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성시경의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그 영상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호감이 갔고, 예전에 원령공주와 이웃집 토토로등의 일본 에니메이션을 볼 때의 그 아름다웠던 음악과 화면에 정말 감동받았을때... 그 때 그런생각을 했었다. 왜 우리나라 에니메이션은 단순한 스토리에 웅장한 스케일이라곤 없는 것일까 하고. 에니메이션도 잘만 만들면 미국이나 일본처럼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 못지않은 감동을 줄 수 있는데 하고 말이다. 그리고 어른이든 아이든 간에 한번 쯤은 향수어린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에니메이션 이니까.
정말 에니메이션다운 에니메이션은 마리이야기가 처음인 듯 싶다
물론 그 전에도 몇몇 작품이 있었지만 어느 수준에는 못 미쳤기때문에...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리이야기가 정말 좋은 작품이라는것은 아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와, 정말 후회없다" 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기 때문에.
하지만 6500원어치의 값어치는 아니더라도 5000원어치의 값어치를 하기에는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본 한국 에니메이션 중 가장 화면이 아름다웠고, 음악또한 유희열과 성시경이 참여해서 서정성있게 흐르는 것이 지금까지 에니메이션에 있어서의 음악을 소홀히 하던것과 차별성 있었으며, 스토리또한 약간 단순한 면은 있었지만 참 아이들다운 순수함이 살아 있었던것 같다. 요즘 쏟아지는 영화들중에 비디오를 빌려 보기에도 아까워 테레비에서 해야만 겨우 볼 수 있는 3류급 영화들도 많은데 그런면에서 본다면은 후회가 없다. 정말까진 아니라도 어느정도의 후회는 없는 작품이다.
단지, 내가 볼 적에 아이들이 참 많이 왔었는데(사실, 거의 다가 아이들이랑 애 엄마아빠들 또는 할아버지 할머니였당) 그런 점에선 약간 아쉽다는 생각도 든다. 아직 우리나라에 에니메이션이란 아이들이 많이 본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아직까지 한국에니메이션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많아서인지는 몰라도 아이들이 많이 왔었는데 영화의 중심 스토리인 마리와 소년의 이야기는 아이들이 이해할 수도 있었으나 이 영화의 처음 부분과 끝 부분의 대사들은 차마 아이들의 지식 수준으로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것이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열살정도의 아이들은 과연 이 영화의 스토리를 이해하고 감동을 받을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알아맞히는 것도 색다른 재미였다. 어른 남우는 이병헌이, 아저씨는 안성기가, 할머니는 나문희가, 엄마는 배종옥등이 더빙했는데 그 배우의 목소리를 듣고 "아, 누구목소리다!"할 때 은근히 재미났었다. 그리고 마리라는 환상의 소녀를 만나는 장면에선 너무나 아름다운 영상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우리나라도 이만큼이나 예쁜 화면을 만들어 낼 수 있구나~ 라는 생각에 말이다.
마리 이야기는 한마디로 물의 이미지, 바다의 이미지의 영화다.
어린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도 그려지고 작은 어촌을 배경으로 해서 짠내음이 풍겨나오는 것 같기도 했고, 서커스단을 구경하는 장면에선 나도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하여 웃음이 났다. 그리고 마리를 만나는 장면을 생각하면... 그냥 파아랗고 하이얀 그런 기억만 떠오른다. 영화와 정말 잘 어울리는 주제곡의 성시겨으이 목소리도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그냥 아쉬움이라면, 마리에 대한 이야기와 소년의 상실감등이 좀 더 구체적으로 나타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근데 이 영화는 극장가서 보면 주위를 둘러싼 애들덕택에 괜히 왔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비디오로 보면 그 아름다운 화면이 100% 느껴질 수 없을것같아서 자칫하면 따분하고 지루하기만한 영화로 다가올 것 같으니 비디오로 보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