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 복용 어르신, 빈혈 위험 높아지니 주의!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장기 복용하는 노인은 빈혈에 걸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철분이 풍부한 양배추, 브로콜리 등 식품을 섭취하면 좋다.[사진=게이티이지뱅크]© 제공: 코메디닷컴
저용량 아스피린(100mg 이하)을 복용 중인 노인은 빈혈에 걸릴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모나시대 연구팀이 70세 이상 노인 1만9114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빈혈에 걸릴 위험이 약 20% 높았다. 또 혈중 페리틴(철과 아포페리틴의 복합물) 수치도 뚝 떨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혈은 핏속의 적혈구 또는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 값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빈혈은 철분·비타민이 결핍됐거나 출혈로 피가 부족하거나 피를 만드는 기관(조혈기관)에 이상이 생기면 발생한다. 빈혈에 걸리면 안색이 창백해지고 두통, 현기증, 이명(귀 울림) 등 증상이 나타난다.
아스피린은 소염 및 해열진통제로 두통, 치통, 류마티스관절염 등에 좋은 효과를 낸다. 고용량(500mg) 알약과 저용량(100, 81, 75mg) 알약으로 공급된다. 일반적으로 고용량은 해열진통제로, 저용량은 심혈관병(심근경색, 뇌졸중) 예방용으로 먹는다. 미국에선 노인의 약 50% 이상이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의 경우 정확한 자료는 없으나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고지혈증), 당뇨병, 관상동맥질환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아스피린을 장기 복용하고 있다. 아스피린은 위장관 및 뇌에 출혈을 일으키는 부작용도 빚을 수 있다.
연구팀은 특정 임상시험(ASPREE, Aspirin in Reducing Events in the Elderly) 참가자들을 분석했다. 이들 참가자는 아스피린을 매일 100mg 그룹(실험군)과 가짜약을 매일 복용하는 그룹(대조군)으로 무작위 배정돼 3년 동안 임상시험에 참가했다. 연구팀은 연구 시작 당시(기준선)와 3년 뒤 혈중 페리틴 수치를, 매년 헤모글로빈 수치를 측정했다.
연구팀은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나이든 사람은 평소 빈혈 예방에 관심을 갖는 게 바람직하며 헤모글로빈 수치 등을 정기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Effect of Low-Dose Aspirin Versus Placebo on Incidence of Anemia in the Elderly: A Secondary Analysis of the Aspirin in Reducing Events in the Elderly Trial)는 미국의사협회(ACP)가 발행하는 의학저널 ≪내과 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실렸다.
◇빈혈을 물리치는 ‘철분’이 풍부한 식품= 빈혈을 예방해주는 식품으로는 양배추, 브로콜리, 물냉이, 케일 등 녹색채소, 완두콩 등 콩류, 오렌지 주스, 발효한 빵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양배추에는 철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채소는 반쯤 익혀서 먹어야 한다. 채소를 가열하면 영양분이 파괴된다. 다만 시금치는 데치면 철분을 가두고 있는 물질인 옥살산이 물에 녹기에 철분을 잘 흡수할 수 있게 된다. 붉은고기(적색육)에도 철분이 풍부하지만 소량만 섭취하는 게 좋다. 오렌지 주스의 비타민C는 철분이 잘 흡수되게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