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군 적상면과 무주읍 경계에 있는 마향산은 산의 생김새가 말의 목처럼 생겨 '말묵산(말목산의 오기)'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그렇다면 말목산과 마향산(馬香山)의 연관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말목산을 굳이 한문으로 쓴다면 ‘목 항(項)’자를 써서 ‘마항산(馬項山)’이 될 것이고, ‘마항산’이 다시 ‘마향산’으로 바뀌게 된 것은 아닐까?
향기로울 ‘향(香)’자를 넣은 건 도무지 알길이 없지만....
정작 말목산(543m)은 마향산 북쪽 용포리로 내려가는 덕유지맥 상에 버젓이 솟아있다.
마향산 북쪽과 동쪽의 물은 적상천(赤裳川), 남쪽과 서쪽의 물은 삼유천(三柳川)으로 흘러 금강으로 유입된다.
멀산(멀봉 651m)에 대해서도 이렇다할 자료가 없지만 마향산이 말의 목이라면 멀산은 말의 머리에 해당되어 생긴 이름이 아닐까?
머리는 '멀'이 되었고, ‘멀’은 '꼭대기·마루' 또는 '크다·신성하다'는 뜻을 지닌 '머리'를 뜻한다.
따라서 '멀산'은 '매우 신성한 큰산'을 말하고, 또한 산의 옛말이 ‘메·말·멀·몰’이기도 하니...
시루봉(499.5m)은 산의 모양이 떡시루를 닮아 붙여진 이름으로 무월봉, 멀봉, 원봉이라고도 부른다.
마향산과 구리골산 및 봉화산과 연결되지만 덕유지맥에서 살짝 벗어난 곳에 무주읍과 적상면을 가르고 있다.
남쪽으로는 구절양장 길동치(길동재)를 통하여 동과 서를 연결하고 있다.
구리골산(659m)은 적상산(동)과 봉화산(남), 지장산(서), 마향산(북)이 사방으로 둘러싸고 있는 형국이다.
구리골산이란 이름은 산아래 갈골마을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갈골산, 가리골산, 구래골산, 구리골산으로 변이된 듯하다.
갈골은 냇가에 갈대가 무성하게 자라 갈대가 많은 마을이란 뜻에서 생긴 이름으로 보인다.
구리골산엔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657.9m)와 돌무더기가 있는 봉우리(659m)가 가까이 붙어 있다.
이 돌무더기가 ‘방이리 구리골산 봉수(芳梨里-山烽燧)’이지만 정밀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정확한 축조 시기 및 구조 등은 알 수가 없다.
'방이리 구리골산 봉수'는 적상천을 따라 형성된 교통로를 감시하기 위해 축조된 것으로 보이며, 북쪽 ‘굴암리 조항산 봉수(屈岩里鳥項山烽燧)’와
남쪽의 ‘진도리 봉화산 봉수(眞道里烽火山烽燧)’와 연결된다.
덕유지맥은 백두대간 덕유산 백암봉에서 북쪽으로 분기하여 향적봉을 지나 두문산, 어둔산, 봉화산, 버드산, 구리골산, 마향산을 거쳐 무주남대천이
금강에 합류하는 무주읍 대차리 서면나루에서 맥을 다하는 32km의 산줄기다.
코스: 내동2교~독가~잇단묘지~전망바위~마향산~난전갈림길(안부)~멀산(651)~덕유지맥갈림길~임도~시루봉(U턴)~임도~기리동치(개구멍)~
전주이씨묘~601.1m~묵묘~구리골산~덕유지맥(버드산)갈림길~역암~묵밭~계곡합수지점~묵은임도~내동2교(원점회귀, 12km, 5시간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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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km에 5시간 20분 소요.
고도표.
덕유지맥
버스는 '내동마을'을 입력하는 바람에 다른 곳으로 갔고, 30여분을 허비하여 '무주군 내동2교'에 도착을 한다.
정확한 들머리는 네비게이션 주소창에 <전북 무주군 적상면 방이리 산15-23>을 입력하여야 한다.
우리 버스는 내동2교 앞 너른 도롯가에 댄 후...
한마음 산꾼들을 토해낸다. 바라보이는 곳으로 낮은 산자락이 내려와 있는 곳.
외딴집 우측으로 올라 능선을 이어갈 것이다.
그 길은 다리 우측으로 돌아 내려선 뒤...
외딴집 우측 포장 농로를 따라...
산자락으로 붙어...
다시 비스듬히 능선으로 오른다.
산길(묘소가는 길)은 가을 장마에 풀섶이 웃자란 길.
말끔히 벌초를 마친 묘소 좌측으로 돌아 능선으로 올라서면...
다시 너른 묘지가 나온다.
부산에는 비가 오지만 무주는 오전 12시에 그친다는 일기예보가 적중이다. 기상청 브라보!
비온 뒤의 솔숲길 능선은...
상큼 그 자체.
ㅇㅇㅇx봉이라고 작명을 한 코팅지가 걸려있는 621.2m봉에 도착하여 높이를 적은 뒤...
뒷면에 서명을 곁들였다.
621.2m봉의 이정표.
바위를 지나...
작은 석문을 통과하여...
좌측으로 올라섰더니 WOW~ 운해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인접한 산의 신비는...
그새 또다른 모습으로 자태를 감추고 만다.
고래등바위를 지나...
마향산 정수리 직전에서...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는 돌무더기.
마향산 정수리는 돌무더기로 이루어져 있다.
작은 돌탑들과...
삼각점. 그리고 무주산악회에서 오래전 세운 썩은 표지목.
도드라진 정상은 조망이 탁월할 것 같았지만 그저 뿌연 천지. 그때 나는 별안간 땡벌떼의 공격을 받고 급히 마향산 정수리를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
정상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도...
돌무더기들이 흩어져 있으니, 아무래도 오래전 군사적 용도로 쓰여진 듯하지만 이렇다할 자료가 없으니 알길이 없다.
꿀벌보다 작은 땡벌에게 쏘인 흔적. 벌침이 아직 박혀있는 곳이 금세 발갛게 부어오른다.
식사후 독도주의지점에서 암벽을 에두른 뒤...
묘터를 지나자...
이정표가 있는 내동마을 갈림길 안부다.
내동마을 방향으로 '난전생태마을'을 가리킨다. 처음 만나는 탈출로다.
예전에 내동(內洞)마을 옆에 '난전(蘭田)마을'이 표기되어 있었으나 지금은 보이지 않고, 이렇게 이정표에 난전생태마을로 안내되고 있다.
우측 화살표가 내동마을(난전생태마을) 탈출로.
뿌연 천지를 뚫고오르자...
멀산(멀봉)이다.
멀봉이라고 쓴 뒤 뒷면에 서명을 하였다.
다시 만난 580.5m봉도 한마음시그널에 높이를 적어 걸었다.
뿌연 천지를 뚫고...
말끔히 손본 묘지를 지나...
우측으로 꺾어 임도에 내려선 뒤...
다시 올라선 산길에서 돌아본 모습.
완만한 경사도를 올라...
유난히 붉은 소나무 봉우리를 지나서야...
삼각점이 있는 시루봉에 닿는다.
삼각점 안내판과...
삼각점.
새마포산악회의 정상 표지판.
흰색 화살표에서 임도로 내려선 뒤 빨간 화살표로 시루봉을 다녀온 모습.
임도를 걸어...
멀리 길동재의 절개지를 바라보다...
살짝 당겨 보았다.
차단기를 지나자...
낙석방지 휀스가 쳐진 길동재에 내려선다. 진행하는 산길은 휀스 뒤로 이어지는 날등.
길동재(해발 약 470m)에선 개구멍을 비집고...
통과해야 하는 것.
돌아보는 길동재. 추럭 뒤로 이어지는 덕유지맥과 추럭 우측으로 난 임도를 통하여 시루봉 가는 길.
구리골산 가는 날등을 오르다 우측 아래로 내려다보니...
구절양장(九折羊腸).
꾸불꾸불 양의 창자를 닮은 모습이 지리산 오도재를 닮았다.
돌아보는 길동재 고갯마루.
우측 아래는 나무하나 없는 헐벗은 지대로 산사태 위험이 있어 뵌다. 사유지인가?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이런 모습이 가능할까?
전주이씨묘를 지나면서...
비석을 확인하고...
10분 만에 592.8m봉.
등로 중앙으로 칼등처럼 생긴 바위를 지나니...
맑은 날 좌측으로 조망이 좋을 만한 곳이지만 오늘은 꽝.
601.1m봉에 표식기를 걸고...
이어지는 산길 내리막에선 등네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르막을 오를 때는 허리를 굽혀 헥헥 힘들어 하지만 등(嶝)만 넘어가면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다.
그래서 닉네임이 '등네미'인가? ㅋ
오래된 임도(안부)에 내려선 뒤...
이어지는 산길.
너른 묵묘터를 지나면...
돌무더기들이 널버러진 구리골산에 닿는다. 이 돌무더기 지점이 구리골산 봉수대가 있었던 곳.
이 지점에 구리골산(659m)이란 표식기를 걸었다.
뒷면에 서명을 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바로 옆에 있는 삼각점봉으로 가서...
삼각점(657.9m) 안내판을 확인한다.
등네미는 메모광이었다.
구리골산을 지나면 이내 덕유지맥(버드산) 갈림길을 좌측 급내리막으로 내려 보내고...
능선을 고수하면...
자갈이 군데군데 콘크리트를 닮은 역암(礫巖)을 만난다.
우측 숲속으로 또다른 하산능선을 곁눈질하노라니...
어느새 묵밭에 내려서게 되고, 옛 사람들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뒤를 돌아 본다.
오래전 지주들의 횡포에 식솔들을 이끌고 산으로 들어와 척박한 땅을 일구며 삶을 보전한 화전민들의 땅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이 길은 그들이 농작물을 지게에 짊어지고 세상과 소통했던 길.
지금은 그들도 떠나고, 실없는 산꾼들만 있는 듯 없는 듯한 묵은 길을 따라...
계곡을 몇차례 넘나들며...
오미자밭 묵은 농로에 올라선다.
농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면 이내 농로는 정비되었고...
한여름 뙤약볕에서 제몸 발갛게 익힌 사과가 탐스럽다.
아까 우리를 내려준 그 자리에 우리 버스가 대기중이다.
농가를 만나 뒤돌아 보니, 능선을 따라 내려온다면 이 능선이지만 산길은 어떤지 확인하지 못했다.
버스 옆에선 이미 질펀한 뒷풀이가 진행되고 있는 듯.
내동2교를 건너며 다리 이름을 적어놓은 동판을 확인하니 다리 4면에서 모두 떼어져 없어졌다.
언젠가 구리값이 비싸 도둑들이 동판을 떼어간다는 뉴스를 들은 게 생각난다.
옷보따리를 들고 다리밑으로 내려가 계곡수에 몸을 담궜다.
다음날, 땡벌에 쏘인 곳이 몹시 가려워 긁었더니 발갛게 부어 올랐다.
'우리 미국에는 두 부류의 애국자가 있다.
하나는 이라크 전쟁에 찬성하는 애국자이고, 또 하나는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애국자이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극심할 때 한 연설이다.
국론이 양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의 우리나라에 오바마와 같은 리더십은 기대할 수 없는 걸까?
'붕(鵬)의 등은 몇천리나 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붕이 힘차게 날아오르면 날개는 마치 하늘에 드리운 구름과 같다.
붕이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땅에서) 올려다볼 때처럼 똑같이 푸르고 푸를 뿐이다.' - 장자(莊子) -
첫댓글 수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