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업계, 中 딥시크 차단 공지...개인 사용도 자제령
방산 업무망은 외부망 접속 불가지만 경각심 높이는 차원
비방산 업무망도 접속 차단하고 개인 사용 자제도 권고
"현체계상 기밀 유출 가능하지 않지만 작은 불안도 제거"방산업계가 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인 딥시크를 업무적 사용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한편 일부 기업의 경우 개인적인 사용도 자제해달라고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로고
10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지난달 말 딥시크의 대규모언어모델(LLM) ▲R1 ▲R1-제로(R1-Zero) ▲R1-증류(R1-Distill)가 출시된 직후 전사에 권고문을 내리고 업무 영역은 물론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사용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현대로템 역시 같은 달 전사에 딥시크 접속 차단 공지를 내린 상태다. 현대로템의 경우 민수용 부문인 철도 사업 부문은 제한적으로 오픈AI의 챗GPT를 사용하고 있지만 기밀 유출에 민감한 방산 부문은 발 빠르게 딥시크를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한화의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도 업무 영역에서 생성형 AI 사용을 금지한 상황이다.
다만 국내 방산 기업의 딥시크 차단 조치는 실효적인 효과보다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 기본적으로 방산 기업의 업무망은 외부 인터넷 망과 별도로 구축돼 있다. 딥시크 출시 이전에도 챗 GPT, 구글의 제미니 등 생성형 AI 사용 자체가 불가했다.
그럼에도 방산 기업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중국의 '데이터 보안법'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데이터보안법'은 지난 2021년 9월 시행된 법안으로 중국이 디지털 경제를 확대하고 정부의 보호 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중국내의 개인 데이터는 모두 국가 서버에 저장되고 중국 당국이 자국의 데이터 기업에게 민감 정보를 요청할 경우 제공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딥시크는 개인 사용자의 키보드 입력 패턴까지 채집하는 등 그야말로 전방위적인 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져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LIG넥스원 등의 기업이 개인적 차원에서도 딥시크 사용을 자제하라고 한 배경이다.
한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해외 주요국 개인정보 규제·감독기구인 영국의 ICO, 프랑스의 CNIL, 아일랜드의 DPC 등과 공동 대응을 논의하는 등 딥시크의 무분별한 개인정보 수집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전문 기관과 함께 딥시크 사용 시 전송되는 데이터 및 트래픽에 대한 기술 분석도 진행 중이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방산 기업 체계 상 기밀이 유출되는 것은 전혀 가능하지 않다"면서도 "폴란드 등 해외에서 국내 방산기업의 수출 물꼬가 터진 상황이기 때문에 작은 불안 요소도 제거하는 차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