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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월드워Z가 처음 개봉해서 관람 후 써보게 된 영화리뷰입니다. 리뷰인지라 문체가 평어체로 작성되었음을 알립니다. 이점 양해바랍니다. 그리고, 다소 디테일하게 작성되어져 있다보니 곳곳에 스포일러..일지도 모르는 내용들이 있기에 주의바랍니다. 가능한 한 스포일러로 생각되는 문장은 더보기로 감추어놨으니 이것을 참조하시면서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World War Z(이하 "월드 워 Z>는 필자에게 나름 특별한 책이라 할 수 있다. 평소에 논픽션을 좋아해, 소설과 같은 문학작품을 접하는걸 별로 싫어했던 필자에겐 그때까지 개인적으로 찾아서 읽어본 소설이라곤 해리포터, 셜록홈즈 전집 정도였다(..) 나머지는 문학시간에 접하거나 하는것들로, 분명 읽었기에 기억은 나고 비평도 할 수 있지만, 직접 찾아 읽어본 것이 아니기에 그 차이는 분명 있었다. 그러던 차에 학교 도서관에서 둘러보다가 World War Z란 제목의 영문 원작을 우연찮게 집어들게되어 시간죽이기 차 읽기 시작했던게 어느순간 대출로 이어졌고, 이후 삼일동안 밤낮가리지 않고 수업 끝나면, 등하굣길이면, 집이면(하라는 공부는 안하고)이것만 읽게 되었다. 그렇게까지 집중해서 읽어본 것은 이 책이 처음이었다. 그 때문이었을까, <월드 워 Z>가 영화화되어 나온다고 할 때 크게 기대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동시에 걱정도 들었다. 이 재밌는 소설을 어떻게 영화로 옮겨 담을 것인가가 관건이었다. 그렇게 반쯤 잊혀지고 살면서 보내다가 결국 오늘 개봉하게 되어 자주 하지 않는 첫개봉일 관람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더더욱 여태까지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영화 리뷰란 것을 작성해보겠다고 이렇게 쓰고 있다. -_-
맥스 브룩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각색된 영화 <월드 워 Z>는 말 그대로 여러가지 측면에서 소설과 차원이 다른 작품을 일궈냈다. 그것이 좋은지 나쁜지에 대한 평은 차차 밝혀나가겠으나, 개인적으로 소설을 통하여 먼저 접하게 된 필자로선 그 소설이 가져다 준 신선한 충격과 흥미진진함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 이번 작품이—비록 색다른 재미와 완성도를 선보일지라도—다소 실망스럽지 않은 측면이 없잖아 있다. 아무래도 필자가 소설로 작품을 먼저 접한 경험이 있다보니 본 비평도 그러한 관점에서 접근하는 바가 커, 내용이 다소, 어떨때는 지나치게 비판적일 수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어떤 문학 작품 따위를 접하고 이에 대한 비판을 공개공개적 올리는 것은 처음이라 매우 서툴 것이다.
전체적인 영화 줄거리의 틀은 소설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원인도, 최초 감염자도, 최초 감염지역도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따위에 감염된 인간들이 살아있는 인간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 이들에게 물려 죽음에 이르게 된 인간은 수 초 내로 바이러스가 온몸에 퍼지면서 죽어있으나 움직이는(dead but animating), 이른바 좀비, 또는 언데드가 되어 다른 인간을 찾아 공격하게 된다. 주인공 레인은 필라델피아에서 아내와 딸 두명의 평범하고 화목한 가정의 가장으로 있는 백수다(..) 정확히는 과거 UN 산하 보고관으로 활동하며 각종 전쟁, 내전 지역과 같은 위험지대를 넘나들며 이들의 참상을 알리는 역할을 맡았었으나, 가족과 남고 싶었기에 퇴직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필라델피아 도심 정체속에서 이른바 좀비들을 맞닥뜨리게 되었고, 그들과 사투 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구조, 그리고 이 정체 모를 바이러스의 근원을 찾아 전세계를 누비게 된다.
트레일러에서 볼 수 있듯이, 영화는 좀비의 존재를 매우 드라마틱하게 연출하여 관객들에게 알린다. 다만, 영화 <월드워Z>에서의 좀비는 달릴(!) 수 있고, 점프(!)도 할 수 있는 매우 날렵하고 민첩한 좀비로 묘사된다. 이는 흡사 영화 <28일 후>, <28주 후>에서 등장하는 좀비와 매우 비슷한데, 차이가 있다면 좀비의 피가 입 안에 들어간다거나 해도 감염되진 않는다. (<28일 후>를 본 이라면 눈에 핏방울 하나 떨어진 그 충격스럽고,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했던 장면이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달리는 좀비라는 설정은 원작과 차이를 긋는 첫번째 요소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영화는 진행되는 내내 관객들에게 긴장감과 스릴을 선사하는 점이 분명 있다. 액션성이 강해지고, 빠른 동작과 이벤트들로 인해 관객들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을 겪게 만든다. 물론 그렇다보니 몰입 또한 잘 된다. 하지만 사람들이 서로 엉키고 설킨 군중 속에서 좀비들마저 달리고 점프하는 방식으로 공격하다보니까 초점을 잃게 되는 문제 또한 있다. 살아있는 인간과 좀비, 모두가 다 빠르게 움직이고 도망치고 하다보니 누가 누구한테 공격당하는지, 어떻게 당하는지 등의 상황을 관객이 파악하는데 다소 복잡하게 다가온다.
나아가, 좀비의 민첩성은 좀비 특유의 성격을 일부분 박탈하는 부작용 또한 낳지 않았나, 혹은 영화에서 이것이 제대로 묘사되지 않았던게 아닌가란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그 아쉬움이란, 바로 좀비의 집단성이다. 독자들도 알다시피, 일반적으로 흔히들 생각하는 "전통적인" 좀비는 매우 느릿느릿 움직이면서, 기괴한 신음소리 따위를 내고, 그러면서도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공격하는 그런 것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이런 좀비는 대개 하나의 집단, 군단, 군대를 형성하여 점차적으로 규모를 늘려나가면서 "진군"하게 된다. 이러한 다수의 일괄된 방향으로 움직임 속에 인간은 공포를 느끼고, 겁에 질려 아무것도 못하고 얼어붙게되거나 도망치거나 맞서 싸우거나 등의 반응을 보이게 된다. 그리고 이런 인간적인 반응을 지켜보는 것이 독자(관객)에게 있어서 좀비와 인간을 구분할 수 있는 척도이고, 작품의 묘미이자 테마이기도 할 것이다. 좀비가 느리다고해서 재빠르게 도망쳐서 피하면 살지 않겠느냐 싶겠지만, 결국에는 어딘가로 몰려서 꼼짝달싹도 못하고, 결국엔 물려 죽음과 "부활"을 겪는다. 하지만 영화 <월드 워 Z>는 좀비를 매우 민첩한 존재로 설정함으로서 그 군단으로서의 성격을 부분 상실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지 않았나 우려된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월드워Z>에서 좀비들은 개별적으로 행동한다거나 그런 집단행동을 하지 않는건 아니다. 오히려 트레일러에서 부분 공개된것처럼 그들끼리 샌드위치 쌓듯이 서로 밟고 올라 수십미터의 벽을 넘으려고 하는 모습과 같은 것도 나온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좀비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게 아쉽다.
스포일러 주의:
사실 그래서일까, 원작에서처럼 용커스 전투같은걸 묘사하지 못한게 아닐까 쉽다. (좀비가 이토록 날렵한데 주방위군이 긴급소집되어 대열을 정리해서 대응하는건 기대하기 힘들지 않나 생각된다)
영화의 줄거리는 주인공과 가족이 무사히 안전지대로 도착한 이후 다시 UN 보고관이 되어 전세계를 누비며 이 좀비바이러스의 해결책을 찾아 나선다. 좀비라는 단어를 처음 언급 및 보고되었다는 대한민국(!)부터 이스라엘 등등 여러 군데 돌아다니면서 좀비와 사투 끝에 해결의 실마리를 모아나간다. 그러면서도 간간히 정부, 민간, 개인 차원에서의 대응을 그려나간다. 다만 그 정도가 필자의 솔직한 심정으로는 매우 빈약하다고 느껴져 매우 아쉽고 실망스럽다. 사실 좀비 관련 소설에 그다지 흥미나 관심이 매우 적었던 필자에게 <월드워 Z>가 매우 끌렸던 것은 작품에서 묘사해나가 있던 것이 좀비가 어떻게 인간을 공격하고 멸절의 끝자락까지 나아가게 했는가가 아니라, 이러한 일련의 전세계 동시다발적 좀비사태에 대해 각국정부와 기업, 대중, 그리고 개개인이 어떻게 반응했는가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민관군 서로 힘을 합쳐 대응하는 국가도 있는가 하면, 아주 분열되어 좀비 뿐만 아니라 서로가 적이 되어 싸우는 이들도 있었고, 심지어는 핵전쟁이나 내전으로 이어지는 것도 접하게 된다. 영화 <월드워 Z>에서도 이런 장면들이 분명 등장한다. 영화 절반 이상은 그런 면을 보여주는데 치중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빈약하다는 느낌을 지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대부분 묘사되는 것이 개인, 그리고 나아가 아주 작은 규모의 집단 레벨에 치중되어있어 그러지 않나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그리고 원작 소설을 읽어본 이라면 영화에서 등장하는 몇몇 요소들에서 무엇을 상징하거나 의미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 있어 같은 수준의 해석을 기대하는건 어렵다고 보여진다.
핵전쟁이라던가 핵전쟁이라던가 핵전쟁이라던가
앞서 언급했던대로 영화에서 한국이 등장한다. 다만, 지명만 언급될 뿐이지, 그 어떠한 한국적인것도 찾을 기대는 접는게 좋다. 정확히 말하자면 한국인 두명이 잠깐 등장하는데, 그 장면이 한국을 마치 1940~50년대로 잡아놓은거 같아서 개인적으로 매우 불만족스러웠다 -_- 자세한건 영화를 통해 참조해보시길 바란다.
스포일러 주의:
예전에 중국관객들을 의식해서 원작과 달리 바이러스 진원지를 제3국으로 정했다는데… 한숨이 나온다. 이건 마치 최근 어느 한 미드에서 등장한 우리나라 포항이라고 보여준 정글이나 다름없잖아!
개인적으로 영화는 3D보다 디지털로 보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 비록 3D로 봤지만 그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했고, 3D가 부각되는 장면도 많이 찾아볼 수가 없었다고 느껴졌다. 3D가 부각되는건 주로 액션 연출이 많이 되는 장면에서 일어나는데, 여기에서도 3D라고 입체효과를 그리 자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도 영화가 재미는 있다. 3D 영화는 볼때마다 안경쓰는 것이 익숙치 않아서 의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월드 워 Z> 보는 내내 몰입되어서 다른걸 의식할 겨를도 없었기 때문에 이런 안경쓰는 불편함따위도 느껴보질 못했었다. 긴박함과 긴장감도 놓치지 않고 계속 이어져갔다. 하지만 이건 주관적인 경험이어서, 느낌은 각각 다를것이다.
원작에 깊은 인상을 갖고 있는 한 독자로서 이 영화에 대한 비평이 소설과 연관지어 언급된게 대다수여서 불만일지도 모르겠다. 비록 소설과 비교했을때 여러군데 비판점이 있지만 그 외에는 대체로 괜찮게 만들어졌다고 생각된다. 특히 재미만 놓고 본다면 아주 나쁘지 않은 액션에 나름 값어치를 하는 영화라고 생각된다. 물론 디지털로 본다면 더더욱 경제적이겠지만...
참고로, 영화를 보면서 얻은 교훈이 있다면 두가지가 있다: 1. 휴대폰은 매너모드로 하자. ㄱ- 그 이유는 영화 초중반에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ㅡ,.ㅡ 솔직히 그 장면에서 그 인물한테 순간 감정이입이 되어 빡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2. 제발 전시상황에 노래부르고 하면서 도발하지 말자 ㅠㅠ 사실 이 장면도 인간의 반응 중 하나겠지만,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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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이미지가 없네.. ㅡ,.ㅡ 이미지도 좀 간간히 넣는게 좋으려나 ㅌㅌ
원래 모든 SF는 소설을 먼저 읽으면 영화가 덜 재밌게 느껴지지 않던가요? 예외 있나? SF만이 아닌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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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저도 원작소설 엄청 재밌게 읽어서 세네번은 본 것 같습니다만.. 트레일러에서 뛰는 좀비 나오고서는 솔직히 대실망했습니다;;; 아직 영화는 안 봤지만.
원작소설 재미잇어서 구매까지햇는데 영화랑 원작이랑 너무 달름..
원작소설 읽은사람-이게 뭐야!!!!!!!!!!
안읽은 사람-킬링타임용으로 볼만하네 ㅇㅇ
월드워z는 전통적인 좀비영화라기 보다는
재난영화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윗분 글에 공감입니다. 좀비는 부차적 요소고 전시상황이나 재난상황에서의 긴급 대처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 것인가가 더 눈에 들어오더군요. 한정된 공간에서 인원수가 많아지니 식수나 식량 등의 문제가 생기는 것, 불필수 인원을 재배치하는 상황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뒤이어 봤는데 둘다 괜찮았습니다. 브래드 피트가 참 곱게 늙었드만요 >ㅁ< 책보고 영화보면.. 에잉_ 이렇게 영화보고 책보면 헐_ 헉!!! 이렇게 되는듯 ^^ 참, 저도 영화보고 나서 자격증을 열심히 따야되겠다고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