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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문(金文)에 처음 보이는 원(遠)은 갈래 길을 뜻하는 척( ), 걸음을 뜻하는 지(止), 그리고 본래 옷가슴에 패용하던 둥근 고리 옥(玉環)을 뜻하는 원(袁) 등의 세 요소가 결합한 회의(會意)에 속하는 글자이다. 소전(小篆)이후 착()을 의미요소, 원(袁)을 소리요소로 보아 형성(形聲)자로 간주하기도 한다. 길을 잃고 헤매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만 한다면 가고자 하는 목적지는 점점 더 멀게만 느껴진다. 이로부터 '길이 멀다'라는 의미가 파생되었다. 설문해자에서도 멀다[遠, 遼也]라고 풀이하여 요원(遼遠)이란 말은 여기서 생겼다. 논어에서도 '친구가 먼 곳으로부터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라고 하였다. 논어에서 '부모의 죽음에 신중하게 대처하고, 먼 조상의 제사라도 잘 지내면 자연히 백성들이 충직하고 성실해진다[愼終追遠, 民德歸厚矣]', 맹자에서 '말은 알기 쉬우면서 (그 말에 담긴) 뜻이 깊은 것이 좋은 말이다[言近而指遠者, 善言也]'라고 하였다. 원고(遠古) 구원(久遠) 심원(深遠) 고원(高遠) 원견(遠見) 원대(遠大) 등에서처럼 쓰인다. 사람이 멀리 내다보고 깊이 생각함이 없으면 반드시 눈 앞의 근심이 있다.[人無遠慮, 必有近憂] 우리 사회 무엇이 문제인가? 지나치게 눈 앞의 근심에만 몰두하고 있지는 않은가? 김영기.동서대 중국어전공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