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뺏긴 감정노동자: 유아영의 일러스트 '감정노동자'를 보고>
이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웃고 있는 얼굴 가면이었다. 가면 뒤에 울고 있는 사람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진짜 감정을 나타내는 부분은 어두운 색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웃고 있는 가짜 감정은 유독 밝은 색조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이러한 색조 표현이 감정노동자의 실상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감정노동자가 일을 할 때에는 정신적인 상처를 받게 되더라도 겉으로 드러내서는 안 되며, 자신의 감정을 연기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 즉 상사나 고객이 보게 되는 모습은 연기한 밝은 모습이 되므로 내면에는 아무도 귀를 기울여 주지 않는다. 상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은 척 연기를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속은 더 곪게 되어 정신적 상처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 그래서인지 일러스트에서도 울고 있는 사람의 주변에 찬 바람이 불고, 자신의 가슴을 여러 번 내리쳐 금까지 가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람의 감정을 컨트롤하기는 정말 쉽지 않다. 내 감정도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곤 하는데 내 감정 상태까지 노동해야 된다면 어떨까. 감정노동자가 받게 되는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감정노동자에게 서비스를 제공받게 되는 날이 분명 살면서 여러 번 있게 될 것이다. 몸과 마음이 지쳐있을 감정노동자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를 꼭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을 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받는 사람이 없는 따뜻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