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콩 = 땅에서 나는 쇠고기>
장은 식생활 문화에 있어 한 집안의 흥망성쇠를 가늠할 정도로 중요시 여기는 음식이다.
장의 기본 원료는 콩이다.
그리고 콩의 원산지는 원래 우리나라라 는 것이 근래의 연구에 의해 밝혀졌다.
그러므로 장은 원천 재료부터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 인 것이다.
콩의 원산지는 야생 콩의 자생지역이면서
야생 콩, 중간 콩, 재배종 등이 가장 많은 곳으로 추정할 수 있는데
이런 조건에 가장 잘 부합하는 곳이 만주 남부이다.
만주 남부는 본래 맥 족의 발생지이며 고조선의 옛 영토 다.
평양시 삼석구역 남경 유적 36호 집터에서 발굴된 유물에는
벼, 조, 기장, 콩, 옥수수 등의 곡식들이 탄화된 채 발견되었는데
이것의 연대는 기원전 4000년 후기(약 6천년전) 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에 발견된 대동강 유역의 삼석구역 표대 유적에서도 벼와 콩이 발견되었는데
이 곡식들은 단군조선 초기, 즉 기원전 30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따라서 벼와 콩이 한반도에서 일찍부터 재배되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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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 유적의 오곡.
중앙이 탄화된 콩이며 기원전 4천년 후반기로 거슬러올라간다. |
우리나라에서 재배된 콩은 기원전 7세기에 중국에 전해졌다고 추정 된다.
『시경』에 '제나라의 환공이 산융에서 비로소 콩을 중국에 갖고 왔다'라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콩이 동양을 벗어나 외국에 전해지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 이다.
인도에는 18세기나 19세기 초에, 유럽에는 18세기에 진출했다.
1739년에 파리 식물원에 처음으로 콩을 심었고,
1786년에는 독일, 1790년에는 영국의 식물원에서 시험 재배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콩의 주성분은 단백질(40%)과 탄수화물(30%) 그리고 지질(20%)로
그 외에 각종 비타민과 칼슘, 인, 철, 칼륨 등의 무기성분을 지니고 있는데
이들 영양 성분이 쇠고기 등심보다 월등히 높다 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콩을 '땅에서 나는 쇠고기'로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콩은 예로부터 인체에 매우 유용한 식물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도 집중적으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가운데 현재까지 알려진 중요한 효능은 다음과 같다.
콩의 효능 중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항암 효과 이다.
또한 고령자들의 가장 큰 사망 요인 중 하나인 동맥경화를 예방 하는 데도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
최근에 들어서는 노인들에게 치명적인 질병인 치매의 예방 효과 도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말은 뇌의 활성화에 콩은 더없이 좋은 식품 이라는 뜻이다.
콩의 역할은 이외에도 양질의 단백질이면서 비타민 E가 풍부해 피부의 기미를 방지할 뿐만 아니라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해준다.
특히 비타민 E는 혈액 중의 악성 콜레스테롤과 중성 지방을 감소시키고
혈액의 점도를 낮춰 중·고령기 얼굴 등에 생기는 갈색 기미(일명 노인반점) 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등 노화 방지 에 기여한다.
『본초강목』에는 콩을 오래 먹으면 안색이 좋아지며 늙지 않고 흰 머리칼을 검게 해주며 피를 맑고 모든 독을 풀어준다고 적혀 있는데
이는 오래 전부터 콩이 불로장수의 건강식품이었음을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2001년 특별호에서 「건강과 장수를 위한」이란 제목으로 콩을 다루고 있다.
[메주]
<2. 생명 유지의 필수품 메주>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장을 담갔는지에 대한 기록은 별로 없지만 290년경 진수가 작성한 『삼국지』 「위지동이전」을 보면 "고구려인은 장양(醬釀 : 장 담그기·술 빚기) 등의 발효성 가공 식품 제조 솜씨가 훌륭하다"고 적혀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미 삼국시대 초기에 메주를 쑤어 장을 담갔을 것으로 추정 된다.
그러나 메주가 우리 문헌상에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삼국사기』 「신문왕」편에 나온다.
신문왕이 김흠운의 딸을 왕비로 삼을 때(683년) 예물로 보낸 품목 명세 속에 메주가 들어 있는 것이다.
이는 메주가 당시 매우 귀한 식품 가운데 하나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또 고려 현종 9년(1018)에는 거란의 침입으로 백성들이 추위와 굶주림으로 고생하자 소금과 장을 나누어주었다는 기록이 있고,
문종 6년(1052)에도 개경의 굶주린 백성 3만 명에게 메주를 내렸다는 글이 있다.
당시에 메주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 식품으로 인식될 정도로 중히 여겼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장을 담글 때 장독에 금줄을 치고 고추와 숯을 장 위에 띄우는 것은 부정을 막아준다는 주술적인 의미도 있지만 살균과 흡착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간장이 얼마나 좋은가는 과학적인 실험에서도 증명 된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의 시험 분석에 의하면, 1년 묵은 간장 은 100그램 당 아미노태질소(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는 과정의 중간물질)의 함량이 43 밀리그램 이었는데 2년 된 간장 에서는 680밀리그램이나 되어 16배나 증가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양 사람보다 육류 소비량이 적어 아미노태질소가 부족하기 쉬운데 오래 묵은 간장이 바로 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공장에서 생산하는 화학간장에는 이런 영양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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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중인 장.
된장과 간장을 만들 때 숯을 넣는다.
이것은 발효에 유익한 미생물의 서식지 제공, 부패 방지, 미네랄 공급을 위해서이다(사진 서울시문화재관리위원회). |
<3. 된장>
콩이 항암 효과에 탁월 하다는 것은 이미 설명했지만
된장 은 한국의 발효 식품 가운데 항암 효과가 가장 탁월 할 뿐 아니라
간 기능 회복과 간 해독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된장 속에 키토올리고당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된장을 끓인 경우에도 항암 효과는 유지 되는데
쥐를 암에 걸리게 한 후 된장을 먹인 결과
된장을 먹지 않은 쥐보다 암 조직의 무게가 80퍼센트나 감소 했다는 보고도 있다.
<한국암예방협회>에서 1994년 11월 「암 예방 수칙」을 발표했는데
그 중 한 항목이 '매일 된장국을 상식할 것'이다.
또 된장은 간 기능 을 강화 시켜준다고 한다.
된장의 간 기능 촉진 효과는 근래에 밝혀진 것이다.
특히 된장의 노화 방지 효과 는 항암 효과나 간 기능 증진 효과보다 더 잘 알려져 있다.
이 밖에 된장에 함유되어 있는 다이드제인과 다이드진류는
두통을 경감 시켜주고 고혈압을 예방 한다.
또한 된장은 지혈작용 뿐 아니라 혈액 응고를 방지하는 역할까지 한다.
혈관 내에 혈전이 형성되면 영양소와 산소의 공급을 방해해 뇌혈전증이나 뇌출혈 등의 질병을 일으키는데
된장 속의 바실루스균이 특수한 단백질을 분비해 혈전 덩어리를 잘게 부순다는 것이다.
이는 된장을 많이 먹으면 뇌졸중이나 뇌출혈 등 혈액 순환 장애로 인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바실루스균은 열을 가하면 파괴되기 때문에 된장은 날로 먹는 것이 좋다.
따라서 된장찌개를 끓일 때 5분을 넘기면 효능이 없어진다고 한다.
한방에서도 해독작용, 소화불량, 부종과 어혈, 임신하혈, 빈혈, 식중독과 설사, 초기 감기, 가벼운 상처, 생인손 앓을 때, 두드러기, 벌레물린 데, 염증 등등 많은 부분에 된장 사용을 추천한다.
과거에 가장 흔한 된장이 가장 요긴한 가정상비약이었던 셈이다.
한편 KBS-TV에서 숯을 넣은 재래식 된장이 암세포를 죽이는 효과가 강하다는 실험결과를 방영 했다.
된장은 메주, 물 , 소금이 주 원료인데 여기에다 숯을 넣는다.
된장에 숯을 넣는 이유는 된장이 발효식품이므로 발효를 돕는 미생물이 잘 살아야하는데
신기한 것은 곰팡이같이 덩치가 큰 미생물은 숯에 기생하지 못하고
우리에게 유익한 미생물은 1천분의 1밀리미터밖에 되지 않는 숯의 구멍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숯이 유익한 미생물에게만 서식지를 제공한다 는 것이 귀엽기만 하다.
또 숯은 탄소가 85퍼센트, 미네랄이 10퍼센트 이상 차지하고 있다.
탄소는 환원작용을 하므로 된장의 부패를 막는다.
미네랄은 체내 신진대사를 도와주는 미량물질인데
숯에는 나무가 빨아올린 미네랄이 그대로 농축돼 녹아 있으므로
숯을 넣은 된장이나 간장에는 자연히 미네랄이 풍부하게 된다.
성도제 박사는 과거에 어머니가 집에서 숯을 넣어 담가준 된장과 간장의 맛이 좋다고 느껴지는 것은
바로 미네랄 효과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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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군 된장마을. |
<4. 고추장은 우리나라에서만 생산>
고추장은 고추에서 나오는 매운맛과 함께
전분의 분해에서 발생하는 당류의 단맛,
그리고 콩단백질의 분해로 생산되는 아미노산의 구수한 맛이 조화를 이루는 복합 향신료로서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발효 식품이다.
고추장은 숙성 기간 중에 원료에 없던 당류와 구연산, 젖산, 아세트산 등 유기산과 알코올이 생산되는 것도 특징이다.
이것은 찹쌀의 전분이 메주 또는 엿기름에 있는 전분 분해효소의 작용을 받아 단맛의 당류가 생산될 뿐만 아니라 젖산균 등 여러 종류의 미생물이 생장한다는 것을 뜻하며 이것이 고추장의 고유한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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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과 된장 |
이종호(mystery123@korea.com · 과학저술가)
<이종호 님>은 1948년생.
프랑스 뻬르삐냥 대학교에서 건물에너지 공학박사학위 및 물리학(열역학 및 에너지) 과학국가박사로
88년부터 91년까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해외연구소소장(프랑스 소피아앤티폴리스)과
92년부터 이동에너지기술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세계 최고의 우리 문화유산>, <신토불이 우리 문화유산>, <영화에서 만난 불가능의 과학>등 다수.
첫댓글 해마다 장을 담그기는 해도 잘 안돼.. 작년엔 정말 성공해서 남편에게 칭찬(?)받았는데 올해도 맛이 어떨지....
된장이 몸에 좋다는 얘기는 너무도 잘 알고 있지요... 발효식품들은 다 좋습니다. ^^*
된장 예찬은 해도해도 모자랄 듯..지혜로운 조상님 둔 우린 정말 복받은 사람들입니다.
된장은 먹어도 질리지않는 음식입니다..ㅎ
정월달에 내손으로 장을 담구었습니다. 벌써 발갛게 우러나온 간장... 내솜씨 기대됩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