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은 혈관을 공격하는 저격수다.
혈액 속 지방 성분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면서 혈관벽을 따라 찌꺼기가 차곡차곡 쌓여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상태가 심히져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에 걸리면 뇌졸중·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심뇌혈관질환은 물론 고혈압, 당뇨병, 말초혈액순환장애 등 각종 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죽상(粥狀)동맥경화를 촉진한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속에 총콜레스테롤,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늘어난 상태이거나 고밀도(HDL) 콜레스테롤이 줄어든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국내 30세 이상 성인의 절반가량은(47.7%)인 1,600만 명이 이상지질혈증일 정도로 한국인의 혈관 건강이 심각하다.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최근 5년간(2011~2015년) 25% 이상 늘었다.
하지만 적극적인 질환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반드시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혈관 청소부' 역할을 하는 좋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40㎎/dL 이상으로 올리고, 나쁜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는 각각 160㎎/dL, 200㎎/dL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1. 좋은 HDL(고밀도) 콜레스테롤 40㎎/dL↑
콜레스테롤은 혈액 안에 순환하고 있는 지방 유사물질이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조직 세포막의 구성 성분이고 호르몬을 만드는데 관여하며 지질(脂質) 대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체가 원활하게 활동하려면 콜레스테롤이 필요하다.
체내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만들어진다.
또한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을 통해 콜레스테롤을 얻게 된다.
그런데 콜레스테롤에는 나쁜 것도 있지만 좋은 것도 있다.
콜레스테롤 가운데 단백질 함량이 많은 HDL 콜레스테롤은 혈액 속에 남은 LDL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한다.
즉, HDL 콜레스테롤은 혈관을 손상하는 LDL 콜레스테롤을 없애주는 혈관 청소부 역할을 해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른다.
HDL 콜레스테롤이 핏속에 많을수록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져 뇌졸중과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동맥경화를 예방할 수 있다.
반면, 나쁜 LDL 콜레스테롤은 간이나 소장에서 생성되거나(70~80%) 음식으로 흡수된(20~30%) 콜레스테롤은 인체 조직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입자가 작아 혈관벽에 쉽게 달라붙는 게 단점이다.
박태규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HDL 콜레스테롤이 적거나 LDL 콜레스테롤이 많으면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고 쌓여 동맥경화, 고혈입, 심근경색 등 만성 질환이나 심혈관계 질환은 물론 뇌졸중, 치매 같은 뇌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치매를 일으키는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플라그가 많아진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2. 불포화지방 많은 음식 섭취를
이상지질혈증 환자라면 콜레스테롤 함량이 많은 음식을 되도록 삼가야 한다.
콜레스테롤을 과다 섭취하면 이들 질환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LDL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육류보다 불포화지방이 많이 들어 있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이상지질혈증이나 당뇨병이 없다면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이 크게 해롭지 않다.
음식으로 콜레스테롤을 섭취해도 50~70% 정도는 배출되고 30~50%만 몸에 쌓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 인구의 70% 가량은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음식을 먹어도 핏속 콜레스테롤 수치가 오라가지 않는다.
아른 이도 지나치게 많이 먹지않으면 문제되지 않는다.
얼마 전 미국 하버드대 의대 연구팀이 보통 사람은 매일 달걀 1개, 당뇨병 등 생활습관병이 있는 사람은 1주일에 2개를 먹어도 핏속 콜레스테롤 수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자문기구인 '식생활지침저문위원회(DGAC)'는 콜레스테롤을 하루300㎎ 이하로 섭취하라는 권고 규정을 없애면서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에 면죄부를 줬다.
'다카다 아키카즈' 일본 하마마쓰의대 명예교수는 11년 동안 오사카 주민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와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220㎎/dL를 넘어도 사망률에는 영향이 없었고 남성은 280㎎/dL를 넘지 않는 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사망률이 낮았다고 밝혔다.
1980년대 후쿠이 주민 3만 7,000여 명을 5년간 추적한 결과에서도 남성과 여성 모두 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낮은 그룹의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차봉수'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참치나 새우 등 해산물은 콜레스테롤이 많지만 불포화지방이 많아 몸에 해로운 LDL 콜레스테롤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고 오히려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리므로 조금 많이 먹어도 된다'고 했다.
그동안 로스팅한 원두커피에슨 지방 성분이 13%나 함유돼 많이 마시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커피도 적절히 마시면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은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를 하루 두 잔 이내로 마시는 게 좋다.
하지만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이런 음식을 삼가는 게 좋다.
'오동주' 고려대 명예교수는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는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해산물이 여전히 몸에 좋지 않다"고 했다.
다양한 연구결과, 동맥경화나 나쁜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콜레스테롤을 섭취하는 것보다 육류에 함유된 포화지방이나 튀긴 음식에 많이 든 트랜스지방이 더 영향을 미친다.
'이상학'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이런 지방을 섭취하면 대부분 배출되지 않고 그대로 흡수돼 LDL 콜레스테롤로 바뀌기 때문"이라고 했다.
3.포화·트랜스지방이 더 문제
지금까지 나온 연구들에 따르면 동맥경화와 나쁜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콜레스테롤 섭취보다 육류에 들어 있는 포화지방이나 튀긴 음식에 많이 든 트랜스지방이 더 영향을 끼친다.
이런 지방을 섭취하면 대부분 배출되지 않고 그대로 흡수돼 LDL 콜레스테롤로 바뀌기 때문이다.
LDL 콜레스테롤이 많은 육류보다 불포지방이 많은 고등어나 꽁치, 상치 등 드 푸른 생선을 먹는 게 좋다.
호두, 아몬드 등 견과류도 불포화지방이 많이 들어 있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등 생활습관병이 있다면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되도록 삼가야 한다.
콜레스테롤을 과다 섭취하면 이들 질환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운동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데 도움 되지 않는다.
다만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다른 대사질환 가능성이 높아 이런 위험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운동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
계단 오르내리기, 산책 등으로 매일 2,000보 걷는 유산소 운동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데 도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치료에는 콜레스테롤 합성에 관여하는 HMG-CoA 환원효소의 활성을 억제하는 스타틴 계열의 약이 주로 처방된다.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중성지방 수치도 일부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약을 먹으면 근염과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이 생기면 혈액 내 중성지방은 더 늘어나고 좋은 HDL 콜레스테롤은 줄어 혈관 내벽 손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
연구결과, 이상지질혈증을 치료하기 위해 현재 쓰이고 있는 스타틴계 약제 7가지 가운데 피타바스타틴은 당뇨병을 일으킬 위험성이 가장 낮았다.
4. (혈관 나이 진단법)
① 계단을 오르거나 운동을 하면 가슴 압박감을 느낀다.
② 인스턴트식품을 자주 먹는다.
③ 채소를 거의 먹지 않는다.
④ 전화벨이 울릴 때 즉시 받지 않으면 찜찜하다.
⑤ 운동다운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
⑥ 손발이 저리거나 냉증이 느껴진다.
⑦ 혈압이 높다.
⑧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
⑨ 혈당 수치가 높다.
⑩ 가족 중에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을 앓은 사람이 있다.
⑪ 직장에서는 늘 사람의 부탁을 받는다.
⑫ 책임감이 매우 강하다.
⑬ 담배를 피운다.
위의 13가지 증상 가운데 5개 이하면 실제 나이와 혈관 나이가 비슷하다. 6~10개라면 혈관 나이가 10세 정도 많다. 11개 이상이라면 20세 이상 많다.
자료 :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