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란 땅은 참으로 복 받은 나라입니다. 더군다나 지금 2019년을 살고 있는 이 시대의 모든 사람들은 복 받은 땅에서 과거와 현재의 모든 문명의 혜택과 모든 문화적 혜택을 받으며 또한 삶의 질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조상들의 풍류 유전자를 이어 받은 탓인지 베이비부머 세대들 즉 70-80세대들의 주역이 젊었을 때는 청바지, 통기타로 한 시대의 문화를 이끌더니 지금은 은퇴 후 색소폰, 팬 플룻을 비롯한 여러 가지 악기로 자아실현과 봉사의 도구로 활용하여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모습을 여기 저기 보이고 있습니다.
필자 또한 그러한 대열에 합류하여 색소폰을 비롯해서 팬 플롯, 톱 연주와 여러 가지 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는 것을 좋아 하고 있습니다. 악기 연주는 자본주의 가치인 소유 지향적이기 보다는 내면의 인격을 풍성하게 하는 존재 지향적 삶의 추구에 적합한 동반자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다 그러하듯이 어떤 동기로 인해 특정악기에 입문하게 됩니다. 색소폰의 대표적인 음악이 데니 보이, 로라 라고 한다면 팬 플룻의 대표적인 음악은 당연코 외로운 양치기, 엘콘도 파사입니다. 루마니아의 연주자 게오르그 잠피르의 <외로운 양치기> 란 불후의 명곡으로 팬 플룻의 대중화에 불꽃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나 팬 플롯 연주의 목표점으로 <외로운 양치기>, <엘콘도 파사> 두곡을 향하고 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흔히 볼 수 있었던 팬플룻 연주가 이제는 우리 생활속에 정착된 지 얼마 되지 않지만 팬 플룻 동호인들이 오카리나와 함께 몇 년 사이에 급증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주 좋은 현상입니다. 한 때 작은 음악회나 버스킹의 단골 악기로 색소폰이 대세였지만 지금은 오카리나, 팬 플롯이 독주나 앙상블연주로 연주를 하는 모습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 여름 우연하게 스마트 폰으로 팬 플롯 검색을 하다가 이혜정 팬 플룻 밴드가 눈에 띄길레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대전의 최기호 프로 연주자, 홍성의 이종원 연주자, 대구의 손방원 연주자, 광주의 조우상 연주자, 서울의 김미라 선생님 등등의 연주자의 연주를 주로 들었었는데 밴드가입을 하고 난 다음 통영의 이혜정 선생님의 연주를 들어 보니 깜놀 그 자체였습니다. 팬 플룻의 숨어 있는 바람소리를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음악실 오픈 기념 음악회와 유튜브 동영상 모두를 쭈~우~욱 감상 해 보니 지금 까지 제 팬 플룻 연주 감상 안테나에 잡히지 않았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마치 새로운 팬 플룻 연주 금맥을 발견 한 것처럼 반가웠습니다.
얼마 전 9월 34일 이혜정 팬플룻(오카리나) 오픈 기념, 팬 플룻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가고는 싶었지만 저의 개인적 일정으로 인해 생생한 현장감 있는 연주와 분위기를 느끼지 못한 상태에서 이 글을 쓴다는 자체가 이상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서 필자의 음악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임팩트 있는 느낌을 최대한 살리면서 이글을 쓰고 있습니다.
세계적 음악가 윤이상을 비롯한 많은 문인들을 배출한 통영에서 이혜정 선생님의 존재로 인해 통영이 남도의 지방도시이지만 음악의 도시 통영으로, 팬 플룻 메카로 만들자는 에너지가 꿈틀거리기 시작 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3월 제1회 KOREA 팬 플룻 페스티벌을 통영에서 개최한 것은 그냥 스쳐 지나갔지만 어렴풋이 기억에 납니다.
이혜정 선생님의 연주 컨셉을 보면 단순한 팬 플룻 악기 하나로만 연주를 하지 않고,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 오카리나, 하모니커, 가야금을 비롯한 전통악기로도 합주 하시는 컨셉으로 연주하시는 것을 볼 때 음악적 마인드가 보통의 수준을 넘어서신 분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어느 연주장면을 보더라도 퍼팩트한 연주로 팬 플룻의 아름다운 선율을 완벽한 하모니로 선보이고 있어 듣는 필자로서도 행복감은 하늘 구름위로 떠나는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이혜정 선생님의 연주동영상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마치 그리이스 신화의 목신인 팬(PAN)이 입은 의상과 같은 연주복을 연상하게 되는 동시에 팬 플룻의 여왕이라고 불리우는 Dana Dragomir는를 연상하게 됩니다. 따라서 한국의 Dana Dragomir 로 활동하는 연주자라고 생각합니다.
이혜정 선생님의 연주 장르는 클래식을 비롯한 포크음악, 대중가요인 트로트 음악 등등의 모든 장르를 망라하여 모든 악기와 협연을 소화 하여 새로운 팬 플룻의 연주 컨셉을 개척하신 분으로 팬 플룻 역사에 기록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접해 본 팬 플롯 연주자들은 클래식 위주로 연주하는 것을 선호하며 대중가요를 뽕짝으로 취급하여 수준이하의 연주로 취급하여 가요를 연주하는 것을 혐오하는 분위기인데 이혜정 선생님은 그러한 장르의 벽을 허물고 트로트 가요를 작품성 연주와 동시에 흥행성 연주로 승화 시키고 있는 점 높이 평가 하고 싶습니다.
팬 플룻 같은 고급 악기로 어찌 트로트를 불 수 있느냐? 의 반응은 사대주의적 발상이라 생각합니다. 음악은 청중들과 소통이 우선입니다. 나 혼자만 즐기자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성악가가 이태리에 유학 갔다 와서 귀국 독창회를 하는데 지인들을 초청하였더랍니다.
독창회 내내 이태리에서 배운 작품성 성악곡을 한 시간 내내 노래 한 연주회였습니다. 열창을 한 성악가의 연주회가 다 마치고 난 다음 누군가 왈 <귀신 씨나락 까 먹는 노래 다 마쳤나?> 하더랍니다. 알아듣지도 못한 이태리 원어로 노래 하니까 지루해서 한숨 잤던 거지요.
음악은 청중과 소통하는 도구입니다. 한국에서는 한국어로, 프랑스에서는 프랑스어로, 미국에서는 영어로 소통해야 하듯이 청중의 눈높이에 따라 클래식을 연주 하고, 대중가요를 연주해야 합니다. 팬 플롯도 아무래도 버스킹이나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에게 연주할 기회가 많은데 알아듣지도 못하는 특정한 연주곡을 연주한다는 것은 재고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중들 앞에서는 무엇 보다 대중들에게 익숙한 가요로 연주하는 것이 피드백이 되어 호응이 좋습니다. 자기가 아는 노래를 팬 플룻으로 연주하게 되면 더 신기 해 합니다. 경로당에서는 외로운 양치기 보다는 트로트로, 카페에서는 외로운 양치기가 더 적합 합니다. 연주장소와 청중의 눈높이에 따라 제 각각 컨셉에 맞는 연주를 해야 합니다. 이러한 기준은 오카리나 연주에도 적용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요양원에서 연주하는 것을 보면 오카리나 연주를 위해 작곡한 특정한 곡을 연주하는 것을 많이 봐 왔습니다. 연주자 자신은 연주의 완성도로 자아도취적으로 연주를 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는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로 들립니다. 외국 방언이 따로 없습니다. 연주하는 멜로디는 훌륭하지만 청중이 알아듣지 못하는 공허한 소음에 지나지 않습니다.
병원이나 양로원, 요양원에 가서는 사랑을 잃어버린 나, 백년의 약속, 데니보이, 외로운 양치기 등등의 느린 곡을 연주하면 노래도 모르지만 템포가 느리므로 어르신들은 축 늘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빠른 트로트 곡을 많이 연주 하게 되면 아는 노래가 나와서 공감도 가고 가사도 기억이 나서 흥이 나서 춤도 추고, 박수도 치고 좋아 합니다. 뮤직테라피의 효과가 더 많이 나타납니다.
이혜정 선생님의 연주를 유튜브 동영상으로 듣고 보면서 느낀 점은 그러한 장르의 벽을 허물고 청중과 소통한다는 점입니다. 가장 중요한 또 하나는 팬 플롯 연주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까지의 제가 경험한 사실로 볼 때 팬 플룻 연주자 중에는 개인적 인간적 흠결이 있는 분도 있었고, 인격적 품질이 저하된 분들의 연주로 인해 팬 플룻의 음악의 품격을 퇴락하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온갖 시장잡배들이나 하는 행동거지를 하는 양아치 같은 사람들이 팬 플룻을 잡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데 말입니다.
지금까지의 아마츄어 관점으로 음악을 하는 필자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색소폰을 비롯한 어느 악기이이든지 마찬가지이지만 일반적으로 팬 플룻을 연주하는 내면적 품성의 기준을 우선해서 가볍고 부담 없는 마인드가 연속되기 보다는 거룩한 부담감을 안고, 품격과 완성도가 있는 연주를 하는 과정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간혹 팬 플룻 지도자들의 융통성 없는 독재적 마인드로 획일적인 팬 플룻의 교육과 연주로 분열을 조장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바람직한 팬 플룻 연주와 교육의 시스템을 재정립하는 소프트웨어를 이혜정 선생님께서 그 역할을 해 주시기를 소망 해 봅니다. 충분히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우후죽순의 가벼운 색소폰과 같이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상을 연출되는 모습이 팬플 룻 연주에서 재현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팬 플룻의 연주 음악의 보수성과 아울러 포용성, 융화력, 친화력이 높게 해서 분열보다는 통합된 마인드로 하나의 멜로디를 주로 하는 독주 같은 전횡적 운영보다는 여러 가지 멜로디로 조화가 되는 합창 같은 연주와 조직의 운영으로 대한민국 팬 플룻의 등대로 팬 플룻의 메카가 되기를 진심을 다해 두 손을 모아 빌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