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관전평 – 디비전 1 결승전)
44. 현대자동차남양연구소 41 : 64 삼성전자반도체 A
예상했던대로 두 팀이 결승전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예선에서는 현대자동차남양연구소(이하 현대자동차)가 삼성전자반도체 A(이하 삼성반도체)를 53 대 47로 누르며 전승으로 예선을 통과했습니다.
예선경기에서 현대자동차는 센터 인 권오솔이 결장했음에도 이하준, 박승련, 이재원 등 발빠른 가드들의 활발한 득점 활동과 김윤태와 최용준, 박찬일 등이 골 밑을 사수하며 승리를 따 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승전인 이 경기에서도 현대자동차의 주전센터 인 권오솔이 결장하여 삼성반도체의 센터 성재진과의 맞대결을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두 팀은 예선전과 거의 같은 라인 업(삼성반도체의 배준형은 예선전 불참)으로 경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과연 어떻게 경기를 풀어 갈까가 가장 큰 관심사였습니다.
역시 양 팀은 강 팀답게 수비에 엄청 난 공을 들이면서 경기내내 격전이 벌어 졌습니다.
경기 결과만 보면 점수 차이(23점)가 나긴했지만 현대자동차는 점수 차이가 많이 났던 4쿼터에서도 치열한 수비를 통하여 자신들의 정체성을 보여 주는 화이팅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양 팀의 승부는 외곽 슛에서 결정되었다고 봅니다.
삼성반도체는 배준형이 5개의 3점 슛을 그리고 김도영이 3개의 3점 슛을 성공시키는 등 내외곽의 야투가 정확하게 적중했다면 현대자동차는 거의 비슷한 숫자의 슛을 던졌지만 3점 슛이 1개 밖에 터지지 않았고 골 밑까지 진출한 득점 찬스도 마무리를 하지 못하는 등 득점효율성에서 밀렸고, 타이트한 수비를 하는 과정에서 상대에게 자유투를 주는 파울을 많이 범하며 상대에게 자유투 득점을 14점이나 주는 어려움을 자초하는 등 득점력에서 상당한 열세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전체적인 경기상황은 경기 초반부터 드러났습니다.
삼성반도체는 배준형(21득점 1리바운드 2어시스트)이 속공 상황에서 3점 슛으로 마무리하면서 포문을 열었고 김지우(11득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5스틸 4BS), 김도영(16득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 1BS)의 야투로 득점을 추가했고 성재진(7득점 12리바운드 1어시스트 4스틸 4BS)이 골 밑을 높이로 막아 내는 한편 상대의 빠른 공수전환을 통한 속공을 저지하기 위하여 백 코트에 신경을 쓰며 경기를 진행합니다.
현대자동차는 이한결(8득점 3리바운드 1BS), 안준모(4득점 1리바운드) 등이 득점을 하지만 상대의 치열한 돌파에 실점을 하면서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합니다.
드디어는 이하준이 코트에 들어오면서 현대자동차의 공격은 아연 활기를 띠게 됩니다.
권오솔이 없는 상황에서 임재식(4득점 7리바운드 1스틸 2BS)과 김윤태(6득점 10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 1BS)의 포스트 공격이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자 공격 패턴이 외곽으로 나오면서 박승련(5득점 2리바운드)의 중거리 슛과 속공으로 상대의 질주를 저지합니다.
그러나 야투의 정확성에서 앞서는 삼성반도체가 1쿼터를 14 대 10 으로 앞섭니다.
2쿼터에서도 양 팀은 신중하게 공격을 전개하며 패스게임이나 돌파 후 패스 아웃 등 팀 플레이를 통하여 득점에 나섭니다.
결승전에 진출한 팀답게 양 팀의 경기운영은 조직적이고 활발했으며 스피드했습니다.
다만 치열한 수비에서 효과적인 방어에 어느 팀이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가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미 지적한대로 성재진의 포스트 플레이와 돌파 중인 김지우에 대한 파울이 많아지면서 이들에게 자유투를 주게 되고 이들은 높은 성공률로 득점을 쌓아가는 패턴으로 경기가 진행됩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도 이하준의 적극적인 외곽 슛과 리딩, 박승련의 중거리 슛 그리고 김윤태의 포스트 플레이와 공격리바운드를 통하여 대등한 경기양상을 만들어 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양 팀은 포스트를 이용한 공격패턴보다는 가드나 스몰 포워드를 통한 공격이 많았고 빅 맨들의 움직임은 수비에 치중하면서 양 팀은 각각 7개의 블록 슛을 기록하게 됩니다.
삼성반도체는 배준형이 3점을 포함 8득점을 하면서 득점을 주도했고 현대자동차는 이하준, 박승련, 김윤태가 골고루 득점하면서 1쿼터의 득점 마진인 4점을 회복하고 25 대 25 의 동점으로 전반전을 마칩니다.
후반전에는 삼성반도체의 엄청 난 스퍼트가 시작되면서 전세가 한쪽으로 기울어 집니다.
삼성반도체의 3쿼터 초반 공격은 김판진이 주도했습니다
포스트 업을 통하여 바스켓 카운트를 만들어 내면서 기선을 제압합니다.
이러한 김판진의 적극적인 공수에 배준형이 4번째 3점 슛과 속공 레이 업으로 연속 5득점을 하면서 6분 30초를 남기고 38 대 28로 점수 차이가 벌어집니다.
현대자동차는 이하준이 삼성반도체 김지우의 초근접 집중마크에 볼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팀 전체가 득점이 안되는 상황이 거의 5분여 동안 진행되며 운동장이 기울어 집니다.
이번에는 수비에 집중하던 김지우가 3점 슛과 미들 슛으로 연속 5득점을 하면서 삼성반도체는 43 대 29 까지 달아납니다.
이렇게 경기 양상이 바뀐 것은 아무래도 이하준의 리딩이 저지된 이후 다른 선수들의 슛 정확도가 떨어지고 패스 미스와 드리블 미스로 제대로 된 공격력을 만들어 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현대자동차는 골 밑 자원인 임재식과 김윤태의 포스트 공격이 성공되면서 더 많은 점수 차이를 막긴 했지만 3쿼터 종료 점수인 48 대 36의 12점 차이는 크게 보였습니다.
12점을 앞서며 4쿼터를 시작한 삼성반도체는 양경환(1득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 김지우 등의 능력있는 가드들의 효율성있는 리딩을 통하여 무리하지 않으면서 점수를 지키는 시스템을 유지했는데 이 과정에서 7분 45초를 남기고 배준형의 3점 슛이 또 한번 림을 가르며 점수는 56 대 37 이 되어 점수차이가 더 벌어집니다.
수비에 사활을 건 현대자동차는 처절한 수비를 통하여 상대의 볼을 스틸하고 속공에 나서지만 정작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득점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여러 차례 연출됩니다.
점수 차이를 의식한 플레이로 다급해 진 마음에 슛 성공률이 너무 떨어지는 패턴이 경기의 마지막 정리단계까지 지속된 것입니다.
현대자동차는 주전센터의 결장에 따라 주 공격선을 외곽 슈터들에게 걸었지만 슈터들이 상대의 치열한 수비에 적응하지 못하고 슈팅의 정확성이 평소보다 떨어지면서 점수획득에 실패한 것이 패인이라 볼 수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정작 막아야 할 상대의 슈터들보다 정면이나 측면에서 접근하는 상대를 막으려다가 파울을 범하면서 자유투를 많이 허용한 점도 어려운 점이었습니다.
삼성반도체는 센터 인 성재진이 12개의 리바운드와 4개의 블록 슛으로 중심을 잡아 주면서 개인기가 좋은 김지우와 김도영의 외곽 슛과 돌파가 상대의 치열한 수비를 넘어서면서 후반전에 크게 점수 차이를 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후반전 시작하자 마자 상대의 포인트 가드인 이하준을 꽁공 묶으면서 5분여 동안 주도권을 잡아 낸 것은 작전의 대성공이라 봅니다.
또 한편으로는 배준형의 5개의 3점 슛은 상대를 얼어 붙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전체 경기 흐름에서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합니다.
이 경기는 이 두 팀의 예선전 경기와는 다른 경기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승부가 바뀌었지만 수준높은 개인기와 팀 플레이를 보고 있으면 이 경기가 과연 동호인농구인가를 의심하게 합니다.
선수들의 노력과 열의가 좋은 경기내용을 만들어 냈다고 봅니다.
양 팀에게 축하하고 다음 대회에서도 좋은 승부를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