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간청에 따라 평소보다 늦게 간 헬쓰클럽에서 보면 늘 놀리고 싶은 노총각을 만났다.
"야! 저녘 안먹었지? 맛있는것 사줄테니 가자?"
"형이 살거지?"
그 녀석 꼭 품앗이 다.
아내랑 셋이서 뭘 먹을까 고민 하다가 근처에 새로 생긴 전주콩나물국밥집으로 갔다.
전주남부시장식 콩나물 국밥 2개(@\6,000),돼지국밥(@\8,000),그리고 맥주 한병 시켰다.
마침 9시 뉴스 시간대라서,
"아주머니,뉴스 좀 틀어주세요"
"YTN도 뉴슨데요?" (마침 YTN이 켜져 있었다.)
"무슨 뉴스가 김포 사우리 한우고기집 광고만 나온데요? KBS News 좀 틀어주세요"
까무잡잡하고 시크하게 생긴 그 아주머니,혼자 궁시렁 거리면서 리모컨을 옆 식탁에 던져놓고 간다.
'내가 손님으로 안뵈나?'
음식이 나오는데 스텐밥그릇에 계란 한개씩 풀어서 반숙한(수란이라고 부르더군요)걸 두개만 놓고 간다.
"아주머니 세 사람인데 왜 두개 뿐이입니까?"
"돼지 국밥에는 안오는데요?"
"에이,그래도 맛있게 보이는데 하나 더 주시면 안되요?"
아무런 말도 않고 가더니 잠시후 한개 툭 던지고 간다.
마침 뉴스가 끝나고 내가 좋아하는 '역사스페셜'을 시작한다.
며칠 전 부터 일본이 멸종시킨 독도의 강치에 관한 , 관심 많았던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아까 그 아주머니, 옆 식탁의 리모컨을 들더니 아무런 얘기도 않고 채널을 돌려버린다.
'뿌리깊은 나무'인것 같은데...몇분 보다가 다시 EBS 프라임다큐로 돌린다.
평소 자신이 계속 봐왔던 드라마 일지리도 다른 채널을 보고 있는 손님에게 사전 양해나 죄송스럽다는 말 한마디 해야 하는것 아닌가?
'내가 이집에 뭘 얻어 먹으러 온 비렁뱅인가?'
늦게 먹는 저녘 식사인지라 시장해서 밥 한공기 추가 주문했다.
그런데 아내가 자기것 절반도 못 먹었다고 덜어 먹으란다.
그래서 새로 시킨 한공기밥은 뚜껑도 열지 않고 그대로 뒀다.
"여기 계산이요?"
"24,000인데요?"
"맥주 한병까지 23,000원 아닌까요?
"밥 한공기 있잖아요?"
"아,네...그런데 밥 손대지 않아서 ...계산 하지 않고 취소시킬려구요"
"여기는 주문 한대로 계산이 자동으로 되는데요?"
"아니,손 도 대지 않았는데 취소가 안된다구요?그러면 술 다섯 병시켜서 두병 남았다고 칩시다.그것도 계산 하는겁니까?"
"...."
마지못해 저 쪽 계산대처럼 생긴 곳의 모니터로 가더니 뭔가 조작해서 취소 하는것 같더러구요.
"23,500 원 입니다"
"???... 갑자기 500원은 어디서 나온겁니까?"
"수란 값인데요?"
"아까 그거 서비스로 주신거 아녔어요?"
"아닌데요?"
"그러면 아예 처음부터 수란 가져다 주실때 500원이라고 말씀하셔야지...돈이 문제가 아니고 처음에는 24,000원이랬다가 공기밥 취소하니까 안받을려고 했던 수란값 500원을 넣은겁니까?"
"저는 여기 종업원 이니까 몰라요"
옥신각신 하는데 아내가 팔을 끌더군요.그리고 그 노총각이 하는말
"형,다음에 안오면 되잖아.그리고 아는사람들 한테 이 얘기 다 하면 되잖아?"
음식점이 문전성시를 이루기 위해서는;
첫째 맛입니다. 그 맛을 유지 하기 위해 식자재 선택이 중요합니다.
둘째 친절입니다. 작은 배려가 감동으로 그 집을 또 찾게만듭니다.
세째 가격입니다. 비슷한 맛과 친절도 인데 가격 비싸면 당연히 안가죠.
네째 분위기 입니다. 그 집 만의 독특한 분위기,인간미가 있어야 오래갑니다.
이집은 이 네가지 모두에서 낙젯점에 가깝더군요.
첫댓글 아 어딘지 알만합니다. 새로 생긴데... 체인식당에 주인이 없으면 이런 일이
고개 숙이는 법을 어려서부터 배워야 하는디...초급과정의 오류군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