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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일/집결 : 2023년 7월 23일(일) /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 2번출구 (11시)
◈ 참석 : 8명 (세환, 종화, 김진, 진석, 재홍, 용복, 일정, 황표)
◈ 산행코스 : 청계산입구역(2번출구)-미륵당(석불입상)-원터골굴다리-보호수-청계산등산안내도-원터골쉼터(정자)-소망탑-쉼터-동반시 낭송-원터골 산책길-보호수-원터골-뒤풀이장소-청계산입구역 (2번출구)-집
◈ 동반시 : '개망초꽃, 칠월' / 이향아 (박형채 산우 추천)
◈ 뒤풀이 : '한소반 모듬보쌈쎄트'에 막걸리 / '한소반' <서초구 신원동, (02) 3453-1500>
오늘도 장마비가 내린다. 미리 예보된 날씨지만, 우리 시산회 친구들은 장마비쯤은 아랑곳하지 않고 청계산역에
모였다. 진정한 산사랑 친구들이다. 그러나 비 핑계(?)인지는 모르겠으나, 당일 불참한 친구 두 분이 계신다.
정 총장님도 오늘은 장마비로 인해 특별히 집합시간을 늦춰서 11시로 했다. 덕분에 종화도 10시 59분에 여유를 보이며 도착하여 예정된 시간에 출발을 할 수 있었다. 삼환이는 4호선 대공원역으로 착각하고 가서 같이 못하게 되어 섭섭하다. 이 나이가 되면 확인 또 확인해야 한다는 걸 실감케 한다.
우중 산행이므로 코스를 짧게 잡고 미끄럼 방지를 위하여 흙길이 아닌 길을 택하여 원터길 약수터 정자에서 길마제 쉼터정자에서 관현사쪽으로 하산하여 뒤풀이 장소까지 오면 대략 2시간 반 소요 예상으로 등산을 시작했다.
여느 때면 등산객이 붐빌 일요일이지만 별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고집이 셀 것 같은 우리 또래의 몇몇 무리들은 벌써 내려오고 있었다. 그래도 장마비에 불어난 왼쪽 골짜기의 시원스럽고, 힘찬 물소리는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이것이 우리들의 힐링이고 행복이다.
언제나 국적도 모르는 이상한 춤을 추던 사람들은 오늘은 보이지 않고, 그 자리엔 새로이 데크로 멋진 쉼터가 들어 앉았다. 그만큼 오랜만에 이 길을 걷고 있다.
첫 쉼터 정자를 만나, 비에 젖은 마루를 대충 흠치고 앉아 까까와 커피를 마신다. 7월 이맘때면 더워서 땀이 비오듯 할 터인데, 비가 대신 내려서 습하지만 기분은 좋다.
비오는 산행의 이런 느낌도 좋다. 집에 있었으면 짜증스러운 더위 속에서 TV나 쳐다보고 있을 것이다. 다시 다음 쉼터, 약수터를 향하여 출발. 걷는 길이 모두 돌 계단이어서 질퍽이거나 미끄럽지는 않지만 경사가 조금 있었다.
옥녀봉 가는 길의 매인 쉼터 정자이지만, 사람들은 없었다. 여기에서 먹을 것은 모두 꺼내 다 먹어 치웠다. 영감님들 그룹이 내려와서 정자쉼터 앞에서 비껴 달라는 듯 서성거릴 때 우리는 생색내면서 일어섰다. 대신 증명사진을 찍어 달라고 했다.
다시 다음 중간 목적지 길마재를 향하여 걷는다. 왼쪽길로 잘 찾아가는 듯했는데, 보여야 할 길마재 쉼터가 안 나타난다. 누군가 왼쪽 길로 가잔다. 내려가는 길인데 내려가면 안되고, 더욱 전진해야 할 것 같은데, 비속이라서 강행은 못하고 하산길로 접어든 셈이다. 아무리 봐도 길마재로 가는 길이 아니다.
한번 내려오기 시작하면 다시 뒤돌아가기가 쉽지않는 법, 하여튼 쉼없이 내려오니 처음 쉬었던 정자에 도착한다. 그래도 상당히 걸은 것 같았다. 이젠 먹을 건 다 떨어졌고, 우리가 해야 할 과업, 오늘의 동반시를 낭송할 차례다.
"개망초 꽃, 칠월" / 이향아
칠월 들판에는 개망초 핀다.
개살구와
개꿈과
개떡과
개판.
‘개’자로 시작하는 헛대고 헛된 것 중
‘개’자로 시작되는 슬픈 야생의
풀꽃도 있습니다.
‘개망초’ 라는
복더위 하는 밑 아무데서나
버려진 빈터 허드레 땅에
개망초꽃 여럿이서 피어나고 있다.
나도 꽃, 나도 꽃.
잊지 말라고
한두 해, 영원살이 풀씨를 맺고 있다.
개망초 지고있는 들 끝에서는
지평선이 낮게낮게
흔들리고 있을 거다.
개망초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보이는 신귀한 식물이다. 여기저기 가리지 않고 서식하여 더운 여름에도 계란 후라이 같이 예쁜 작은 꽃을 피우는데, 가운데에는 계란 노른자 같은 노란 암수가 있고, 둘레에는 흰색의 꽃잎들이 게란후라이처럼 보인다 하여 일명 달걀꽃이라고 한다.
봄에는 새싹을 나물로도 먹어 본적이 있는데, 맛이 나쁘지 않았다. 소화불량 장염으로 인한 복통과 설사에 간염, 혈뇨에 효능이 있다 하니 드셔 보시길...
이향아의 시는 인생에 대한 휴머니스트로서의 사랑과 기독교적 신앙체험에 대한 고백을 담고 있다. 시인의 내면이 현실적 요소들과 내재적으로 결합되어 드러남으로써 풍부한 깊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일상어를 시어로 변용함에 있어서 조사(措辭)의 탁월함이 특징적이다.
오늘의 동반시를 낭독하니 숙제를 다 한 기분이다. 출발지점을 지나서 건너편 한소반 식당에 도착했다. 맛집이어서 항상 대기자가 많다. 비오는 날, 점심 때를 넘겼지만, 식당은 만원이다. 약 20분 대기후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비오는날 막걸리와 함께, 모다 건강히 잘 지내시어 비오는 날에도, 눈오는 날에도 같이 걸읍시다.
2023년 7월 29일 홍황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