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증인
<가슴을 울리는 특별한 소통>
내 안의 증인을 찾은 영화.
영화 ‘증인’은 단순한 법정영화가 아니다.
서로 다름, 사회적 약자인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을 갖고 있는 우리를 반성하게 하며, 그들에 대해 이해하며 공감하게 하는 영화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신념을 위해 싸워 온 민변 출신이지만 현실과 타협하여 대형 로펌에 입사한 변호사 순호(정우성)는 큰 변론을 맡기 위한 초석으로 노인을 살해한 용의자의 변론을 맡게된다.
그런데 결정적 증인이 15살의 자폐소녀 지우(김향기)라서 변론이 쉽지만은 않다.
순호는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서 살인이라고 확신하는 지우를 어렵게 법정 증인으로 세우게 된다.
결국 지우의 증언은 채택되지 않고 살인사건이 무죄로 판결지어질 무렵 순호는 진실을 보게된다.
‘증인’은 묵직한 울림과 감동, 따듯한 봄기운을 전해 주는 몇 가지 감성 포인트가 있다.
1, 파킨스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가 아들의 생일에 전해준 손편지가 그렇다.
“니가 변호사가 되어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했을 때, 나는 너무 기뻤다. 네가 법조인이 된다고 한 것 보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싶다고 해서 내 아들이 잘 컸다고 생각이 들어서” “너 자신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어”
현실과 타협하며 때 묻어가는 순호를 다시 민변시절의 순수했던 인간다움으로 돌아가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아버지의 속깊은 마음의 메시지이다.
2, 어떻게 자폐아와 소통하는지 묻는 변호사에 대한 자폐아동생을 가진 검사의 대답이 그렇다.
“자폐인들은 저마다의 세계가 있어요. 나가기 힘든 사람과 소통하고 싶으면 당신이 거기로 들어가면 되잖아요.”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상식적이지 않은 자폐아와의 소통은 쉽지 않다. 그들의 마음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3, 자폐아 소녀 지우가 자신을 증인으로 세우기 위해 다가오는 변호사에게 하는 말이 그렇다.
엄마는 늘 화난 얼굴이지만.. 나를 사랑합니다..
친구는 늘 웃는 얼굴이지만 나를 이용합니다.
늘 웃고있는 얼굴의 당신, 당신은 나를 이용할 겁니까?
4, 있는 그대로, 존재 그 자체로 지우를 사랑하는 엄마가 그렇다..
“정말 자폐만 아니면.. 정말 너무 아까워요”…
지우를 알면 알수록 그녀가 지닌 놀라운 능력에 경탄한 순호의 안타까운 마음이다.
“자폐가 아니면 우리 지우가 아닌걸요! 단 한번도 지우가 자폐가 아닌 경우를 생각해본 적 없어요”
5, 재판에서 상처를 받은 지우가 다시 법정에 서고 싶어하는 모습이 그렇다
“난 증인이 되고 싶습니다.”
“엄마, 난 아마 변호사는 될수 없겠지? 자폐가 있으니까. 하지만 증인은 될 수 있지 않을까? 증인이 되어서 사람들에게 진실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어”
예민한 감각으로 인해 목도한 누군가의 끔찍하고 억울한 죽음의 순간을 증언할 수 있게 된 지우이다. 하지만 이미 한 차례 법정에서 정신병자로 몰려 상처로 너덜너덜해진 딸을 다시는 법정에 세우고 싶지 않은 엄마에게 간절히 말한다.
6, 자신의 모든걸 걸고 지우를 법정에서 빛나는 증인으로 만들어준 순호가 그렇다
순호는 무엇 때문에 지우를 위해서 자신의 특권을 내려놓았을까.
자신의 성공을 위해 지우를 이용하지 않았는지 자문하게 되면서 보이게 되는 진실.
돈 잘 버는 파트너 변호사가 된다해도 진실을 덮어야 하는 변호사라면, 더러운 기밀을 누설할 수 없다면 그길을 가지 않겠다는 남자.
좋은 변호사가 되는데는 실패했지만 좋은 사람이 되는데는 성공한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지우의 순수한 영혼이 순호의 가슴을 울리며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볼께” .라는 대사로 울먹이게 한 그 물음이 마치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처럼 들린다.
당신은 좋은 사람 입니까?
김은정 편집위원 프로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졸업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 기획홍보이사
(사)나누리청소년행복마을 이사
프렌즈플라워 대표
서울종합예술학교 공연제작예술학부 겸임교수
서울문화홍보원 기획이사
서울필하모닉 음악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