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문단 2023년 여름호 산문>
청정해역 거제도로 오세요.
自目 김주근(본회 회장)
누구나 깨끗한 것을 좋아한다. 쓰레기가 널브러진 곳에 가지는 않는다. 과거부터 거제의 바다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여름철에는 장맛비로, 여름과 가을사이에는 태풍으로 거제도의 바다는 쓰레기가 밀려와 쌓인다. 바다는 하루 두 번 간조와 만조로 변한다. 쓰레기는 파도의 변화에 따라 무당춤을 춘다. 썰물에는 쓰레기가 자갈 속에 또는 모래 속에 묻힌다. 그러다가 파도의 힘에 묻힌 쓰레기는 나와서 바다에 떠다니기도 하고, 바닷가 뭍으로 올라온다. 반복의 연속이다.
소싯적 기억이 난다. 대우조선해양이 들어오기 전의 관송마을이다. 옥포만 바다는 아름다웠다. 여름에는 바닷가가 마을 어린이들과 형님들 그리고 누나들의 놀이터였다. 방풍림으로 심어둔 큰 해송들이 줄지어 선 그늘 아래 자갈밭은 병풍처럼 펼쳐져 있었다. 옷을 벗어 자갈위에 놓고, 옷이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적당한 돌로 눌러 놓는다. 물에 들어가서 헤엄을 치면서 동무들이랑 물놀이 하다보면 허기가 진다.
장마로 낙동강에서 떠내려온 푸른 사과와 배(과일), 그리고 수박들이 파도 따라 쓰레기와 함께 둥둥 떠다닌다. 수영을 하여 과일을 손으로 잡고 물에서 나온다. 자갈밭에 앉아 돌멩이로 처서 잘라 먹는다.
과일은 바닷물에 간질이 되었다. 입에 넣으면 짭짤하면서 달콤한 맛이 중화된다. 짠맛인지? 단맛인지? 알쏭달쏭한 느낌이 들었다.
물놀이를 하다보면 나뭇가지나 나무토막이 몸에 부딪힌다. 피부에 상처가 여러 곳에 난다. 물에서는 상처 난 감각이 둔하다. 물에서 나오면 상처 난 부위가 햇볕에 따가워 그때서야 쓰리고 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상처는 일상화 되었다. 당시에는 안티푸라민 연고가 인기였다. 쓰레기 더미에서 물놀이를 한 기억이 가슴속에 남아있다.
낙동강에서 밀려온 쓰레기는 거제도 전역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 면과 동에 있는 기관이나 각 단체에서 바다쓰레기 치우기 봉사활동이 연례행사가 되었다. 마대자루에 수십 개가 쌓이고 또 쌓인다. 처리비용도 만만치 않다. 행정에서 처리해 주니까 그나마 다행이다. 쓰레기는 바람 따라 다닌다. 북동풍이 불면 장목면, 옥포동. 능포동, 장승포동, 일운면에 쓰레기가 밀려온다. 남서풍이 불면 동부면, 남부면, 거제면, 사등면, 하청면에 밀려온다. 바람과 물 흐름에 따라 쓰레기는 변화를 준다. 거제도는 쓰레기와의 전쟁이다.
관광객들은 바다 쓰레기에 환멸감(幻滅感)을 느낀다. 환상의 섬 거제도를 홍보하면서 바다 쓰레기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낙동강에서 흘러오는 쓰레기다. 그 쓰레기는 전국에서 수해를 입은 잔재물이다. 쓰레기는 낙동강 강물을 따라 바다에 표류한다. 바닷물 유속과 바람에 거제도가 최종 정착지다. 거제도 어장마다 쓰레기로 어부들이 짜증스럽다.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누구에게 하소연 할 수도 없다. 거제시 행정과 시민들은 누구를 원망하지도 못하고 치우기에 급급했다. 시민들이 자원봉사를 하였기에 그나마 위안을 삼는다. 거제도는 섬 둘레가 칠백리길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아이다어가 환경을 바꾼다. 변화는 추진력이다. 이명박 대통령께서 낙동강에 보를 건설하였다. 그 결과로 거제도에 쓰레기가 엄청나게 작아졌다. 거제의 바다가 깨끗해졌다고 홍보하여도 된다. 해수욕장 마다 과거 바다와 현재 바다를 비교하는 입간판을 부착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고 싶다. 거제의 바다는 쓰레기와의 전쟁은 끝났다. 물론, 바다에서 밀려오는 소수의 쓰레기는 치워야하지만, 장마나 태풍으로 집중적인 쓰레기는 거제도 바다에서 사라졌다.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헤엄치면서 몸에 상처 난 흉이 아직도 남아있다. 그 흉터를 보면 볼수록 관송마을 바닷가가 눈에서 생방송 된다. 아픈 추억이다. 그러나 거제도에 살고 있기에 자부심은 대단하다. 타지(他地)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거제도 바다가 깨끗해졌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다. 입이 근질근질해서 말을 해야 한다. 연례행사라도 좋은 행사는 계속적으로 승화(昇華) 시켜야 하지만, 나쁜 연례행사는 개선을 하든지 아니면 중단해야 한다.
지도자 한사람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꾸고 환경이 바뀐다. 그래서 누구를 만나느냐가 중요하다. 말 한마디가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 대중가수 송대관의 노래 중에 '쨍하고 해뜰날' 가사가 국민적인 인기로 명성이 높다. 가사내용이 희망과 용기를 안겨준다. 바다 쓰레기로 물고기 들이 쓰레기를 먹어 몸살을 앓았지만, 바다가 깨끗해졌으니 물고기들도 정상적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쓰레기 없는 환경으로 바꾸어 가야한다. 바다를 소망하는 낚시 마니아(mania)들이 갯바위나 선상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곳이 거제도 바다다. 거제도 푸른 바다에서 마음껏 즐기고 가이소(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