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집밥과 외식 -
집밥은 꼭 맛이 있어서 먹는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
늘 먹어오던 것이기도 하고, 가족이라는 이유로 같이 먹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특별히 맛이 없거나 질리지 않는다면 같이 먹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요리 솜씨가 너무 없거나, 간이 맞지 않거나, 또 성의없이 같은 반찬이 계속 나온다면 다를 수는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렇게 맛없는 집밥만 먹다가 오랜만에 한 번 입에 살살 녹는 외식을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다음에 또 먹고 싶어서 그 식당의 전화번호까지 입력을 시켜놓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정말 맛있는 외식을 하고나면, 집밥이 먹기 싫어지고, 그때 먹었던 그 외식이 자꾸 생각나지 않을까?
집에 들어가면, 자다 일어난 것 같은 차림으로 화장도 않고, 청소할 때도 입고, 잠잘 때도 입는 그 늘어난 츄리닝을 입은 변함없는 아내의 모습이 보인다면 어떨까?
특별히 여자로 보일까?
같이 앉아서 드라마를 보다가 아무 조심성 없이 편하게 방귀를 뀌고, 돈 아낀다고 레이스가 다 늘어나서 너덜너덜한 팬티를 입어서, 여자로는 느껴지지 않는, 그냥 애들 엄마일 뿐인 여자라면, 그 여자에게 어떤 감정을 느낄까?
반드시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섹시해서 짜릿한 여자의 모습이 없어져 버린 아내들의 모습일 수 있겠다.
이런 아내의 이미디와 특별한 맛도 없고, 차려주니까 그냥 의무적으로 먹어야 하고, 입맛 없어서 안 먹는다면 혼날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어서 먹는 집밥과 너무 비슷하지 않은가?
그런 아내의 모습을 보다가 직장이나 거래처에서 만나는 여자의 모습은 너무 세련되고 예쁘다.
아내의 모습과는 너무 다르다.
정말 짜릿하기까지 하고 신선한 느낌까지 주는 여자의 모습도 있을 것이다.
집에서 아무 매력도 없는 아내를 보다가 그런 여자를 본다면 마음이 가기도 할 것이다.
상냥하게 커피라도 한 잔 뽑아주는 상큼한 매너까지 갖춘 여성이라면 어떨까?
차를 같이 마셔도 차맛이 좋고, 같이 술을 한 잔 해도 술맛이 날 것이다.
술김에 그 여자가 속마음을 틀어놓을 수도 있겠다.
그 예쁘고, 세련된 여자의 입에서 "사실은 나도 집에 가면, 언제 입었는지 땟국이 흐르고, 구겨져서 다 말려 올라간 트렁크 팬티를 입고, 티비 앞에서 연속극이나 보고, 게임기 앞에만 앉은 남편이 너무 꼴보기 싫은데, 팀장님은 너무 세련되고, 멋있어서 솔직히 볼 때마다 가슴이 뛰었어요!"라고 말을 한다면, 당신은 어떤 마음일까?
집에 있는 아내와는 전혀 다른, 세련된 여자의 이런 말을 듣는다면, 참을 수 있는 남자가 얼마나 될까?
누군가가 맛있는 외식을 하자는데, '안 돼. 나는 맛은 없지만 밥은 집에 가서 먹어야지.'할 수 있는 남자가 얼마나 될까?
당신이라면, 늘 변함없이 그렇고 그런 집밥과 정말 특별하게 맛있는 외식 중에 어느 것을 택하겠는가?
꼭 남자만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닐 것이다.
여자도 긴장을 너무 풀어서, 테크닉이라고는 모르고, 항상 변함없는 느낌의 그 숨소리만 들리는, 아무 느낌도 없는 남편보다는 세련되고 매너좋은 남자가 멋지고 짜릿하게 느껴지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 아닐까?
'집에 가면, 그 소문난 외식 집에서 먹던 그 맛보다 더 정성이 들어가고, 더 맛있는 아내의 집밥이 있는데, 뭐할라꼬 비싼 돈 들여가면서 외식을 할라 카겠노!'
이렇게 돼야 정상 아닐까?
사실 집밥이 맛있다는 걸 알면서도 어떤 모임 때문에 외식을 하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또, 요즘은 친구들이 하도 외식 외식 하니까, 어떤 맛이길래 그럴까 하는 호기심에 외식을 해보고는, '내가 여태 뭘 하고 살았던 거야' 할 정도로 눈이 번쩍 뜨이는 맛을 느끼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근데~, 외식은 남자들만 좋아하는 기 아인갑더라꼬.
요새는 여자들이 외식을 더 많이 한다 카더라 카이.
여자들은 친구들끼리 모여서 낮에 외식하러 댕기는 갑더라꼬.
먹어보고 입맛에 맞으마 그때부터는 몰래 혼자 댕기고.
마누라 입에서 "내 입에 착착 붙는 맛있는 집밥 놔두고 외식 뭐할라꼬." 칼 수 있도록 연구도 좀 하고.
참, 요새는 마누라가 아파서 집에서 밥을 못해줘서 외식만 하는 남자도 있기는 있는 갑더라꼬.
2021년 9월 22일 새벽 4시 00분,
권다품(영철)의 쓸데없는 비교 고찰.....
2021년 12월 1일 밤 11시 05분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