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에서 딸기농사 짓는 25세 광명 아가씨
[이들의 순간] 23살에 귀농해 논산에서 딸기 농사 짓는 99년생 청년 농부
2019년 기준 논산시의 딸기 재배 면적은 1027.7헥타르(㏊)로 전국 딸기 재배 면적의 15.9%를 차지한다. /이들의 순간 캡처
충청남도 논산시는 전국 최대 규모의 딸기 산지입니다. 2019년 기준 논산시의 딸기 재배 면적은 1027.7헥타르(㏊)로 전국 딸기 재배 면적의 15.9%를 차지하죠. 국내 딸기 시장 점유율 80% 이상이 2005년 논산딸기시험장에서 육성된 국산 품종 ‘설향’입니다. 이후 달걀보다 큰 ‘킹스베리’, 당도와 경도가 높은 ‘비타베리’ 등을 개발했습니다.
딸기 품질 특성 분포 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가 좋아하는 딸기 특유의 단맛은 비타베리, 금실, 킹스베리 순으로 높았다. /이들의 순간 캡처
비타베리는 논산딸기연구소가 2013년부터 육성해 2019년 10월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를 등록한 품종인데요. 이름처럼 비타민C 함량이 과실 100g 당 77.1㎎으로 설향의 57.8㎎보다 높습니다. 지난 2월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딸기 품질 특성 분포 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가 좋아하는 딸기 특유의 단맛은 비타베리, 금실, 킹스베리 순으로 높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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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 해 논산에서 생산한 딸기는 2만 9660톤에 달합니다. 그중에는 김지운 대표(24)의 손을 거친 딸기도 있는데요. 경기 광명시에서 나고 자란 김 대표는 충남 논산에서 금실·죽향 딸기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를 만나 청년 농부의 삶을 들여다봤습니다.
◇달콤살벌한 동업
[영상으로 내용 바로 확인] : https://youtu.be/P1ea3wZaZAA
김지운 대표는 올해로 딸기 농사 3년 차 농부입니다. 재배동 2동, 육묘동 1동과 작업동까지 포함해 총 800평(약 2644㎡) 규모의 농장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딸기의 한 작기는 15개월입니다. 작기란 모종을 키우고 열매를 따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말하는데요. 김 대표는 지금까지 두 번의 작기를 지나왔습니다.
3~5월은 딸기 농부가 가장 바쁜 시기입니다. 한쪽에선 열매를 따고 다른 한쪽에선 다음 작기를 위한 묘를 키워야 하기 때문이죠. 늦어도 새벽 3~4시엔 일어난다는 김 대표는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바구니 하나가 딸기로 가득 채워진다”며 딸기 바구니를 들어 보였습니다. 온라인몰 등에서 판매하고 있죠.
꽃이 피었을 때 꿀벌이 수정을 해 줘야만 열매가 맺히고 점점 커지면서 딸기가 만들어지다. /이들의 순간 캡처
딸기를 주변으로 벌이 윙윙 소리를 내며 날아다닙니다. 김 대표와 동업 관계인 꿀벌입니다. 꽃이 피었을 때 꿀벌이 수정을 해 줘야만 열매가 맺히고 점점 커지면서 딸기가 만들어지죠. 김 대표는 “재배동 한 동에 벌통 한 개가 들어가는데 평균적으로 한 통에 15만원 정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제2의 고향, 충남 논산
김 대표는 현재 농어촌공사의 공공임대 땅 2400평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이들의 순간 캡처
2020년 2월 한국농수산대학교 졸업과 동시에 농사지을 땅을 알아보러 다녔습니다. 현재 농어촌공사의 공공임대 땅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2400평을 기준으로 1년 임대료로 40만원을 내고 있다”며, “이 땅을 사려고 했다면 족히 2억원은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청년 농부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습니다. ‘금수저일 것’, ‘가족에게 땅을 물려받았을 것’ 등 근거 없는 추측이 난무했죠. 김 대표는 “부모님이 아니라 논산시에 기댔다”고 설명합니다. 2020년 논산시 청년창업농에 선정돼 영농 창업자금 3억원을 ‘고정금리 2%, 5년 거치, 10년 상환 조건’으로 대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2023년부터는 ‘최대 5억원, 고정금리 1.5%, 5년 거치, 20년 상환’으로 조건이 더 좋아졌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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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인 경기 광명을 떠난 것이 아쉬운 날도 있었습니다. 김 대표는 도시 생활이 그리운 순간으로 “힘들게 일을 하고 나서 저녁 밥하기 싫은데 배달 주문이 안 될 때”를 꼽았습니다. 치킨을 먹고 싶을 땐 지친 몸을 이끌고 직접 가지러 가야 하죠. 친한 친구들과 자주 볼 수 없다는 점도 감점 요인이지만 함께 농장을 지켜주는 언니가 있어 든든합니다.
◇나의 작고 소중한 딸기
꽃이 10~12개 정도 나오면 절반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를 꺾는다. /이들의 순간 캡처
꽃이 10~12개 정도 나오면 절반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를 꺾는 작업을 ‘적화’라고 하는데요. 선택과 집중을 위한 중요한 절차입니다. 한 열매에 충분한 영양분이 가도록 해 과가 커지고 품질이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미 맺힌 열매를 솎아내는 ‘적과’ 작업도 마찬가지죠.
딸기가 제철인 이맘때쯤 김 대표는 한 달에 약 1000㎏의 딸기를 생산합니다. 하루에 50~60박스를 포장한 후 온라인몰 등을 통해 전국으로 배송하고 있죠. 딸기는 과 크기에 따라 24구, 30구 등으로 나뉩니다. 김 대표는 “딸기는 껍질이 없는 과일이기 때문에 상처 입지 않도록 사람의 손으로 선별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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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석농협유통센터에서는 하루에 10톤(t)이 넘는 딸기를 손으로 하나하나 선별한다. /이들의 순간 캡처
인근의 광석농협유통센터에서는 하루에 10톤(t)이 넘는 양을 손으로 하나하나 선별합니다. 농가에서 일차적으로 크기에 따라 왕특, 특상, 보통 세 가지 등급으로 나누는데요. 오전 11시에 각 농가의 딸기가 유통센터로 모이면, 섭씨 4도 이하의 예냉고에서 잠깐 머문 뒤 선별 포장대로 이동합니다. 비타베리, 킹스베리, 설향 등 품종·크기별로 포장해 전국 마트 물류 센터로 이동하거나 해외로 수출됩니다. 이곳에서 나는 딸기 연 매출만 150억원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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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일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농부를 꿈꾸며 뛰어들었음에도 어려운 일투성이였죠. 뜻밖의 수확은 ‘인연’이었습니다. 처음엔 혼자 농사짓고, 잘 팔면 그뿐이라 여겼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김 대표는 “몇십 년간 농사를 지으며 터득한 노하우를 선뜻 알려주신 분도 계셨다”며 “최근엔 논산딸기연구소에서 개발한 ‘비타베리’란 품종에 대해 배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임대 중인 땅 2400평을 딸기 하우스로 꽉 채우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죠. 출처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