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aver.me/FuW17srw
미세플라스틱 일주일에 ‘신용카드 한 장’ 삼킨다
2019.06.12
바다에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 | 세계자연기금 제공
한 사람이 일주일 동안 평균적으로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 양이 신용카드 한 장 분량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2일 세계자연기금(WWF)이 호주 뉴캐슬대학과 함께 연구해 발표한 ‘플라스틱의 인체 섭취 평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 사람이 일주일간 삼키는 미세플라스틱 입자(0~1㎜ 크기)는 약 2000개로 집계됐다.
이를 무게로 환산하면 신용카드 한 장 무게인 5g에 달한다. 월 단위로 따지면 칫솔 한 개 무게인 21g이며, 연간으로 보면 250g을 넘는 양이다.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게 되는 주요 경로는 음용수였다. 한 사람당 매주 미세플라스틱 1769개를 마시는 물을 통해 삼키고 있었다. 이어 갑각류(182개), 소금(11개), 맥주(10개) 등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경로로 지목됐다.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수돗물 샘플의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레바논(98%)이었다. 미국(94.4%), 인도(82.4%) 우간다(80.8%) 등이 뒤를 이었다.
5㎜ 미만 크기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뜻하는 미세플라스틱은 애초에 미세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거나 플라스틱 제품이 더 작게 부서지면서 생성된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치약, 세정제, 스크럽제에도 들어 있다. 크기가 매우 작아서 하수처리시설에서 걸러지지 않고 바다와 강으로 유입된다. 해양 생물들이 미세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하고 삼키면서 큰 문제가 되고 있으며, 인체에 흡수되면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킨다는 분석도 있다.
사이언스데일리는 미국 물리학 연구소가 최신 연구를 통해 인체 내로 흡입된 미세 플라스틱이 비강과 구인두 또는 목구멍 뒤쪽의 핫스팟에 모이는 경향이 있음을 밝혀냈다고 보도했다.
한국 식약처는 2017년 화장품에 사용되는 미세플라스틱 규제를 만들었으며, 환경부에서도 미세플라스틱 실태조사에 나서는 등 최근 미세플라스틱 관리제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에서 연간 800만톤 이상 플라스틱 폐기물이 해양으로 유출되고 있는데요.
2030년이면 1억톤 이상이 자연에 그대로 버려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WWF에선 2000년 이후 생산된 플라스틱 양이 2000년 이전에 생산된 전체 양과 같으며, 이 중 3분의 1이 자연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해마다 800만t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로 유출되고 있으며, 270종 이상의 야생생물이 플라스틱 폐기물 피해를 봤고, 240종 이상이 플라스틱을 섭취했다고 설명했다.
마르코 람베르티니 WWF 사무총장은 “플라스틱은 해양과 수로를 오염시키고 해양 생물을 죽음으로 몰아갈 뿐 아니라 인류도 위협하고 있다”면서 “플라스틱을 먹지 않으려면 매년 수백만t의 플라스틱을 자연에 버리는 일부터 막아야 하며, 플라스틱 오염 해결을 위한 구속력 있는 국제 협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https://naver.me/GOQW4yhe
미세플라스틱, 매주 '카드 한장' 먹는다?…"입 까끌까끌했을 것"
지난 2019년 6월 세계자연기금(WWF)과 호주의 뉴캐슬대학은 충격적인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 세계 성인 한 사람이 일주일간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5g, 신용카드 한장 무게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본지를 포함, 국내외 언론은 이를 보도하거나, 관련 기사에서 이런 사실을 인용했다.
하지만 당시 보고서에서 밝힌 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이 엄청나게 부풀려졌다는 사실이 최근 속속 드러나고 있다.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권정환 교수와 FITI 오창산업환경시험센터, 한국분석과학연구소(KIAST) 연구팀은 최근 '환경오염(Environmental Pollution)' 국제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한국인들이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산출 방법에 따라 주(週)당 0.14㎎ 혹은 0.3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값은 5g의 3만분의 1 혹은 1만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한국인 섭취량 0.14~0.31㎎에 불과
고려대 연구팀은 식탁용 소금과 간장·액젓·젓갈·해조류·꿀·맥주·음료 등 한국인들이 소비하는 음식 제품 90개를 8가지 식품 유형으로 나누고, 그 속에 들어있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을 하나하나 측정했다.
소금의 경우 미세플라스틱 숫자가 중앙값으로 g당 0.22개였다. 천일염은 g당 미세플라스틱이 1.19개로 가장 많았고, 해양심층수 염은 0.23개, 죽염은 0.15개, 정제염은 0.11개 순이었다.
해조류의 경우 중앙값은 g당 4개였는데, 건조 김 6.2개, 염장 다시마 3.6개, 마른미역 3.3개, 생미역 2.6개, 건다시마 0.9개 순이었다.
이 밖에 국산 맥주는 L당 10개, 수입 맥주는 L당 7개였다.
연구팀은 이런 측정치에 '국민건강영향조사 2016'에서 제시한 전국 2만여 명의 116개 식품군 섭취 빈도와 섭취량 데이터를 적용, 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을 추산했다(결정론적 방법).
이와는 별도로 10만 회의 다양한 무작위 시나리오를 적용, 가장 빈도가 높은 음식 제품 섭취 방식을 찾고 거기에 따른 미세플라스틱 섭취량도 계산했다(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분석결과, 결정론적 방법에 따른 한국인의 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은 주당 0.14㎎,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으로는 주당 0.31㎎으로 추산됐다.
권 교수는 "WWF가 보고서에서 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을 너무 과도하게 추정했고, 현재 학계에서 이를 수정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하한값 0.1g도 너무 많은 편
2019년 6월 WWF가 공개한 자료. 1주일 동안 섭취하는 먹는물과 조개와 갑각류, 맥주, 소금에 들어있는 미세플라스틱 숫자를 나타낸다.사진 WWF 제공]
WWF와 같이 2019년 보고서를 공개했던 뉴캐슬대학 연구팀은 지난 2020년 10월 논문으로 발표했고, 이때는 하한값 0.1g을 제시했다.
즉, '유해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발표한 논문에서는 섭취량을 0.1~5g이라고 표현했다.
뉴캐슬대학 연구팀은 "기존에 발표된 59개 간행물의 데이터를 분석, 0~1㎜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을 구형 또는 육면체로 가정해서 부피(체적)를 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질량을 계산해냈다"고 논문에서 설명했다.
미세플라스틱 양을 직접 측정하지는 않고, 문헌에 나오는 미세플라스틱 숫자로부터 대략적인 크기 분포를 추정하고, 그것으로부터 부피와 질량을 추정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사람들은 조개·갑각류에서 연간 2602~1만6288개, 물고기를 통해서는 연간 339~3005개, 맥주로는 177~869개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으로 산정했다.
수돗물을 통해서는 연간 1만6265~6만8331개, 병입수(생수)에서는 346~29만2251개를 연간 섭취한다고 보고, 평균적으로 먹는 물을 통해 9029~17만4959개를 섭취하는 것으로 봤다.
먹는 물을 통해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이 단연 많은 것으로 본 것이다.
권 교수는 "마시는 물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거의 나오지 않는데, 과거 잘못된 분석 결과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WWF나 뉴캐슬대학에서는 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을 과도하게 계산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하한값으로 제시한 0.1g조차도 너무 많다는 것이다.
조목조목 반박하는 논문도 발표돼
이런 가운데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 몬탄유니버시태트 레오벤(Montanuniversität Leoben 기술대학)의 마틴 플레츠 교수는 '유해 물질 저널 회보'에 발표한 논문에서 "뉴캐슬대학 연구팀이 몇 자릿수만큼 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을 과대평가했다"고 비판했다.
뉴캐슬대학 논문에서는 미세플라스틱 입자 크기가 1㎜ 이하인 것을 조사했다고 했다면서도 입자의 평균 질량을 2.8㎎이라고 산출한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질량이 2.8㎎이라면 입자 크기는 1㎜가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생수 1L에 지름 1.65㎜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420개, 소금 1㎏에 지름 2.94㎜의 미세플라스틱이 148개 들어있다는 것도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2017년 11월 당시 조희송 환경부 수도정책과장이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기자실에서 '수돗물 중 미세플라스틱 함유실태 조사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환경부는 24개 정수장 중 3개 정수장에서 1L당 0.2~0.6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으나 주요국가 대응동향과 국제기구의 의견을 종합할 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뉴스1
교수는 "이런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이 이렇게 많이 들어있다면 물이나 음식에서 당장 이물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신용카드를 21조각(7일 X 3끼)으로 나누면 가로 2㎝, 세로 1㎝ 정도 크기가 되는데, 매 끼니때 이 정도 크기의 플라스틱을 가루로 만들어 음식에 뿌렸다면 입안이 까끌까끌할 것이란 얘기다.
5g 먹는 데 1주일 아닌 300년 걸려
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2023]
한편, 네덜란드 와게닝언 대학 연구팀은 2021년 3월 '환경 과학 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국제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성인이 하루 1~5㎜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양은 중앙값으로 583ng(나노그램, 1ng=100만분의 1㎎)이라고 밝혔다.
이는 일주일이면 4081ng, 0.0041㎎에 해당한다.
이는 흰 설탕 알갱이 하나 무게(0.05㎎)의 10분의 1도 안 된다.
와게닝언 대학팀 계산에 따른다면 5g짜리 신용카드만큼을 미세플라스틱으로 섭취하는 데 2만3500년이 걸리는 셈이다.
권 교수팀의 수치 0.31㎎을 적용해도 5g을 먹으려면 300년이 걸린다.
권 교수는 "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이 과장된 것은 분명하지만, 섭취량이 줄었다고 해서 미세플라스틱 위험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현재로써는 얼마나 위험한지는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유·쌀·빵 등 나머지 음식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고, 아직 제대로 측정하지 못한 훨씬 작은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에 대해서도 조사도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사람의 세포벽이나 혈액-뇌 장벽을 통과하는 작은 미세플라스틱(나노 플라스틱)의 경우 건강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지적한다.
크든, 작든 미세플라스틱 섭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