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이 오는구나!
향긋한 내음이 나는 산과 들로 떠나야만 할 것 같은 날씨.
운 좋게도 충주숲해설가 6기 선생님들과 줄이 닿아
강원도 신림마을, 영월의 법흥사와 요선정, 주천을 탐방하는 기회를 잡았다.
① 봄의 전령사 ‘복수초’
우리 일행이 처음 당도한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 신림마을은
‘신림(神林)’이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신들의 숲‘으로 오래된 서낭당이다.
좌청룡 우백호를 상징하는 전나무와 엄나무가 있고
그 앞으로는 복자기나무, 층층나무, 굴참나무, 갈참나무 등이 도열하듯 서있다.
이러한 신화적 냄새가 물씬 풍기는 성황림의 모습이 이색적이고,
201종의 초목이 잘 자라고 있어 천연기념물 93호로 지정된 숲이라고 한다.
신림마을 숲 설명은 이 마을의 해설가 박성남 전 이장님이 상세하게 해주셨다.
말솜씨가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박 전 이장님의 함자와 이곳 마을이름(성남리)이 같았다.
또한 서울서 국민은행 지점장을 지냈으며, 노르웨이 등 외국생활도
수년간 하신 분으로 신림에는 2008년에 은행을 퇴직하고 귀촌하셨단다.
마른 체격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로 흥미를 유발하며 우리들을 즐겁게 했다.
졸참나무 앞에서 “구황식물은 구차하고 황당할 때 먹은 것”이라고 해서 웃었고,
항암성분이 많은 겨우살이는 새들이 열매를 먹으면 아교 같은 성분이 있어
귀찮아서 나무에 문질러서 열매를 떨어 내 나뭇가지에 자라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산(이순욱) 선생님이 평지 숲에 느릅나무와 복자기나무 등이
잘 보존된 것은 아마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칠만하다는 평가를 보탰다.
어느새 우리들의 관심은 봄의 전령사 복수초에 눈길이 갔다.
햇살이 따뜻해지자 여기저기서 고개를 내밀 듯 황금색 복수초가 피기 시작했다.
꽃 피는 시기를 절묘하게 잘 맞췄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발 할 때만해도 “복수초를 몇 그루나 볼 수 있을까?” 했는데,
생전 처음 만나는 복수초를 무더기 꽃밭에서 만날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이게 무슨 복이야” 흥얼거리며 노랗게 핀 꽃을 사진으로 담았다.
꽃밭에 있으니 별세상에 온 듯 완연한 봄 속으로 빠져들었다.
② 영월 법흥사와 요선정
법흥사는 함께 간 하나(곽미영) 샘이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이라고 했다.
사찰길은 하늘로 경쟁하듯 찌를 듯 솟은 소나무의 향긋함이 바람에 실려 왔고
법흥사 적멸보궁에는 불상이 없고 방석이 그 자리에 놓여있어 특이했다.
또 보궁 뒤에는 무덤방과 잘 새겨진 부도탑이 예술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주천강 물살에 잘 다듬어진 요선정이 있는 미륵암에도 갔다.
마침 무슨 불교행사인지 스님들이 바라춤을 추고 있어 잠시보고
강가로 수천 년 세월을 밟으며 물살이 자연스럽게 빚어낸
요선암의 오묘한 조각상을 보자 그 아름다움에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요선’은 ‘신선을 맞이한다’는 뜻에 걸맞게 자연이 빚은 걸작 요선암들은
지켜보고 있자니 신선을 만나는 듯 물소리도, 바람소리도 좋았다.
남한강 상류인 주천강 샛길로 미륵암 뒷산 요선정(정자)에 오르니
둥그런 바위에 새겨진 마애여래좌상이 은은한 미소로 올라오는 사람들을 맞는다.
깎아지는 요선정 절벽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강줄기는 굽이굽이 절경이다.
바위틈에서 자란 소나무가 벼랑 끝에서도 굳세고 힘차게 다가왔다.
우린 푸른 강줄기와 소나무, 잠시 한국의 아름다운 산수를 빠져들었다.
이제 좋은 구경은 마치고 여유롭게 돌아오는 길에
주천면 명칭이 된 ‘주천(酒泉)’에 들러 샘물을 한 모금 마시자,
하나 샘이 “어, 술물을 마셨는데 얼굴이 안 벌개지네”하며 놀렸다.
오늘 봄이 오는 길목에 원주와 영월로의 탐방은
‘내가 무슨 좋은 일을 했나’하는 풍성한 선물을 받은 듯 기분이 좋았다.
봄을 먼저 만나고 온듯한 뿌듯함이 듭니다.
바쁘신 중에도 좋은 코스를 기획하고 해설을 해주신 산 선생님과
솔바람(이종예), 락스퍼(임재도), 나유끼(권옥중) 샘 등 6기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함께해주신 용담꽃(박미숙), 별사탕(우혜정), 파란소(전정호), 하나 샘 모두 고맙습니다.
산 선생님이 “여행은 공부”라고 강조하신 것처럼
복수초를 처음 만난 오늘은 왠지 많이 배운 것 같아 뿌듯한 기분이다.
아무래도 오늘밤 복수초의 자태가 꿈속에서도 보일 듯하다.ㅎㅎ^^
(아, 복수초! 꽃들의 향연)
(주천강 물살이 빚어낸 조각품... 요선암의 오묘함)
(주천... 이 샘물이 주천면 이름이 되었다.)
(영월 주천의 묵밥과 채묵비빔밥)
첫댓글 뒤적거려보니 지난 3월에 충주숲 6기회에서 주관한 숲탐방에 따라 갔던 이야기도 있네요.ㅎㅎ
황금색 복수초를 만나고 탄성을 질렀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참고하세요.^^
와~저두 언젠간...복수초를 만날거란 기대를 해 봅니다...내년을 ㄱㅣ다리며~
제리쌤님 글 잘 보았습니다.~!!
복수초 넘~아름다운 꽃이죠?
전 눈과 함께있는 복수초를 처음 만났을때,
이름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예쁘다 사랑해,사랑해를 했지요,
도서관에서 도감을 찿아보니 그사랑스런아이가 복수초라는군요
그래서 닉내임도 (복수초)랍니다,
예쁜 사진 감사합니다^^~
와 묵밥이 입맛을 당기게 하네요.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