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여행 인터넷 언론 ・ 1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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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교수(아주대학교 경영대학원 특임교수)
오늘날 기업들은 단순한 경제적 이익 추구를 넘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환경 보호, 사회적 공헌, 윤리적 경영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이뤄진다. 그중에서도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문화예술과의 결합이다.
문화예술을 통해 CSR을 실천하는 기업들은 예술이 가진 독창적인 감성과 창의성을 활용해 더 넓고 깊은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첫 번째, CSR과 문화예술의 융합: 가치의 확장
기업이 문화예술을 CSR의 도구로 삼는 이유는 예술이 가진 힘 때문이다. 예술은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이고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강력한 매체다. 이는 단순히 재정적인 기부나 봉사활동을 넘어서, 기업이 사회와 소통하고 공동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예를 들어, 문화예술을 통해 기업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고 더 나아가 그 이슈 해결을 위한 동참을 유도할 수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기업들이 선택한 전략 중 하나는 문화예술 후원이다. 기업은 미술 전시회나 공연, 영화 제작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을 후원함으로써 창의적인 가치와 사회적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은 단순히 재정적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술적 창조 과정을 함께하며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두 번째, 기업의 CSR 활동과 예술의 만남
대표적인 사례로는 스페인의 다국적 패션 브랜드 자라(ZARA)를 운영하는 인디텍스(Inditex)가 있다. 인디텍스는 환경 문제에 대한 CSR의 일환으로, 친환경 섬유를 활용한 의류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 컬렉션을 세계적인 예술가들과 협력하여 패션쇼 형태로 대중에 공개했다. 이를 통해 자라는 환경 보호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동시에,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또 다른 사례는 미국의 거대 테크 기업 애플(Apple)이다. 애플은 매년 제품을 홍보할 때, 시각적, 청각적으로 예술적 요소를 강하게 담아내며, 자신들의 제품이 혁신적인 기술만이 아니라 예술적 감각을 중시한다는 이미지를 전달한다. 더 나아가, 애플은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협업하여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후원하며, 젊은 예술가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애플의 이러한 CSR 활동은 기업과 예술이 상호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세 번째, 문화예술 후원의 사회적 가치: 공공성 증대
기업의 문화예술 후원은 단순히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것을 넘어, 예술의 공공성을 증대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예술이 특정 계층이나 엘리트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대중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공공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업이 예술을 지원하는 것은 예술의 접근성을 높이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한다. 실제 많은 기업들은 저소득층이나 사회적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다.
구글(Google)은 ‘Google Arts & Culture’ 플랫폼을 운영하며 전 세계 박물관, 미술관과 협력하여 다양한 예술 작품을 디지털화하고 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사회적, 경제적 이유로 예술을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예술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특히 저소득층이나 소외된 지역의 사람들에게도 교육과 창의적 영감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구글은 이를 통해 예술적 경험을 대중화하고 디지털 예술 교육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로레알(L'Oréal)은 ‘Beauty For a Better Life’ 프로그램을 통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들에게 미용과 관련된 기술을 교육하고 동시에 예술적 감각과 자신감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로레알의 이러한 활동은 단순히 기술 교육을 넘어서, 미용과 예술을 결합하여 창의적 표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소외 계층에게 예술적 감각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은 저소득층과 사회적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예술을 통해 교육과 기회를 제공하며,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처럼 예술은 사회적 소외 계층에게 정서적 안정과 자신감을 심어주고 동시에 그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네 번째, 문화예술을 통한 지속 가능한 발전
기업이 예술과 협력하는 CSR 활동은 단기적인 사회적 책임을 넘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투자로 볼 수 있다. 예술은 지속 가능한 경제 및 사회 구조를 만드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예술은 다양한 사회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대중이 그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성장만이 아니라, 문화적·사회적 성장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예를 들어, 환경 보호를 주제로 한 CSR 활동은 문화예술과 결합할 때, 훨씬 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환경 예술(Environmental Art)이나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예술은 여러 예술가들이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며, 기업과의 협업 사례도 다양하다.
앤디 골즈워디(Andy Goldsworthy)는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사용하여 일시적인 설치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돌, 나무, 잎, 눈 등 자연 재료를 사용해 특정 장소에서만 존재하는 작품을 만들어내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한다. 그의 작품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에 의해 소멸되는데, 이를 통해 환경의 변화를 예술적으로 표현하고 자연과 인간이 서로 공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크리스 조던(Chris Jordan)은 대량 소비와 그로 인한 쓰레기 문제를 다루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그의 대표작 ‘Midway: Message from the Gyre’는 바다에서 발견된 플라스틱을 삼킨 새들의 사진을 통해 플라스틱 폐기물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시리즈이다. 조던의 작품은 대중에게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며,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환경 예술가들은 재활용 재료나 자연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어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으며,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예술가들과 협력해 CSR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예술은 시각적, 감각적인 경험을 통해 사람들에게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시키고, 이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활용된다.
문화예술과 CSR의 시너지 효과
기업이 문화예술을 CSR 활동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단순히 기업 이미지 개선이나 홍보 효과를 넘어서, 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실현하는 중요한 전략이다. 예술이 가진 사회적·정서적 힘을 통해 CSR 활동은 더 큰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은 단순한 경제적 성장만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더 나아가, 문화예술과의 결합을 통해 기업은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CSR 전략을 수립할 수 있으며, 이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술을 통해 기업과 사회가 더 깊이 소통하고, 함께 나아가는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김성수(現 아주대학교 경영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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