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연극을 보기 위하여 대학로를 향하는 우리는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강풀의 순정만화 』를 선택하고 소극장으로 향했다.
순수한 사랑을 다룬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로 가슴도 많이 따뜻했고 웃기도
많이 한 행복한 두시간을 보낸 후,
동대문 쇼핑을 세시간 가량 하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었다. 감사한 하루가 그렇게 깊어갔다.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각, 보석이는 배가 아프다고 호소해왔고 약으로 응급조치를 취한 후 밤을 넘겼지만
다음날 여전히 오른쪽 배가 아프다고 하여 검사라도 할 셈으로 병원을 찾게된 결과
<급성 충수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국립 의료원 응급실을 향한 보석이는 그곳에서 이런저런 검사를 한 후 수술이 결정 되었고
복강경 수술이 되지 않는다는 병원측의 사정에 의해 신촌 연세병원으로 옮겨 그날 저녁 8시에
수술실로 들어가 <충수돌기 절제술> 일명 맹장수술이란걸 하게 되었다.
1시간 30여분동안의 수술을 마치고 나온 보석이를 다시 만나는 내 심경은 글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벅찬 감사의 시간이었음을 고백한다.
마취가 풀리고 첫날의 통증도 시간이 흐르며 완화되어갔다. 목요일에 퇴원을 했다.
처음 병명을 알았을 때의 마음, 수술을 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의 마음,
수술실에 보석이를 들여보낸 이후 기다리는 동안의 마음,다시 만났을 때의 마음. 이 모든 마음들은
긴 시간 , 알지 못하는 간이역에 어둔 밤 나를 내려놓고 가버린 열차를 두렵고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보통 맹장수술이라 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들 한다. 나 역시도 대소롭지 않게 알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내 자식의 수술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병원에는 더 위험한 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너무도 많다. 소생 가능이 없는 환자도 많다.
언제나 그렇듯이 병원에 있는 수 많은 환자들을 보고 있자면 무엇보다 건강이 중함을 알게 되고
내안에 있는 물질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진정 소중한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 이시간 병원에 계시는 모든 환자분들의 빠른 쾌유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환자 가족분들께도 희망을 잃지 마시길 기도한다.
*참고로 <급성 충수염>에 대한 정보를 기록하여 조금이나마 이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고저 한다.
급성 충수염이란 대장이 시작되는 부위인 맹장끝에 붙어있는 6~10㎝ 길이의 충수돌기에 생기는 염증을
말하는 것이며 일반적으로 맹장염이라 부른다.
10~20대에 가장 많이 발병하며 그 원인은 충수돌기가 염증성 변화에 의해 대장이 폐쇄됨으로 여러
현상이 나타나는데 약 60%는 점막하 임파절 증식에 의하여 35%는 대변의 작은 덩어리인분석에
의해 폐쇄되며 , 이 외에 이물질이나 종양, 협착에 의해서도 충수가 폐쇄될 수 있다.
충수가 폐쇄됨에 따라 충수강내 염증과 압력이 증가함에 따라 충수염에 따른 증상이 나타난다.
*급성 충수염의 증상
초기에는 명치부근이나 배꼽부근에 통증,복부 팽만감, 식욕감퇴부터 시작되고 오심,구토를 동반 하므로
환자들은 급체,소화불량이나 장염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 염증이 진행되면서 상복부 통증이 있은 후 수 시간이 지나서 오른쪽 아랫배로 통증이 옮겨
정착되고 통증이 계속되며 점차 심해지게 된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오른쪽 아랫베의 통증으로 누르면
아프고 기침할 때 그 부위가 울리고 걸을 때 통증을 느낀다.
*검사
#소변검사 :(충수의 위치가 뱃속 뒤쪽에 있을 때는 주변을 지나는 뇨관에 염증이 파급되어 소변으로 미량의
적혈구가 나올 수 있다
#단순 복부촬영 : 염증으로 인해 충수주위의 맹장에 장마비로 인해 공기가 모여 있는 소견을 왁인할 수
있기도 한다. 단순 복부촬영을 하는 또 다른 목적은 증상이 비슷한 요로결석을 감별하기 위한 것이다.
#복부 초음파 검사 :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염증으로 부어있는 충수나 충수가 터져 생긴 충수주위농양을
확인할 수 있지만 충수의 위치에 따라서 잘 확인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복부 CT 촬영 : CT 검사를 통해 충수가 발견되면 급성충수염으로 진단할 수 있다.
초음파검사와 CT 검사는 상호 보완적이다
#대장내시경검사 : 임신이나 기타 질환으로 수술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경우, 진단이 애매한 경우에는
대장내시경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과의 감별을 시도하기도 한다.
*급성충수염의 치료
수술에 금기 사항이 없는 한 수술적 충수절제가 치료의 원칙이다.
만약 충수염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염증이 진행되어 충수가 터지거나 천공되게 되는데
이는 여러 가지 합병증을 유발한다.
합병증으로는 복막염, 복강내 농양, 장폐쇄가 있으며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 생명이 위험하게 된다.
천공이 없는 충수염일 경우 수술시간은 약 30분 정도가 소요되며 약 3일정도면 퇴원할 수 있으나
만약 지연 수수로 인해 천공되거나 합병증이 동반된 충수염의 경우 치료시간이 길어지고 수술 후 합병증이
많아지므로 충수염이 의심되면 즉각 병원을 찾고 적정한 검사로 신속하게 진단받아
빨리 수술 받는 것이 최선의 치료다.
첫댓글 고생이 많았군요. 완쾌되었다니 다행입니다. 내리사랑의 부모님의 마음이 잘 드러난 글 한 편은 감동입니다. 건강하세요.
무고하신거죠? 선생님, 그게 그렇더군요. 마음이..^^. 지금은 회복중이고 통원치료 받으러 내일 병원에 갑니다. 선생님께서도 늘 바쁘신데 건강 소홀히 하지 마시고 관리 잘 하셔서 아프시단 소식 안듣게 해주세요.아셨죠?^^*
고생 하셨어요...걱정스런 마음으로 읽어 보았는데 다행입니다.
네,선생님^*^. 이렇게 함께 걱정해주시니까 더 감사해요. 선생님께서도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