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디톡스
은혜로운 오르간 샤워
오로지 하나로~ 유니슨의 품격
한주간, 아니 험난했던 오늘 하루 찌든 나의 영혼을 디톡스시켜 준 공연이었습니다
연말이라 일적으로 분주한 한주에다가 주말에도 처리할 것이 있어 일하다 꼬일대로 꼬인 업무를 잠시 놓아두고 간
부아센 <바흐의 목소리> 공연은
은혜로운 오르간 샤워와 오직 헌신의 마음이 깃든 콜레기움 보칼레의 유니슨이 번갈아 마음을 적셨다 깨웠다
풀타임 오롯이 2025년 12월 겨울 속에 서있는 '나' 의 내면의 소리를 듣게 해주었습니다
왜 음악에 다가가는가 ...... 라는 물음의 소리를요
<1부>
전주곡 Eb장조 BWV, 552/1
주님, 영원하신 성부
그리스도님 모든 세상의 위로자
주님, 성령이신 하나님
주님, 성령이신 하나님
하늘 높은 데서는 오직 주님께 영광
이것이 거룩한 십계명이다
우리는 한 분이신 주님을 믿나이다
Intermission
<2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우리 주 그리스도 요르단강에 오시다
제가 깊은 곳에서 당신께 부르잦나이다
예수 그리스도, 우리의 구세주
푸가 타b장조, BWV 552/2
풀스윙 오르간의 전주곡이 초반부터 차가운 샤워로 머리를 때려줍니다 띠리리 띠리리리리 링~ 올여름 클래식 레볼루션에서 들었던 <토카타와 푸가> 의 인트로가 강렬히 연상되면서 스즈키 마사아키님은 온통 어둠 속에 홀로 빛나는 오르간 앞에 앉아 우리 영혼의 디톡스를 시작하십니다
오늘 공연은 첫 곡 전주곡, 마지막곡 푸가를 오르간 독주로 수미쌍관을 이루고 그 사이 곡들은 오르간과 코랄이 번갈아 연주하는 방식인데 이것이 참 오르간이 한번 마음의 문을 두들겨 열어놓으면 코랄이 쓰윽 들어와 여기저기 만지고 가면서 찢어진 곳은 꿰매주고 데인 곳은 식히고 물이 찬 곳은 뽀송하게 말려주고 가는 듯 오르간은 오르간대로 코랄은 코랄대로 연주의 완성도가 너무 품격있어서 얼핏 지루할 듯 했던 구성에 어느새 흠뻑 빠져든 채 끝이 나 있었습니다
스즈키 마사아키님의 오르간 독주를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이 최고조였는데 제 위치에서 정면에 등을 돌리고 그 오랜시간 한오라기도 감동을 안 주는 구석이 없는 소리를 뽑아내시니 과연 대가의 연주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싶습니다
콜레기움 보칼레는 부아센에서는 그 소리가 너무 잘 합쳐지고 공명이 잘 되어서 지난 여름 롯콘에서 들었던 약간 산만했던 소리가 다 잊혀졌습니다 무엇보다 앞줄 6명, 뒷줄 5명의 소리가 이렇게 꽉차게 들리는 것은 공간의 힘과 얼마나 연습을 했는 지가 느껴지는 소리의 화합으로 인해 확장된 공명 덕분입니다 더욱이 전 멤버가 유니슨으로 불러줄 때는 남녀 목소리가 찰떡같이 합쳐져서 같은 선율을 불러줄 때 잡티하나 없는 도자기피부를 보는 듯 고결한 아름다움에 눈물이 울컥했습니다
예정된 공연이 다 끝나고 드디어 앵콜~ 그전에 스즈키 마사아키님이 마이크를 들고 영어로 인사를 합니다
우와 근데 앵콜곡이 얼마 전 발견된 바흐의 신곡 중 하나인 샤콘느 g minor 라고 발표를 하시네요~~
그리고 오르간에 앉아 관객을 젊은 바흐의 목소리속으로 끌고 들어갑니다
바흐 신곡 한국 초연을 듣게 된 오늘 부아센 관객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