럽인들의 두려움과 동경의 대상이었다.
중세 유럽의 많은 대장장이 들이
이 같은 검을 만들기 위해 도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고 금속학이 발전한 현대에
들어서야 그 비밀이 풀렸다.
우츠 강의 독특한 무늬는 바나듐,
몰리브덴과 같은 철과 같이
탄화물(Fe-C-X 형태의)을 이루는
미량의 금속 원소가 든 철광석을 특유의 방법으로
제련하고, 열처리하여 나온 것이다.
제련과정 중에 미세한 편석(Micro-Segregation)
현상.이 일어나게 되고, 그로 인하여 철에 탄화물이 있는 층과 없는 층이 생기게 된다.
이때, 탄화물의 존재에 따라 부식되는 정도가 달라지므로, 탄화물 층을 부식시키면 하얗게,
없는 층은 검게 나오게 된다.
유명한 모하마드의 사다리 무늬는 철의 일부분을 파내고 단조를 해서 평평하게 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철과 탄화물이 이루고 있던 층이 구부러지게 하는 방법으로 만든다.
이런 독특한 무늬는 장식으로서도
매우 아름다워서 전투용 도검 뿐아니라
호신용이나 장식용의 단도나 패도에도 널리 쓰였다.
특유의 금속 원소가 든 철광석이 나오지 않게 되면서,
제조가 어려워져 맥이 끊기게 되었다.
만드는 방법 역시 실전(失傳)되었고...
현대에 들어서 제철기술의 발달로 원하는
원소를 넣을 수 있게 되다 보니
다시 만들어보려고 연구 중이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츠 강(鋼)
다마스쿠스 스틸이라는 명칭의 기원은 불명확한데,
이슬람 산의 다마스크 천처럼 무늬가 화려하다는 데서 붙여진 것이 아닌가, 혹은 시리아의 다마스커스에서 철괴를 도검으로 제조해서 그렇게 붙여진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유럽인들은 우츠 강조차 중동산으로 여겼지만
사실 우츠 강 자체는 중동산이 아니라
인도와 스리랑카 쪽에서 수입한 것이다.
그런데 저 우츠라는 말 자체도,
인도 칸나다어에서 "강철"을 뜻하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뭐 지금은 우츠 강 자체가 특수한 강재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으니 동어 반복은 신경 쓰지 않아도 좋다.
영국에서 노벨상수상자가 다마스커스검을
분석한 결과 탄소나노튜브가 들어 있었다고 한다.
사실 저 탄소 나노튜브는 우츠강 제련 과정에
목질 재료를 첨가했고, 나무 섬유가 탄화하면서 미세 탄소 섬유형상이 되어 탄소 나노튜브가 된 것이다.
탄소 나노튜브를 만들어 넣었으니 우왕 킹왕짱인 게 아니라, 그냥 현미경 놓고 들여다보니 그렇다는 말.
저 탄소 나노튜브가 우츠강 도검의 성능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하는지는 미지수.
게다가 탄소나노튜브는 전혀 신경도 안쓰는
현대의 일반 균질강이나 특수강이
이미 우츠강의 퍼포먼스를 압도했으니
별 의미는 없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났던 다마스쿠스 강이라도
결국 과거의 얘기지, 그 뛰어난 성능이라는 게 지금은
킬로당 천 몇백 원 하는 특수강판보다도
떨어지는 성능이다.
과거의 다마스쿠스 도검에 관한 기록을 보면
바위를 깨트린다느니,
철판을 찢는다느니 하는 게 있는데
실제로 요새 나오는 현대 도검 중에서
좀 터프하게 만든 물건들도 벽돌 깨트리고
드럼통 모서리 찢어놓으면서 칼날에
칩이 나가지 않는 강성을 자랑한다.
이건 이걸 마케팅전략으로 하는 콜드스틸뿐 아니라
웬만한 메이커는 전부 해당되는 이야기.
오히려 콜드스틸 '따위'는
씹어먹는 내구성을 가진 물건들도 많다.
그나마도 과거에는 저 도검이 당대 최고의
기술력을 동원한 물건이지만,
현대 도검 갑주 분야에는 딱히
현대 첨단 기술이 동원되지 않는다.
최고의 기술력은 커녕 그냥 동네 철공소에서 사온
철판을 그라인더로 자르고 깎아 열처리해서 만드는,
동네 철공소 수준의 기술력으로 만드는 물건.
아무튼 과거의 기술에 너무 맹목적으로 환상은 갖지 말자. 애초에 천년 가까이 넘어간다.
현대에 이런 공법을 사용하거나 연구하는 이유는
보통은 미술적인 용도에서,
그리고 역사적인 관점에서 과거의
공법을 재현해보는 데 의의가 있을 뿐이다.
한옥이나 기타 과거 건축물들을
복원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진짜 우츠강 다마스쿠스 활이나, 도검 유물 같은 것이 제법 있지만, 사용하다 보면 바깥의 부식된 층이 닳아버려서 무늬가 희미해지기 때문에 주로 장식용으로 사용한다. 원래 만들면 무늬가 생기기는 하지만, 좀 더 도드라지게 부식 처리를 해서 강조하기 때문이다. 패턴 웰딩도 마찬가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